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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적대적 M&A로 동양 인수 눈앞에 둔 유진기업, 실적 '쑥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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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적대적 M&A로 동양 인수 눈앞에 둔 유진기업, 실적 '쑥쑥' 기대

유진측 인사 3명 동양 이사회에 진입… 내년 매출액 9969억, 2017년 1조29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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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업이 적대적 M&A(인수합병)로 동양 인수에 한발짝 다가섰다.

동양은 지난 2일 임시주총 결과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과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했다고 공시했다. 또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됐다.

동양은 이날 주총에서 유진기업 측 인사 3명으로 이사로 받아들여 이사 수가 10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동양은 법정관리 졸업 전 경영권 방어 문턱을 높였다. 정관변경을 통해 이사회 인원수를 16명에서 10명으로 줄였고 사내이사 7명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법원은 동양이 법정관리를 벗어나기 직전 5000억원 가까운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투기세력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경영진의 임기를 3년간 보장한다는 보호장치까지도 마련한 바 있다.

유진기업은 지난 3월 30일 개최된 동양 정기총회에서 이사의 수를 증원해야 한다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현 경영진 측의 반대로 좌절된 바 있다.

이번에는 유진기업 측 주장이 받아들여져 사내이사 9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이사진이 구성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유진기업의 동양 이사회 진입에 대해 경영권 장악을 위한 전단계에 들어갔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연구원은 “유진기업이 동양 지분을 30% 이상 보유한 상태에서 지난 2일 임시주총을 통해 이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면서 “내년 정기주총이 동양 인수의 종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채 연구원은 유진기업이 동양을 실질적으로 인수할 때 기대되는 효과로 레미콘업의 외형 확대와 재무구조 개선을 꼽았다.

채 연구원은 “유진기업과 동양의 레미콘 공장은 각각 29개, 24개로 한 곳을 제외하고는 영업망이 겹치지 않는다”며 “전국이 영업대상인 시멘트와 달리 레미콘은 지역 중심 사업이어서 외형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채 연구원은 유진기업의 연결기준 매출액이 2015년 8896억원에서 2016년 9969억원, 2017년 1조292억원으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채 연구원은 또 동양을 연결대상으로 편입시킬 경우 재무구조가 급격히 개선된다는 점을 꼽았다.

올해 9월 말 현재 유진기업은 자산 1조5000억원, 부채 8529억원, 자본 6566억원이며 동양은 자산 9835억원, 부채 1251억원, 자본 8585억원으로 연결 시 자산 2조5000억원, 부채 9779억원, 자본 1조5000억원(지배지분 9000억원)의 기업이 된다.

특히 현금성 자산은 유진기업이 717억원인데 반해 동양이 1016억원과 단기금융상품 3012억원 등 약 4000억원대를 보유 중이어서 유진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채 연구원은 유진기업이 동양의 인수에 성공하면 제2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유진기업이 자기 측 이사 3명을 앉히는 데 성공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동양의 반대를 꺾지 못해 실질적인 지배력 행사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동양은 올해 2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면서 여러 기업으로부터 적대적 M&A의 표적이 됐다.

유진기업과 삼표그룹이 M&A 경쟁을 벌이기도 했는데 삼표가 앞서 동양 계열사인 동양시멘트를 인수하자 유진은 동양의 경영권 확보에 매진했다.

유진그룹은 지난해 8월 동양의 지분 5.68%를 사들이고 이후 지속적인 매입을 통해 지분 30.0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그동안 이사회는 동양 경영진으로만 이뤄져서 실질적인 경영참여가 불가능했다.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동양 노조의 반발도 예상되고 었다.

동양 노조는 유진 측이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려는 데 대해 “유진그룹이 동양의 현금성자산을 노리고 있다”며 “유진이 경영권을 장악한 후 현금자산 유출과 사업부 분할매각을 통해 기업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진기업은 동양에 대해 적대적 M&A를 통해 3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해 놓고 있다. 유진기업이 동양의 현 경영층을 어떻게 설득하고 노조의 반발을 제대로 무마할 수 있는가가 최후의 남은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유진기업의 주가는 16일 종가 5080원으로 올해 2월 12일의 저점 3635원에 비해 39.8%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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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캡처 : 키움증권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