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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25 금융시장] 美 금리 3차례 내렸지만 한미금리차 여전… 원화약세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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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25 금융시장] 美 금리 3차례 내렸지만 한미금리차 여전… 원화약세 딜레마

연준이 0.25%P 네 번 내려도 한미 역전 계속
환율 상승 초래 가능성…"통화정책은 제약, 재정정책이 경제 좌우할 것"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0일 수요일 워싱턴에서 열린 연준이사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0일 수요일 워싱턴에서 열린 연준이사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올해 3회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한미 금리차는 1.25%포인트(P)로 금리역전 현상이 지속됐다. 미국은 내년에도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금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한미금리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원화약세, 외국인 자금유출 등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이재명 정부가 기본소득, 소비쿠폰과 같은 돈풀기에 집중한다면 원화약세, 고물가 등 경제전반에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026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현 3.50~3.75%보다 25bp(1bp=0.01%포인트) 낮출 확률은 이날 기준 45.4%로 시장은 예측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40%대에 불과했던 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점차 폭을 키운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해임 가능성을 재차 거론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각) 파월 이장에 대해 ‘그를 해임하고 싶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며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파월 의장을 해임하지 않더라도, 그는 내년 5월까지 임기를 끝마치고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계가 돌면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 한미금리차가 완화해 우리나라도 금리를 내릴 여건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은 내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을 두고 향후 물가와 성장 흐름,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을 비롯해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리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은의 금리 인하 시 미국과의 역전 폭은 더욱 벌어지게 된다. 이날 기준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25%P로, 연준이 0.25%P씩 네 차례 금리를 인하하고 한은이 쭉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역전이 해소되지 않는 셈이다.

이 때문에 한은의 내년 추가 금리 인하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금리역전 지속은 자본의 해외 유출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높은 미국 금리로 달러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 원화는 약세 흐름을 피할 수 없고, 이는 결국 원·달러 환율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미 금리 변동에 따른 여파가 예상된다면서 적절한 재정정책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정형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정책 환경에 제약이 커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작다”라며 “미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면 한국도 이에 따른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환율 등 대외변수로 인한 통화정책이 제한된 상황에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수단은 재정정책뿐이기 때문에, 내년 한국 경제의 향방을 좌우하는 요소는 재정정책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