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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광고…만든 사람이나 뽑은 사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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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광고…만든 사람이나 뽑은 사람이나

국민연금, "사용 않는데 웬 소란이냐" 황당 반문

빈곤층 노인을 집단으로 비하하는 듯한 광고가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 버젓이 홍보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이 광고가 공익광고라며 버젓이 다중에게 노출되고 있어 국민연금공단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트위터 등에 공익광고 형태로 노출된 포스터 광고에는 신문지 폐지를 실은 접이식 손수레와 여행용 가방이 대비적으로 그려져 있고 "65세 때 어느 손잡이를 잡으시렵니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아래에는 "자신의 노후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유일한 연금, 국민연금, 품위 있는 제2인생 국민연금으로 시작하십시오"라고 쓰여 있다.
노후에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빈곤층이 아니라 여행을 다니는 중산층이 되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다.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2010년 3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광고 공모전에서 최우수작으로 뽑힌 것으로 심사한 위원들이 전·현직 언론인과 대학교수들이었다.

이 광고를 본 시민들의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 전용신씨(70)는 "자식들 공부시키느라, 성인이 되고서도 손벌리는 자식들에게 재산 다 넘겨주고 자식들이 부양도 하지 않으려니 빈곤하게 사는 노인들도 너무 많다"며 "공적기관인 국민연금이 연금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활용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몰상식하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네티즌 KAY는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 라고 했던 비교육적 급훈의 연장판 같은 느낌"이라고 했고 아이디 '재뉴어리미들창'은 “서민들 마음에 못 박는 방법도 다양하다. 폐지 줍는 노인들의 삶은 품위 없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자식인들도 비난에 동참했다.작가 공지영씨는 트위터를 통해 "참으로 천박한 광고"라며 "이토록 인간을 경멸하는 광고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만든 사람이나 뽑은 사람이나… 한숨"이라고 글을 남겼다.

한편 신분을 '시민'으로 소개한 기자가 이에 대해 묻자 공단 측 관계자는 "2010년에 만든 것이고 지금은 사용하지도 않는데 웬 소란이냐"며 "노인 비하 측면만 보려 하지 말고 연금을 통해 행복한 노후를 맞자는 메시지를 읽으라"고 충고(?)했다. "공단이 내보낸 것이 아니라 네티즌이 퍼다 나른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 광고는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 버젓이 노출돼 있던 상태에서 이를 본 한 네티즌이 SNS를 통해 공개한 것이다. 공단은 현재 홈페이지에 개제했던 해당 수상작 광고를 삭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