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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전쟁·엔화 약세에 불안...원·달러 환율 1430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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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전쟁·엔화 약세에 불안...원·달러 환율 1430원 육박

장중 1430원 넘어… 23일 금통위에 영향 미칠 듯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둔 외환시장은 미국 관세전쟁 긴장감 고조와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신임 총재 재정확대에 따른 엔화 약세 우려로 원화 약세를 보였다.

막바지를 향해 가는 한·미 관세협상과 미·중 관세전쟁 긴장감 완화로 내림세였던 원·달러 환율이 1429.8원으로 재상승했다.

22일 서울 주간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29.8원(22일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주간 외환시장 종가 대비 2.0원 상승한 수치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7원 오른 1431.5원으로 시작했다. 이는 지난 5월 2일(1436.0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불발될 수도 있다고 밝히며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재차 고조됐다. 또 북한은 이날 약 5개월 만에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의 도발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다음 주 방한하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의 신임 총리 취임 또한 원화 약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자민당 신임 총재는 ‘여자 아베’라고 불리는 인물인 만큼 ‘아베노믹스’를 계승한 ‘사나에 노믹스’를 예고해 확장 재정과 금융 완화 정책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엔화가 1달러에 151.895엔으로 0.76% 하락하며 엔화 약세를 보였다. 엔화 약세에 우리 원화도 이에 동조하면서 환율이 상승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가 새 총리로 선출된 이후 엔화가 달러 대비 하락했다”면서 “새 총리가 확장적 재정과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지연 전망이 부각된 점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 또한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의 일본 총리 취임이 일본은행(BOJ) 금리인상 전망에 불확실성 재료라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엔화 약세 기조는 당분간 계속된다”면서 “통화가 지닌 속성은 반대여도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도 달러·엔 상승을 좇아 달러 강세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1430원대에 재차 근접한 환율은 내일 예정된 9월 금융통화위원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외환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환율이 1400원대 초반 수준으로 빠르게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했다. 또 이창용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성에 관한 질의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 방향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 2.50%로의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한다”면서 “환율 변동성이 8월 금통위 이후 확대된 점이 한국은행의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라고 설명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