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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터보퀀트, '제번스의 역설' 부르나…”메모리 수요 확대” 낙관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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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터보퀀트, '제번스의 역설' 부르나…”메모리 수요 확대” 낙관 솔솔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메모리 효율을 지금보다 6배 끌어올리는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 발표가 26일(현지시각) 메모리 종목들의 급락세를 몰고 왔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메모리 용량이 지금처럼 필요하지 않고, 메모리 수요 전망 역시 대폭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공포 속에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섰다.

가파르게 상승했던 샌디스크, 마이크론 등이 이날 각각 10%, 7% 넘게 폭락했다.

그러나 메모리 효율이 높아지면 외려 수요를 부추기는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커닝 페이퍼’ 터보퀀트


구글은 터보퀀트 기술을 ‘디지털 치트 시트(커닝 페이퍼)’라고 묘사했다. 시험볼 때 중요한 핵심만 압축해 적은 커닝 페이퍼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터보퀀트 알고리즘은 AI 모델의 단기 기억장치 역할을 하는 ‘키 값 캐시(Key-Value Cache)’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커닝 페이퍼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은 얼마나 더 많은 정보를, 뒤에 스스로가 읽을 수 있도록 담아내는가 이다. 데이터 압축도 용량 한계가 있고, 압축 과정에서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키거나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글은 25일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이런 문제 일부를 해결했다면서 터보퀀트가 AI 모델의 정확도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KV 캐시’ 메모리 크기를 6분의 1로 줄이고, 속도는 최대 8배 높였다고 밝혔다.

메모리 공급 부족 사라지나


메모리 효율이 최대 6배 높아졌다는 것은 동일한 AI 작업에 필요한 메모리 필요 규모가 6분의 1로 줄었다는 뜻이다. 지금의 메모리 공급 부족이 무의미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메모리 부족 속에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같은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이 고꾸라질 가능성을 예고한다.

배런스에 따르면 에버코어의 아밋 다라야나니 애널리스트는 26일 분석노트에서 구글이 25일 소개한 터보퀀트가 탄력을 받으면 D램이나 낸드(NAND) 같은 메모리에 대한 장기적인 수요 시나리오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전망에 선반영됐을 수도


그러나 구글 터보퀀트가 메모리 산업에 실제로 심각한 충격을 주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런스에 따르면 이 기술 초안은 이미 지난해 4월 온라인에 등장했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기술의 영향이 지금의 메모리 수요 전망에 어느 정도는 반영돼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즈호 기술, 미디어, 통신부문 애널리스트 조던 클라인은 현재 모든 하이퍼스케일러와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업들이 이와 유사한 기술을 연구하는 수많은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제번스의 역설


AI의 메모리 효율을 대거 높이는 터보퀀트 기술이 메모리 수요를 더 부추기는 역설을 부를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제번스의 역설이다.

지난해 1월에도 이 역설이 입증됐다.

중국 딥시크가 저렴한 비용으로 첨단 AI 모델을 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AI 칩, 기타 부품에 대한 과잉 투자 우려 속에 시장이 1조 달러 규모의 패닉에 빠졌지만 이후 흐름은 역전됐다.

더 유능하고 효율적인 모델은 AI 서비스 수요를 대거 높였고, 대규모 투자의 정당성이 확인됐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 웜지 모핸은 분석노트에서 루이스 비소소 샌디스크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말을 인용했다. 모핸에 따르면 비소소는 터보퀀트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지출 투자대비수익률(ROI)를 개선할 수 있고, 효율 증가는 결국 수요 상승을 유발할 것으로 낙관했다.

모핸은 이런 가정에 기초해 샌디스크 매수 투자의견과 900달러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웰스파고의 애런 랭커스 애널리스트도 26일 분석 노트에서 시장의 부정적 반응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도 터보퀀트 같은 유형의 개선은 AI 산업이 더 큰 효율 향상을 달성하기 위한 또 다른 사례라며 결국에는 산업 전반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