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서울대 보건대학원 '동문팔아 학생모집' 물의

글로벌이코노믹

서울대 보건대학원 '동문팔아 학생모집' 물의

졸업생도 아닌데 동문 만들어 준다며 학생모집 선거법 위반
[글로벌이코노믹=천원기기자] 서울대 보건대학원(원장 권순만)이 최고위 과정 학생을 모집하면서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동문 자격’을 내세워 물의를 빚고 있다. 동문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마치 서울대 졸업생으로 대우한다는 착각을 들게 하여 학생을 유치하는 것인데 최고위 과정 수료자는 현행법상 절대 졸업생으로 인정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것이다. 동문이란 원칙적으로 졸업생을 의미하는데 졸업생 자격도 없는 허상의 동문 간판을 내세워 수강료와 등록금 그리고 협찬금 등을 거두어들임으로써 학교 수입을 높여보자는 얄팍한 상술이 아닌가하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지난 17일부터 신문 등에 5단 전면 크기의 최고경영자과정 학생 모집광고를 게재하면서 “여러분을 동문으로 모십니다”라는 표현의 광고 카피를 대서특필하여 ‘서울대 동문’을 앞세운 학생 모집 홍보에 나섰다. 또 홈 페이지에도 최고위 과정을 수료하면 ‘동문자격’을 부여하며 “동문으로서 서울대 동창 회보와 보건대학원 소식지를 정기적으로 받으며 서울대 동창회에 참석하여 사회적 교류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료하면동문으로모시겠다는서울대보건대학원의최고위과정학생모집광고.현행공직선거법제47조에는최고위는수료를해도그수료사실을이력서에쓰면처벌하도록되어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수료하면동문으로모시겠다는서울대보건대학원의최고위과정학생모집광고.현행공직선거법제47조에는최고위는수료를해도그수료사실을이력서에쓰면처벌하도록되어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이번 학기에 선발하는 최고경영자과정 학생은 보건, 식품, 외식 분야 등의 115명이다. 학생 1인당 등록금이 450만원-600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보건대학원으로서는 연간 13억2000만원의 수업료 수입을 올리게된다. 여기에 학생들이 학교발전 기금을 합하면 수입은 더 크게 늘어난다. 발전 기금은 일부 자발적으로 내는 사례도 없지 않으나 회장 대표 등의 자리를 앞세워 강요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 소속의 박혜자 의원은 2013년 10월 교육부를 상대로한 국정감사에서 “서울대 공개강좌의 대부분은 최고위 과정으로 개설되어 수강생 인맥쌓기용, 대학의 수익 올리기용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번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동문을 내세운 호객 행위는 박 의원이 지적한 서울대의 수익올리기용 최고위 대학 수익 올리기와 매우 흡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혜자 의원은 “교육과 연구에 몰두해야할 대학이 돈벌이 강좌에 나서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질 높은 평생교육강좌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것이 국립대인 서울대의 본분에 더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은 더욱이 학생 모집에 혈안이 된 나머지 입학생 선발 기준에 “ 본 대학원이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자”라는 단서조항을 달아 특별한 자격요건 없이도 선발할 수 있근거를 마련해두고 있다. 보건대학원의 한 관계자는 “보건 분야와 관련이 없는 사무직이라 하더라도 지원동기가 뚜렷하면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격 여부가 담당교수의 재량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권순만서울대보건대학원원장이미지 확대보기
▲권순만서울대보건대학원원장
최고위 수료자에게 동문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공직선거법 제49조 6항에 따르면 ‘초·중등교육법’ 및 ‘고등교육법’에서 인정하는 정규 학력 즉 학위가 부반되지않는 수료 과정은 학력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되어있다. 중앙 선거관리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대학들의 최고위 과정은 비학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비정규 학력”이라며 “만약 후보들이 최고위 과정을 통해 얻은 수료증이나 동문 회원 자격을 이용해 명암이나 홍보물에 최종 학력을 ‘서울대 보건대학원’이라고 기재할 경우 선거법에 저촉된다”고 밝혔다.

최고위과정 졸업자는 서울대 졸업생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지난 공직선거에서 최고위 수료자가 최고위를 수료했다는 사실을 이력서에 올렸다가 선관위의 고발을 받아 형서처벌을 받은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서울대는 최고위 학생을 뽑으면서 동문을 우선 앞세우고 있으니 현실을 도외시한 간판장사라는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문이라고 하면 사회 관념상 졸업생을 의미하게 되는데 바로 이점 때문에 서울대가 동문을 앞세워 학생 모집을 하면 응시생들은 수료 이후에 졸업자로 분류된다는 착각을 하게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서울대 한 관계자는 "최고위 학생을 모집할때 동문자격을 주는 것은 다른 대학에서도 흔이 있는 일"이라며 "서울대만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대학의 경우 신문 광고까지 동원하여 동문을 내세운 학생 모집을 한 사례가 거의 없으며 설혹 일반 사립대학들이 상업적 호객행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지성의 총 본산이자 국가 예산으로 꾸려지는 서울대학교만은 진리의 전당으로써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조병희 보건의료정책 최고위 과정 주임 교수는 “수료자에게는 동문회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을 서울대 동문으로 모신다”는 신문광고는 과장광고가 아니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