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가성비 레이저 시리즈로 44%까지 치고올라… 삼성 독주 체제 붕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플 등판 시 북미서 46% 점유 전망… 삼성 29%로 추락"
갤럭시Z폴드8·와이드폴드 동시 출격 전략… '혁신 아닌 응급처치' 비판도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플 등판 시 북미서 46% 점유 전망… 삼성 29%로 추락"
갤럭시Z폴드8·와이드폴드 동시 출격 전략… '혁신 아닌 응급처치' 비판도
이미지 확대보기삼성 점유율 1년 새 15%포인트 증발… 모토로라 '레이저 효과' 폭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25일(현지 시각) 공개한 '2025년 북미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50.9%로 전년(65.6%) 대비 14.7%포인트 감소했다. 2019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상용화하며 쌓아온 선점 효과가 사실상 소진되고 있다는 신호다.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누린 것은 중국 레노버 계열의 모토로라다. 같은 기간 모토로라의 점유율은 30.1%에서 44.1%로 14%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8% 넘게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레이저(Razr) 2025 시리즈에 대한 강한 수요가 모토로라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구글 픽셀 10 프로 폴드의 출하량도 전년 대비 52% 증가하며 구글 점유율은 4.1%에서 4.8%로 소폭 높아졌다.
북미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선전은 단순한 가격 공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모토로라는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가 미국 제재와 시장 접근 제한으로 고전하는 틈을 타, '미국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우며 프리미엄과 실속 사이의 절묘한 포지셔닝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매년 반복적인 개선에 그치는 사이,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이 점유율 하락의 본질적 원인"이라고 짚었다.
진짜 위기는 하반기… 애플 '아이폰 폴드', 시장 지형 통째로 바꾼다
현재의 점유율 하락보다 더 심각한 위협은 올 하반기 예고된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아이폰 폴드'(가칭)를 출시할 경우 북미 시장에서 46%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과 모토로라가 합산 95%를 점유하던 양강 구도가 삼성 29%·모토로라 23%·애플 46%의 3파전으로 급격히 재편된다는 전망이다.
애플이 자신감을 갖는 배경에는 기술력이 있다. 복수의 공급망 소식통에 따르면 아이폰 폴드에는 내구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세 가지 혁신 기술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는 힌지 소재 혁신이다. 애플은 신이싱(新日興), 앰페놀(Amphenol) 등과 협력해 '액체 금속(Liquid Metal)' 기반 합금 힌지를 개발하고 있다. 액체 금속은 플라스틱처럼 정밀한 형상 가공이 가능하면서도 강철에 준하는 강도와 내구성을 동시에 갖춘 첨단 합금이다. 애플은 2010년 관련 특허 기업 리퀴드메탈 테크놀로지스와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이후 15년 만에 이 기술을 주력 제품에 투입하는 셈이다.
두 번째는 이중 유리 구조 디스플레이다. IT 팁스터 '디지털챗스테이션'은 아이폰 폴드가 초박막 유리(UTG)와 초박막 유연 유리(UFG)를 조합한 '샌드위치 구조'를 채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을 두 장의 유리층 사이에 끼워넣어 힌지와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접힘 과정의 기계적 압력을 여러 층에 분산시켜 화면 주름을 줄이는 원리다. 다만 이는 아직 루머 단계로, 최종 사양은 변경될 수 있다.
삼성, '폴드8+와이드폴드' 투트랙 반격… 무주름 디스플레이 승부수
삼성전자도 빈손으로 당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올 7월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 Z 폴드8'과 함께 가로로 넓게 펼쳐지는 새로운 폼팩터 '갤럭시 와이드폴드'(가칭) 투트랙 전략이 핵심이다.
디스플레이 혁신에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CES 2026에서 주름이 거의 보이지 않는 차세대 폴더블 OLED 패널을 공개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폴드8에는 패널 상·하단 모두에 초박막 유리(UTG)를 적용하는 '듀얼 UTG' 구조가 도입돼 주름 가시성을 전작 대비 2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레이저로 미세 천공을 뚫은 금속 백플레이트를 병행 적용해 접힘 시 발생하는 압력을 분산시키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사업부는 1분기 말 최종 채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드폴드는 기존 세로로 긴 폼팩터에서 벗어나 16:10의 가로 확장형 비율을 채택, 영상 소비에 최적화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애플 아이폰 폴드와 직접 경쟁하기 위한 카운터 포지셔닝 전략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애플 폴더블 진입에 따른 소비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폴드8 가격이 전작과 동일한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냉담하다. IT 전문 매체 Wccftech는 삼성의 대응이 치밀하게 설계된 전략이라기보다 급박한 상황에서의 방어적 대응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폴더블 시장 전문가들은 "초기 개척자 이점은 소멸했고 이제는 완성도가 판가름한다"며 "삼성이 애플 등판 이전에 기술적 우위를 얼마나 증명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 증시도 긴장… 삼성 폴더블 부품 공급망 영향 주목
이 경쟁이 단순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다툼을 넘어서는 이유는 공급망 구조 때문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에는 KH바텍(힌지), 파인엠텍(디스플레이 보강재), 삼성디스플레이(OLED 패널) 등 국내 부품 기업들이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이폰 폴드가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이 아닌 별도 공급망을 구축할 경우, 국내 폴더블 부품 생태계 전체에 파급 효과가 미칠 수 있다.
다만 애플의 공식 발표나 확정된 계약 공시가 없는 단계이지만, 애플이 아이폰 폴드에 파인엠텍이 공급하는 레이저 천공 보강판 기술을 채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일부 국내 부품사는 애플 공급망으로의 진입 기회를 동시에 노리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위기가 한국 IT 부품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고객 다변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역설적 분석도 나온다.
폴더블폰 시장이 출시 7년 만에 성숙기에 접어들며 경쟁 구도가 '개척자 대 후발주자'에서 '기술 완성도 대결'로 본격 전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점유율 수치 방어에 급급한 임시방편이 아니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근본적 완성도의 도약이다. 올 하반기 '폴더블 전쟁 2026'의 승자를 결정할 심판대가 서울과 쿠퍼티노에서 동시에 준비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