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현지시각) 페소화는 지난 9일 미국이 매입을 시작한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페소화 매입은 오는 26일 실시되는 아르헨티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페소화 가치 급락을 방어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다.
이번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방으로 알려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스와프협정과 개입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전에도 페소화 가치는 약 5% 추가 하락하며 달러당 1490페소까지 떨어져 장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세르히 라나우 글로벌 신흥시장 전략 디렉터는 이번 움직임이 “미국의 지원보다는 선거와 훨씬 더 관련이 깊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좌파 정치세력인 페론주의가 선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 때마다 페소화 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중앙은행이나 미국 재무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일시적으로 페소화를 방어할 수는 있지만, 중앙은행의 달러 매도 규모는 크지 않고 미 재무부가 실제로 상당량의 페소화를 매입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라나우는 이어 “미국의 지원이 없었다면 상황은 더 악화됐을 것”이라면서도 “선거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은 만큼, 어떤 형태의 미국 또는 공식적 지원도 시장 불안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 “아르헨티나 유동성 위기 심각… 즉각적 조치 필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발표된 지원 패키지와 관련해 “아르헨티나의 개혁 의제 성공은 미국에 ‘체계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라며 “현재 아르헨티나가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아르헨티나의 신중한 재정 전략을 지지하고 있지만,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뿐”이라며 “미 재무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비상 조치를 즉시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애슈모어(Ashmore)의 구스타보 메데이로스 글로벌 거시경제 리서치 총괄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원 패키지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국 국채를 할인된 가격으로 2차 시장에서 재매입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면서 “현재 아르헨티나는 재정 건전성 문제가 아니라 유동성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는 이번과 같은 지원 패키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