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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MD, 오픈AI와 '1000억 달러' 동맹…'고객 편중' 딜레마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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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AMD, 오픈AI와 '1000억 달러' 동맹…'고객 편중' 딜레마 직면

AI 칩 시장, 'MI400' 앞세워 차세대 주도권 노린다
2028년 GPU 매출 절반 '오픈AI' 의존 가능성…투자자 우려 불식 안간힘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AMD가 '오픈AI'를 핵심 동력으로 삼아 AI 칩 시장에서 고속 성장을 구가하는 동시에,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고객 편중'이라는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가 5일(현지시각) 진단했다.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GPU 공급은 AMD의 AI 전략에 중대한 전환점이 되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단일 고객 위험에 대한 면밀한 감시를 시작했다. 이에 AMD는 2026년 이후의 다각화된 성장 발전 계획을 재확인하며 시장의 우려 불식에 나섰다.

EPYC·인스팅트 앞세워 데이터센터 '신기록'


AMD의 데이터센터 부문은 2025년 3분기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하며 서버용 CPU와 GPU 모두에서 견조한 수요를 입증했다. AMD의 리사 수(Lisa Su) 최고경영자(CEO)는 "5세대 EPYC 프로세서 채택이 급격히 가속화되면서 해당 분기 전체 EPYC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 서버 CPU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AI 사업 역시 '인스팅트(Instinct) MI350' 시리즈 GPU의 강력한 판매와 'MI300' 제품군의 광범위한 배포에 힘입어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AMD는 2026년 차세대 2nm(나노미터) 공정 기반 '베니스(Venice)' 프로세서를 계획대로 출시, 앞으로 GPU 아키텍처와 결합해 데이터센터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AMD는 2026년 'MI400' 시리즈 가속기 및 '헬리오스 스케일(Helios Scale)' 시스템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AI 부문이 '다음 성장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대규모 AI 컴퓨팅 기반 시설에 대한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에 정면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주력 제품, MI300서 MI400으로 전환


AMD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현재 주력인 'MI355' 시리즈에서 차세대 'MI400' 제품군으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3분기에는 중국 시장을 겨냥했던 'MI308' GPU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MI355의 생산 확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4분기에도 서버 CPU와 AI GPU의 동반 강세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연속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AMD 측은 2026년 공식 실적 전망치를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내년까지 '우호적인 수요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명했다.

MI355 GPU의 생산 확대는 2026년 상반기까지 계속되며, 하반기에는 'MI450' 시리즈가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 신형 GPU는 대규모 AI 연산 수요를 위한 핵심 기반으로서, AMD의 'AI 전환 단계'를 본격화하고 제품 진화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AMD는 또한 "차세대 제품이 성숙 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데이터센터 GPU의 총이익률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2026년 구체적인 마진 목표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신제품이 규모의 경제에 도달함에 따라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AI 파트너십, '1000억 달러' 기대


이번 3분기 AMD 발표의 핵심은 단연 오픈AI와의 관계 심화다. AMD는 최근 오픈AI와 6GW(기가와트) 규모의 인스팅트 GPU를 배포하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계약에는 2026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1GW 규모의 MI450 가속기가 포함된다. AMD는 이 협력을 통해 앞으로 몇 년간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훨씬 웃도는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AMD는 최근 ZT 제조 사업부를 산미나(Sanmina)에 매각했으며, 자사의 랙 스케일 AI 시스템인 '헬리오스'의 선도적인 제조 협력사가 되었다. AMD는 "헬리오스 시스템이 오픈AI와 함께 AMD 통합 데이터센터 전략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적 발표에서는 오픈AI가 엔비디아 같은 기존 공급업체나 주문형 반도체(ASIC) 제작 협력사들과의 관계 속에서 AMD와의 파트너십을 원활히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이에 AMD는 "양사가 전력, 공급망, 운영 기반 시설 조기 조율을 통해 대규모 배포에 필요한 준비 상태를 완비하기 위해 몇 분기 앞서 계획하고 있다"고 답하며 협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AMD는 이어 이 파트너십이 오픈AI의 확장 일정을 파악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MI450 GPU의 생산 확대 일정과도 밀접하게 연계된다고 강조했다.

'고객 편중' 위험과 균형 잡기


오픈AI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시장의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2027년에서 2028년 사이, 오픈AI가 AMD 데이터센터 GPU 매출의 최대 절반까지 차지할 수 있다는 '고객 편중' 위험을 강력히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를 두고 AMD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 클라우드 제공업체, 기업 고객을 아우르는 다양한 고객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자사의 확고한 전략임을 재차 강조했다.

AMD는 "단일 고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대규모 고객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설계하고 있다"며, "이러한 접근법이 고객 편중에서 오는 잠재적 위험을 완화하면서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AMD 경영진은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기는 하나, 해당 파트너십 역시 여러 지역의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및 시스템 통합업체(SI)와의 협력을 아우르는 더 광범위한 발전 계획의 일부임을 분명히 했다.

데이터센터 시장 전망 '낙관'


AMD는 AI 작업량에 따른 CPU 및 GPU 수요의 구조적 증가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기반 시설을 지원하기 위해 범용 컴퓨팅 용량을 확장하려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CPU 채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AMD는 이를 "일시적인 급등이 아닌 여러 분기에 걸친 지속적인 추세"라고 분석했다. '제노아(Genoa)' CPU의 꾸준한 강세와 더불어 5세대 EPYC '튜린(Turin)' 프로세서의 성장 추진력이 2026년의 긍정적 전망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공급 측면에서도 AMD는 TSMC 등 협력사와의 제조 협력을 기반으로 'MI455' 및 'MI460' 등 차세대 제품의 양산 준비를 완료했으며, 예상되는 성장을 충족할 충분한 용량을 확보했다고 확인했다. AMD는 이 같은 운영 준비 상태와 강력한 공급망 협력을 바탕으로, 2026년 이후 빠르게 팽창하는 AI 중심의 연산 시장 확장 기회를 선점할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