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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진정한 소명을 아는 것이 진짜 삶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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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진정한 소명을 아는 것이 진짜 삶의 시작"

[글로벌 CEO에게 대학의 미래를 묻다(4회)]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권대욱 대표

글로벌이코노믹이 진행하는 ‘글로벌 CEO에게 대학의 미래를 묻다’ 네 번째 초대 손님은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권대욱 대표다.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는 프랑스의 글로벌 호텔체인그룹 아코르와 국내의 대표적 호텔그룹인 앰배서더 호텔그룹이 공동출자한 인터내셔널 호텔운영사다. 현재 6개의 호텔브랜드로 6개 주요 도시에 19개 호텔과 약 4800여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호텔운영사라고 할 수 있다. 권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젊은 청년들에게 인생에서 새겨야 할 마음의 기둥 세 가지를 소개한다. <

편집자 주


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대표이미지 확대보기
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대표
-우리나라 호텔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CEO 중에 한 분이신 권대욱 대표님이 추천하는 인재상은 아마도 호텔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만난 사원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을 한 분 소개해 주실 수 있는지요.

오랜 직장생활을 하면서 훌륭한 직원들을 많이 만났지만, 그 중에서도 한 사람만 꼽으라면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에서 호텔 개발 쪽으로 채용했던 직원 한 명이 생각나네요. 그 친구는 기본적으로 전공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 전문성이 제가 그 친구를 높이 평가하는 진짜 이유는 아니구요, 아마도 그의 가장 큰 능력은 사장인 나 스스로가 자진해서 그의 멘토를 자청하게 만들었다는 데에 있을 겁니다. 그에게는 업무 중에 모르는 것이 생기면 알 때까지 파고드는 남다른 집중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평상시 그의 눈빛과 태도에서는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깨우치려는 엄청난 열정이 묻어났지요. 특히 사업상 협상을 하다보면 정말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이 있는데 이 직원은 사장인 나보다 더 참을성이 뛰어난 거. 그런 순간들을 여러 번 같이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열정과 정신력을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배움에 목말라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에게 무한 애정
교수나 경영자나 다르지 않아

그 뒤로 우리는 서로 단순한 고용관계를 넘어 진정한 동지관계로 인식하는 사이가 되었고, 기회가 있을 때마나 나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태도나 협상의 기술과 같은 고도의 경영전략을 그에게 조언해 주었습니다. 배움에 목말라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자에게 무한한 애정을 느끼는 것은 아마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나 회사를 경영하는 사장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그도 나에게 조금은 도움을 받았을 테지만, 나 역시 그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서로의 노력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입사 7년 만에 아시아 태평양 개발 담당 총책임자로 성장하게 되었지요.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나와 계속 같이 근무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의 미래를 위해 너무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회사도 사람을 키우는 곳이라는 점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학교이고, 그런 의미에서 두 분은 진정한 의미의 스승과 제자네요. 제자를 키우는 직업을 가진 저에게 교학상장을 통해 동반성장하는 두 분의 관계가 정말 부럽습니다. 방금 소개해 주신 직원처럼 당당한 사회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은 우리 대학생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어떤 경험이든지 쓸데없는 경험은 없습니다. 경험은 무엇이나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요. 결국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반성적 사고가 중요한 것이지 경험의 종류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만약 내가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간다면 여행이나 명상의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습니다. 너무나 흔들리는 세상이기에 더욱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 즉 단단한 마음기둥을 세우는 시간이 대학시절에 이루어진다면 좋을 것 같아서요.

당당해 지면 자존 지킬 수 있고
자존 지켜야 자유로워질 수 있어
진정한 자유 얻을 때 삶의 주인공

대학시절에 내가 왜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신은 그냥 대충 살다 와라하고 우리를 이 세상에 던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별빛은 어쩌면 30억 광년 떨어진 별에서 온 것일 수도 있을 만큼 우주는 광대합니다. 그런데 인간이 위대한 것은 그런 우주보다 더 큰 우주를 마음에 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나이가 되고 돌이켜보니, 내가 누구이고 왜 이 땅에 태어났는지에 대한 내면적 성찰, 그리고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어떤 사람으로 살겠다는 가치관 정립에 여행이나 명상만큼 의미 있는 경험은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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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대표
-그럼 대표님께서는 우주보다 더 위대한 존재인 우리가 가진 소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굳은 결심이 필요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라고 하는 목표 설정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하는 확고한 결심이지요. 그것이 없이는 기타 어떠한 인생의 로드맵도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 어려운 얘기이긴 합니다. 저도 학교 다닐 때, 그런 생각을 못 했으니까요. 그러나 내가 대학생 때 그러한 결심을 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결심만이 자신의 진정한 소명을 알게 해 줄 수 있고, 자신의 소명을 아는 것이 진짜 삶의 시작이니까요.”

-그러고 보니 대표님이 청춘합창단 활동이나 산막생활 등 자신만의 독특한 삶의 무늬를 만들어가고 계신 것도 어쩌면 오랜 자기성찰의 결과물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중간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31년째 CEO 생활을 하고 계시고, 60대 중반인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대표님께서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흔들릴 때 자신을 잡아주는 세 가지 마음기둥을 세우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 첫째는 선한 의지를 가져라입니다.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상대방이나 상대방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 경쟁에서 이겨 혼자 잘 살려고 하기보다는 같이 잘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입니다. 둘째는 자기 가슴속에 소위 호연지기라고 하는 ()와 직()을 가지라입니다. 힘들 일이 생길 때마다 나는 내게 반문합니다. 내가 과연 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 또한 이 일에 대해 내가 의롭고 정직하게 대처하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이러한 반문들은 지금까지 나를 숱한 유혹 속에서 흔들리지 않게 하는 중요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나는 어떤 역사를 쓸 것이냐입니다. 이 세 가지 마음기둥을 세우면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누구보다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당당해지면 자존을 지킬 수 있고, 자존이 지켜져야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진정한 행동의 자유를 얻을 때 우리의 청년들도 비로소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현정 중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