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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가속] 李정부 확장재정 현실화… 기준금리 인하 횟수 축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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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가속] 李정부 확장재정 현실화… 기준금리 인하 횟수 축소 전망

2차 추경으로 올해 韓 성장률 1%대 가능성
"금리 내리면 집값만 자극"…금리 인하 신중론 대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새 정부 출범으로 대규모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가속되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 횟수가 예상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0%대 저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대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이 부동산 가격 자극 부작용 등을 감수하면서 무리하게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어졌다. 특히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6조 원 급증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금리 인하를 둘러싼 한은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 정부가 확장적 재정 기조를 가져갈 경우 한은의 연말 최종금리 수준이 소폭 상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29일 5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월 제시한 1.5%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다만 한은은 5월 전망에서 1차 추경 효과는 반영됐지만 하반기 편성 가능성이 높은 2차 추경은 반영하지 않았다.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성장률 전망이 크게 하향 조정된 만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미국 관세 영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고, 새 정부의 재정정책 효과도 봐야 한다"며 미국의 관세정책과 국내 추경 등에 따라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실제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최소 20조 원 규모 2차 추경에 속도가 나면서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6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7%에서 1.1%로 0.4%포인트 높였다. 바클리도 기존 0.9%로 전망했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하로 내수 침체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할 필요성이 적어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2차 추경으로 인한 경기 회복을 고려할 때 한은이 무리하게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가 "유동성 공급이 기업 투자나 실질 경기 회복보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하락이 주택 매수 심리와 가격 상승 기대를 키워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으면서 한은이 하반기에는 추경 효과를 지켜보면서 금리 인하 신중론을 고수할 가능성도 커졌다.

BNP파리바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 한국은행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대규모 2차 추경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하반기 한은이 한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서 연말 최종 기준금리는 2.2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대로 신정부가 확장적 재정 기조를 가져갈 경우 경제성장률은 단기적으로나마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한은은 5월 금통위 당시 이창용 총재의 발언대로 '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점검하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은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해 연말 기준금리가 2.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정부의 확장 재정이 기준금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경기 부양과 구축 효과(정부 지출 확대로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부작용) 방지를 위해서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겠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가 1%대 기준금리 도달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점과 경기 부양책의 '적정 수준'을 강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2회 이상의 추가 인하가 동반될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