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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60조 'LNG 빅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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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60조 'LNG 빅딜' 승부수

호주 최대 LNG 수출사 우드사이드 인수 검토…셸·토탈에너지스 추격 본격화
한·일 장기계약 보유 우드사이드, 호르무즈 봉쇄 이후 '공급망 재편' 핵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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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로고.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이란전쟁 발발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망이 뿌리째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Exxon Mobil Corp.)이 호주 최대 LNG 수출업체 우드사이드 에너지 그룹(Woodside Energy Group Ltd.)에 대한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각) 복수의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엑손모빌이 아시아 LNG 시장에서 셸(Shell Plc)·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SE)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60조 원 규모의 '빅딜'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봉쇄가 당긴 방아쇠


이번 검토의 직접적인 배경은 지정학 변수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타격을 받았고, 아시아 LNG 수입국들이 서둘러 중동 이외 지역에서 대체 공급처를 찾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란전쟁 발발 이후 LNG에 집중된 거래가 훨씬 더 중요한 우선순위가 됐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은 2024년 미국 셰일 생산업체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시스(Pioneer Natural Resources Co.)를 600억 달러(약 91조 1400억 원)에 인수한 뒤 추가 성장 기회를 물색해 왔다.

우드사이드 인수가 현실화하면 엑손모빌은 미국 바깥으로 사업 반경을 대폭 넓히면서 LNG 분야의 지각 변동을 이끌게 된다.

우드사이드의 미국 예탁증권(ADR)은 블룸버그 보도가 나온 직후 뉴욕 시장에서 최대 14%까지 치솟았으며, 시드니 거래 마감 기준 시가총액은 약 590억 호주달러(약 63조 1382억 원)에 달했다.

우드사이드, 왜 매력적인가


우드사이드는 단순한 LNG 생산업체가 아니다. 호주 최대 LNG 수출국으로서 한국·일본 등 아시아 주요 바이어들과 장기 판매 계약을 확보하고 있다. 2029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걸프만 연안에서 LNG 생산 프로젝트도 개발 중이다.
호주 국내에서는 스카버러(Scarborough)와 브라우즈(Browse) 가스전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최근 브라우즈 지분을 추가 매입해 41.27%까지 늘렸다. 브라우즈 프로젝트와 노스웨스트 셸프(North West Shelf)를 연결하는 구상은 우드사이드의 핵심 성장 옵션으로 꼽힌다.

엑손모빌과 우드사이드는 이미 배스 해협(Bass Strait) 프로젝트에서 50%씩 지분을 나눠 가진 파트너 관계다. 우드사이드는 올해 배스 해협 해상 자산의 운영권을 엑손모빌로부터 넘겨받았으며, 배스 해협 천연가스 생산량은 호주 동부 해안 국내 가스 수요의 약 40%를 공급한다.

기존 협력 관계가 인수 협상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엑손모빌의 잠재적 대안으로는 호주의 또 다른 LNG 업체 산토스(Santos Ltd.)가 거론되지만, 지난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자회사 주도의 컨소시엄과 협상을 벌이다 결렬된 전례가 있어 규모나 전략적 가치 면에서 우드사이드에 비해 열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변수들: 신임 CEO·예비 검토 단계


이번 논의가 실제 인수 제안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엑손모빌의 검토는 예비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엑손모빌과 우드사이드 양측 모두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우드사이드 내부에서도 변수가 있다. 올해 초 메그 오닐(Meg O'Neill) 전 최고경영자(CEO)가 BP 수장으로 이동한 뒤 리즈 웨스트콧(Liz Westcott)이 새 CEO로 취임했다.

최고경영자 교체기에 대형 인수 협상이 맞물릴 경우, 실사 절차와 의사결정 과정 모두 평소보다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미즈호(Mizuho)는 이란 사태가 글로벌 유가와 정제 마진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엑손모빌의 목표 주가를 159달러에서 1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월가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 환경에서 엑손모빌이 대형 LNG 자산을 추가 확보할 경우 셸·토탈에너지스와의 LNG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인수 여부와 최종 조건은 향후 협의 과정에서 결정될 사안이어서 현 시점에서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