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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비싸게 사달라” FI 버티기…교보생명, 지주전환·증시상장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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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비싸게 사달라” FI 버티기…교보생명, 지주전환·증시상장 발목

풋옵션 가격 이견 지속…IPO 지연에 지배구조 불확실성 확대
IMM·EQT 잔여 지분 10%대 협상 난항…상장 심사 부담 요인
지주전환 전제인 상장 ‘제동’…비보험 포트폴리오 확장 차질
FI와 분쟁이 장기화 하면서 교보생명의 지주전환 핵심인 IPO가 늦어지고 있다. 사진은 교보생명 사옥 전경. 사진=교보생명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FI와 분쟁이 장기화 하면서 교보생명의 지주전환 핵심인 IPO가 늦어지고 있다. 사진은 교보생명 사옥 전경. 사진=교보생명 제공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을 눈앞에 두고도 재무적투자자(FI)와의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분쟁에 발목이 잡히며 핵심 과제인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IMM프라이빗에쿼티와 EQT파트너스 등 FI들이 풋옵션 행사 가격을 두고 교보생명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 역시 분쟁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상장 심사에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어서, 지주전환의 전제 조건인 IPO 일정도 자연스럽게 지연되는 흐름이다.

18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교보생명 내부적으로 지주 설립·전환의 구체적인 시기를 못 박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일부 FI가 지분을 매각하며 분쟁이 상당 부분 정리된 것처럼 보였지만, 잔여 지분 총 10.46%를 보유한 IMM PE와 EQT 등과의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최종 해소까지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IMM PE·EQT와 풋옵션 가격을 두고 협상 중이지만, 가격 인식 차이로 이견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분쟁이 단순한 가격 갈등을 넘어 IPO 자체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래소는 상장 심사 과정에서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주요 리스크로 보는 만큼, 풋옵션 분쟁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상장 승인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지난 2022년 7월 교보생명과 2대 주주인 어피니티 FI 간 풋옵션 분쟁을 이유로 상장 예비심사 미승인을 결정한 바 있다.

법적으로는 상장을 거치지 않고도 지주회사 전환이 가능하지만, 시장에서는 IPO가 사실상 선행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자회사 지분을 상장사의 경우 20% 이상, 비상장사의 경우 40% 이상 확보해야 하는 만큼, 비상장 상태에서 지주전환을 추진할 경우 막대한 자본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교보생명처럼 저축은행 등 비보험 금융사 인수를 병행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는 지분 확보 비용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어,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평가받고 자본 조달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IPO를 통해 지분 확보 부담을 낮춘 뒤 지주회사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풋옵션 분쟁만 해소되면 언제든 지주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주전환을 전제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SBI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며 여·수신 기능을 확보하고, 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교보생명 측은 풋옵션 분쟁 상황을 고려해 상장과 지주전환의 구체적인 추진 일정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FI와의 풋옵션 문제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와 있지만 아직 완전히 정리된 상황은 아니다”라며 “상장이나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이나 선후 관계를 정해놓고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전환과 상장 방향을 검토하고 있지만 당장 추진되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FI들이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 선행돼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