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테커, 8500만 달러 유치… 유럽 로봇 시리즈A 사상 최대
피지컬 AI 범용 로봇 시장 2031년 129조 원… 삼성·LVMH 동시 투자 배경은
피지컬 AI 범용 로봇 시장 2031년 129조 원… 삼성·LVMH 동시 투자 배경은
이미지 확대보기테크크런치(TechCrunch)는 지난 11일(현지시각) 테커가 8500만 달러(약 1291억 원 )를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삼성·LVMH도 첫 스페인 스타트업 투자
이번 투자는 미국 벤처캐피털 CRV가 주도했으며, 삼성전자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캐세이이노베이션, 20VC, 헨켈벤처스, 코렐리아, 브라이트픽셀캐피털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삼성과 LVMH 모두 스페인 스타트업에 처음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로봇 기업에 두 글로벌 대기업이 동시에 베팅한 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시리즈A는 테커가 2022년 창사 이후 불과 1년도 안 돼 1800만 유로(약 316억 원)의 씨드 투자를 마무리한 데 이은 후속 조달이다.
씨드 라운드 당시 스페인 최대 규모를 기록한 바 있는 이 회사는 이번에도 목표 금액의 두 배 이상을 끌어모았다.
공동 창업자 칼라 고메스 카노(Carla Gómez Cano)는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처음엔 3000만~4000만 달러를 목표로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CRV 제너럴파트너 리드 크리스천(Reid Christian)은 "테커가 구축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기술적 깊이와 실제 상업적 배치 성과가 동시에 갖춰져 있다"며 "이 세대를 대표하는 로봇 기업 중 하나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가 한 가지만 하는 로봇에 지쳤다
테커의 핵심 가치는 '범용성'이다. 공장 자동화 로봇 대부분은 특정 공정에 고정된 채 반복 작업만 수행한다. 칼라 고메스 카노 대표는 "같은 쿠키를 같은 상자에 넣기만 한다면 기존 방식이 잘 맞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정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테커의 로봇은 손과 팔, 전체 형태를 교체·재조립할 수 있어 소포 분류, 의류 포장, 창고의 병·캔 처리 등 다양한 작업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매번 새로운 제품 라인에 맞춰 기계를 교체하거나 재프로그래밍하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설계다.
테커가 공략하는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은 2026년 기준 약 540억 달러(약 82조 원) 규모로 평가되며, 2031년까지 940억 달러(약 14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1.7%다.
자라의 모회사인 인디텍스(Inditex)가 창업 초기부터 전략적 투자자이자 고객으로 참여해 실제 물류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한 것도 이 회사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현재 테커의 고객사가 아니지만, 칼라 고메스 카노 대표는 "삼성과 고객·공급사·투자자 역할을 동시에 논의하고 있다"며 고도화된 협력 구조를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피지컬 인텔리전스, 스킬드AI 등 로봇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도 연이어 전략 투자를 집행해 온 만큼 이번 테커 투자는 글로벌 로봇 생태계 포트폴리오 확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일럿 프로젝트 거부' 전략과 유럽 로봇 붐의 교차점
칼라 고메스 카노 대표는 "우리는 파일럿을 돌리려고 테커를 만든 게 아니다"라며 "도착한 날부터 작동하고, 이후엔 날마다 성능이 향상되는 로봇을 출하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혁신 부서를 우회하고 실제 계약이 이뤄지는 물류·운영 부문에 직접 접근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진행한다.
올해 유럽 로봇 투자는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독일 롭코(RobCo)는 모듈형 AI 제조 로봇 시스템 확장에 1억 유로(약 1757억 원)를 조달했고, 슈투트가르트의 시리액트(Sereact)는 피지컬AI 플랫폼의 미국 확장을 위해 9300만 유로(약 1634억 원)를 유치했다.
뉴라로보틱스(NEURA Robotics)는 14억 달러(약 2조 1268억 원) 규모의 역대 최대 풀스택 로봇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테커는 이 흐름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노선을 달리한다. 피규어AI(Figure AI)가 390억 달러(약 59조 2488억 원) 기업 가치로 시리즈C를 마감하고, 앱트로닉(Apptronik)이 55억 달러(약 8조 3556억 원) 기업가치로 시리즈A를 9억 3500만 달러(약 1조 4204억 원)까지 확장하는 휴머노이드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다.
이 회사는 수익이 이미 검증된 자동화 영역을 겨냥하며, 수익 회수 시점을 앞당기는 것을 경쟁 논리로 삼는다.
테커는 이번 투자금으로 바르셀로나 쇼룸 운영을 확대하고 유럽·미국·아시아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현재 수만 건의 채용 지원이 들어온 상태이며, 올해 말까지 임직원 수를 120명 안팎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