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98% 변제...경쟁력 있는 초기 사업으로 재도약 준비 "끝"
이미지 확대보기1999년 적자에 허덕이던 웅진식품은 조 사장 취임 이후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당시 60억 매출 회사에서 3년만에 2000억대 회사로 급성장한다. (조준호)부장을 사장감으로 알아본 이는 윤석금 웅진그룹회장이다.
#2.아니, 아무리 경영이 어렵다고 해도 그렇지, 흑자를 내고 있는 주력 계열사는 끝까지 안고 가야하는거 아냐? 그래야 빚을 갚을 수 있잖아. 주력사 매각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데...
보통사람들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역발상을 펼친 이 역시 윤 회장이다. 윤 회장은 세간의 이런저런 평가를 뒤로 하고 2012년부터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웅진케미컬 등 자식과도 같은 회사들을 줄줄이 떠나보냈다.
#3.사람들은 웅진이 재계 지도에서 사실상 사라졌다고 봤다. 동시에 자수성가형 사업가의 대명사 윤 회장도 그에 앞서 수없이 명멸해간 다른 ’회장님들’처럼 곧 잊혀지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돌아왔다. 웅진 그룹의 지주회사인 (주)웅진은 지난 1일 기업회생 채무 1470억원에 대한 채권자들의 변제 신청을 받아 이에 응한 1214억원을 상환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2월 법정관리 신청 당시 발생한 채무 1조4384억원의 회생채무중 98%인 1조4128억원을 갚았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완전변제와 대비해 그야말로 ‘2%만 부족’인 셈이다.
#4. 영업맨들 사이에서는 제약회사 영업과 서적 외판원이 가장 힘든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여기 출신이라면 일단 한 수 접어주고 들어간다고 한다. 윤 회장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바로 서적 외판원 출신이다. 젊은 시절 전세계에서 브래태니카 백과사전을 가장 많이 판 직원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그는 1980년 웅진출판사 설립을 시작으로 차츰 사업을 확장시킨다. 정수기 업계 1위인 웅진코웨이를 비롯해 활발한 인수 및 합병(M&A)으로 금융, 에너지, 케미칼 등의 사업도 벌였다. 가장 잘 나갈 때 웅진은 32개 계열사, 연매출 6조원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해 있었다.
하지만 무리한 팽창은 결국 화를 불렀다. 건설경기 악화, 금융업 부실, 태양관 산업 침체 등이 겹치면서 경영압박을 받게 된 것이다. 결국 윤 회장은 쓸쓸하게 퇴장했다. 그를 다시 무대 전면으로 이끌어 올린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5. 그는 처음으로 돌아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 책과 정수기 사업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웅진씽크빅의 ‘북클럽’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8월 출시한 이래 채 2년도 안돼 지금까지 30만명 가까운 회원을 모집했다. 방문판매의 귀재답게 올 2월에는 터키에서 정수기 사업도 재개했고 지난달에는 화장품 브랜드 ‘릴리에뜨’를 출시하고는 온라인 방문판매를 시작했다. 그 결과 주력 웅진씽크빅이 지난해 영업이익 233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사업은 순항궤도에 들어섰다.
역시 자기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 고금동서의 이 명언은 윤 회장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 같다. 외판의 특성상 사람을 볼 수 있어야 하는 눈, 남에게는 역발상이었을지 몰라도 자신에게는 ‘정발상’이라는 확신, 처음 성공의 기억을 떠올려 재출발한다는 ‘백 투 베이직(Back to Basic)’ 정신이 윤 회장과 ‘그대로 사라져 간 그밖의 회장님’을 구분짓게 만드는 요소인지도 모른다.
김화주 기자 geco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