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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금융 확대·예금 깨고 '빚투’… 은행들, 은행채로 곳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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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금융 확대·예금 깨고 '빚투’… 은행들, 은행채로 곳간 채운다

기업은행·산은·수은이 발행 70% 차지…국책은행 증가세 주도
예적금 중도해지 42조 돌파…증시 머니무브 시중은행 조달 부담
작년 순상환서 올해 14.6조 순발행 전환…채권시장 수급 압박 우려
국책은행 중심으로 은행채 발행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GPT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국책은행 중심으로 은행채 발행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GPT 생성
은행채 발행액이 올해 상반기 131조 원을 넘어서며 지난해보다 47%가량 급증했다. 생산적 금융 확대와 전략산업 지원 등 정책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국책은행이 특수은행채 발행을 대폭 늘린 영향이 컸다. 여기에 증시 활황으로 가계성 예금 이탈과 ‘빚투’ 수요가 맞물리면서 시중은행들도 은행채 발행을 확대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29일 금융권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6월 29일까지 은행채 발행액은 131조2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89조4640억 원보다 무려 46.7%(41조7460억 원) 크게 늘었다.

순발행 흐름도 반전됐다. 지난해 상반기 은행채는 89조4640억 원 발행됐지만 90조8918억 원이 상환되며 1조4278억 원 순상환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는 지난 29일까지 131조2100억 원이 발행되고 116조6100억 원이 상환돼 14조6000억 원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은행권이 은행채를 통한 시장성 조달을 크게 확대한 셈이다.

발행 주체를 보면 국책·정책금융기관 비중이 압도적이다. 본지가 올해 상반기 은행채 발행 종목을 집계한 결과, 6월 25일 기준 전체 발행액 127조8800억 원 가운데 IBK기업은행·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3곳의 발행액은 89조3900억 원으로 전체의 69.9%를 차지했다.
기관별로는 IBK기업은행이 45조99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은행채 발행액의 36.0%다. 이어 KDB산업은행 29조100억 원, 한국수출입은행 14조3900억 원 순이었다.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 첨단전략산업·공급망 지원 등 정책금융 수요가 커지면서 수신 기반이 약한 국책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역시 조달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은행채 발행액은 28조5600억 원으로 전체의 22.3%를 차지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 8조2000억 원, 하나은행 5조7900억 원, KB국민은행 5조3500억 원, 신한은행 5조2400억 원, 우리은행 3조9800억 원 순이었다.

증시 활황에 따른 머니무브도 시중은행 수신 약화를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투자자예탁금은 130조 원에 육박했고,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8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 1~5월 5대 은행의 개인 예·적금 중도해지 금액은 42조713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3% 늘었다. 예금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증가세까지 맞물리며 은행권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은행채 발행 확대는 채권시장 수급과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국책은행 특수은행채 물량이 늘면 우량채권으로 수요가 쏠리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은행채 금리 상승이 은행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질 경우 가계와 기업 대출금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은행채 발행 증가는 국책은행의 정책금융 재원 조달이 큰 축을 차지하지만,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시중은행의 수신 안정성도 이전보다 약해진 측면이 있다”면서 “은행채 발행이 계속 늘면 조달비용과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함께 커질 수 있어 채권 수급과 대출금리 흐름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