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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다'도 표준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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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다'도 표준어예요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경 기자] "이쁜 새색시는 종종 이웃집으로 마실을 갔다. 하늘이 푸르른 가을날 찰진 옥수수가 먹고프다."

위 예문에서는 5개의 비표준어가 있습니다. 언뜻 볼 때는 거의 완벽한 문장일 것 같은데요. 그런데 무려 5개의 어휘가 비표준어라니요.

위 문장을 지금까지는 교열자가 "예쁜 새색시는 종종 이웃집으로 놀러 갔다. 하늘이 푸른 가을날 차진 옥수수가 먹고 싶다."로 고쳤습니다.

그동안 '이쁘다'는 '예쁘다'의 잘못, '마실'은 사전에 없는 단어, '푸르른'의 '푸른'의 잘못, '찰지다'는 '차지다'의 잘못, '먹고프다'는 '먹고 싶다'의 잘못된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국립국어원(원장 송철의)이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그동안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던 ‘이쁘다, 마실, 푸르르다, 찰지다, -고프다’ 등 11항목의 어휘와 활용형을 표준어 또는 표준형으로 인정함에 따라 "이쁜 새색시는 종종 이웃집으로 마실을 갔다. 하늘이 푸르른 가을날 찰진 옥수수가 먹고프다."도 바른 문장입니다.

이번에 새로 표준어로 인정한 항목을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널리 쓰이는 말을 복수표준어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이쁘다’는 비표준어로서 ‘예쁘다’로 써야 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쁘다’도 ‘예쁘다’와 뜻이 같은 복수표준어가 됐습니다. '예쁘장스럽다/예쁘장하다'도 '이쁘장스럽다/이쁘장하다'와 함께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복수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이쁘다=예쁘다' 외에도 ‘마실/마을’ ‘찰지다=차지다’ ‘-고프다=~고 싶다’ 등입니다. 이 가운데 ‘마실’은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과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마을)이라는 두 가지 뜻 중에서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이라는 뜻에 한정해서만 쓸 수 있습니다.
둘째, 현재 표준어와는 뜻이나 어감이 달라 이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했습니다.

그동안 '푸르르다'란 말은 ’푸르다‘로 고쳐 써야 했으나 '푸르르다'와 '푸르다'는 쓰임이 다르기 때문에 '푸르르다'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했습니다.

이렇게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푸르르다' 외 '꼬리연' '의론(議論)' '이크' '잎새' 등이 있습니다.

셋째, 비표준적인 것으로 다루어 왔던 활용형을 표준형으로 삼았습니다.

지금까지는 ‘말다’가 명령형으로 쓰일 때는 ‘ㄹ’을 탈락시켜 ‘(먹지) 마/마라’와 같이 써야 했으나 현실의 쓰임을 반영하여 ‘(먹지) 말아/말아라’와 같이 ‘ㄹ’을 탈락시키지 않고 쓰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노랗다' '동그랗다' '조그맣다’ 등과 같은 ㅎ불규칙용언이 종결어미 ‘-네’와 결합할 때는 ‘ㅎ’을 탈락시켜 ‘노라네' '동그라네' '조그마네’와 같이 써야 했으나 불규칙활용의 체계성과 현실의 쓰임을 반영해 ‘노랗네/동그랗네/조그맣네’와 같이 ‘ㅎ’을 탈락시키지 않고 쓰는 것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복수의 표준형으로 인정된 말은 ‘말아, 말아라, 말아요’처럼 ‘말다’에 ‘-아(라)’가 결합할 때 ‘ㄹ’이 탈락하지 않는 활용형과 ‘노랗네' '동그랗네' '조그맣네’처럼 ㅎ불규칙용언에 어미 ‘-네’가 결합할 때 ‘ㅎ’이 탈락하지 않는 활용형 등 모두 2항목입니다.

이번에 바뀌는 내용은 2016년 1월 1일자로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표준국어대사전』(http://stdweb2.korean.go.kr/main.jsp)에 반영됩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한 표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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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기자 bubmu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