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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 해운업계 구조조정 서서히 윤곽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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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 해운업계 구조조정 서서히 윤곽 드러나

현대상선 채권단이 경영권 획득..다음주 용선료 협상 마무리..양사 합병론도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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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화주 기자] 안개속에 가려있던 해운업계의 구조조정 작업이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상선의 경우 경영권 문제가 방향을 잡아 가는 가운데 해외선주와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며 한진해운 역시 유사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업체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양사의 합병 문제도 자연스럽게 수면위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은 곧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간 상태에서 정상화를 모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날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현대엘리베이터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7대 1로 줄이는 감자안을 주주총회에 부의키로 의결했다. 현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5월 말 현재 23.14%이다.
대주주 차등감자가 확정되고 채권단 및 사채권자가 보유한 채권이 출자전환되면 현 회장 측 지분율은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현대상선의 지배권은 채권단에 넘어가고 현대그룹 계열에서도 분리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차등감자는 대주주에 경영상 책임을 묻기 위해 자율협약 체결 당시 결정했던 사안"이라며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되고 출자전환을 실행할 때 감자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의 가장 큰 난제였던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빠르면 내주께 마무리 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은 전체 용선료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주요 컨테이너선사 5곳과는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했고, 그 외의 벌크선사들에 최종 제안을 제시한 상태다. 이에 따라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협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동맹 합류를 위한 작업도 시작했다. 현대상선은 해운동맹체 '디 얼라이언스'에서 일단 제외된 상태지만 오는 9월쯤 회원사가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는 반드시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회원 선사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디 얼라이언스 소속 6개 회사 중 4곳이 가입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앞으로 2개 회사(한진해운·K-라인)의 동의만 얻으면 되기 때문에 해운동맹 가입에도 별다른 장애물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또 다른 주요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진해운도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대주주 차등감자와 출자전환이 이뤄져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부상해 경영권을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모두 구조조정을 마무리지으면 경쟁력 강화와 비용절감 등을 위해 양사의 합병이라는 문제가 본격 검토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전 세계 해운업계는 저가 운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덩치를 키우고 비용을 줄이는 '치킨 게임'을 전개하는 중"이라며 "해외에서도 한국의 1, 2위 선사가 결국은 합병의 길을 택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애써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합병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때이른 얘기”라면서도 “양사의 경영 정상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그때 가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주 기자 geco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