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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 고조... 되살아난 '엔 캐리 청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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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 고조... 되살아난 '엔 캐리 청산' 우려

기준금리 연 0.5%→0.75%로 올리면 30년 만에 '0.5% 벽' 넘어
작년 8월은 일본은행 '기습 인상'에 시장 혼란…올해는 예측 가능
일본 엔화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엔화 지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오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고개 들고 있다.

지난해 8월 5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촉발된 '블랙 먼데이' 재현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기습적 금리인상과 달리, 이번에는 시장이 충분히 예견하고 선반영되고 있어 작년과 같은 충격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8일 금융권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분 기준 2년 만기 일본 국채 금리는 1.050% 조사됐다. 이 금리는 이달 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7년 만에 1%선을 넘어선 뒤 내려오지 않고 있다. BOJ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국채 매도세가 커졌고 이에 금리가 크게 뛴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BOJ가 오는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80%로 보고 있다. BOJ가 이달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0.25%포인트(P) 올리면 30년 만에 '기준금리 연 0.5% 벽'을 넘어선다.

이달 미국의 금리인하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 8월 5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촉발된 '블랙 먼데이' 재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는 동안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규모가 급격히 불었다. 하지만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가 축소될 수록 '금리 없는 나라'였던 시절 빠져나온 막대한 자금이 복귀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 8월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인하를 시사한 데다 BOJ가 예상 밖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크게 흔들렸다. 시장에서는 미·일 금리 격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고, 엔 캐리 트레이드 수익률이 악화될 우려에 이를 청산하고 엔화 매수를 늘리면서 엔화 강세가 나타났다.

도이체방크가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엔캐리 자금 규모는 약 20조 달러에 달한다.
다만 작년과 같은 충격이 발생할 확률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8월 블랙 먼데이 당시 BOJ의 금리 인상은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기습 인상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BOJ의 인상을 시장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의 강도가 덜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인하, BOJ의 인상을 고려하면 미-일 금리 차 축소 기조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는 순환적인 엔화 강세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향후에도 제한적일 엔화 강세 폭과 경상수급 변화를 고려하면 엔캐리 청산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엔캐리 청산의 대상으로 보기 어려운 직접투자(FDI) 비중이 늘어났고, 과거 신흥국에서 미국 투자 비중이 커진 것도 투자자금의 급격한 회귀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투기적 엔화 숏포지션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엔캐리 청산은 누적된 투기적 숏포지션이 청산되면서(엔화 강세) 연쇄 청산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10월 둘째주까지의 엔화 선물 투기적 포지션은 순 롱포지션으로 연쇄 청산을 일으킬 만한 숏포지션이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 이후, 부양책 규모가 증액되면서 엔화 강세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대규모 엔캐리 청산 가능성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엔캐리 청산의 트리거가 되는 엔화 강세 일정부분 제어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엔캐리 청산은 단기간에 최소 10%의 절상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전형적인 캐리 트레이드 되돌림에서 나타나는 광범위한, 그리고 급격한 엔 강세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