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는 징벌하되 주변에 피해 안가도록 해야...과징금 부과 등 다른 제재방안 고려 안해 아쉬움
이미지 확대보기미래부는 재승인심사 당시 평가항목 서류를 누락시킨 롯데홈쇼핑에 대해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며 지난 13일 ‘6개월간 주요시간대(오전 및 오후 각 8시~11시) 영업정지’라는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전후 사정 고려없는 이 처분으로 인해 중소 협력업체가 생사 기로에 서게 될지도 모르는 피해를 입게 됐다는 점이다.
미래부의 조치가 시행되면 롯데홈쇼핑은 프라임타임 때 방송을 할 수 없게 되고 당연히 납품업체들의 판로도 끊기게 된다.
롯데홈쇼핑측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취급액 기준 최소 500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이 손실은 고스란히 납품 협력업체에 돌아간다. 전체 8백여개 협력업체 가운데 자생력이 약한 5백여 중소업체는 직격탄을 맞게 되고 특히 롯데홈쇼핑과 단독 거래하는 150개 업체는 최악의 경우 존폐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인 롯데는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협력업체는 무슨 잘못을 했기에 그런 벌을 받아야 하느냐는게 이들의 항변이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사태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자 미래부측에서 중소기업 대책이라며 허겁지겁 내놓은 판로지원 방안이다. 미래부는 30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현대홈쇼핑 등 5개 홈쇼핑과 전자상거래업체 대표를 불러 롯데협력사들의 판로지원을 당부했다. 회의 결과 홈쇼핑 입점 지원을 위한 납품 상담창구와 상담 전화를 운영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미래부는 전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참석했던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그들을 받아주면 그 시간대 우리와 거래하던 다른 업체 누군가가 피해를 보게 된다는 말인데 왜 풍선효과는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이번 사태는 리베이트 수수 등 롯데홈쇼핑이 납품업체에 갑질을 한데서 비롯됐다. 롯데홈쇼핑이 평가항목에 들어가는 이런 사실을 재승인 심사 때 보고하지 않자 미래부는 고의 누락이라고 보아 징계처분을 한 것이다.
하지만 미래부 공무원들은 롯데를 혼내는 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파장이 미칠 다방면적 효과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롯데홈쇼핑의 갑질을 징계하기 위한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사실 영업정지는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이지만 혼자 하는 일이 아닌 한 거래업체에 그 피해가 돌아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다른 부처에서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경제 흐름을 막을 순 없으니 영업은 계속하되 돈으로 죄를 사라는 뜻이다. 잘못한 회계법인에 대한 과징금(기업 회계감사를 중단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감정평가법인에 대한 과징금(매년 발표하는 공시지가 업무에 지장을 줄 수는 없으므로) 등이 그것이다. 주변에 피해는 안주고 잘못한 당사자만 징벌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또는 프라임 타임 때의 매출 자료 등을 보고케 해 그에 따른 롯데측의 이익을 환수하고 더불어 징벌금을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런 벌칙 규정이 없다면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검토하면 된다
돌이켜보면 이번 미래부 공무원의 기한부 영업정지 조치는 사려깊지 않은 행정이 민간에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김화주 기자 geco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