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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51조원대 글로벌 빌트인 시장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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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51조원대 글로벌 빌트인 시장 '군침'

북미 최대 규모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19' 나란히 참가

삼성전자 직원들이 '셰프컬렉션' 냉장고와 오븐 등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제품을 중심으로 한 '투스칸 스테인리스' 주방 가전 패키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직원들이 '셰프컬렉션' 냉장고와 오븐 등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제품을 중심으로 한 '투스칸 스테인리스' 주방 가전 패키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글로벌이코노믹 오만학 기자] 국내 가전시장 영원한 맞수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약 51조원대로 추정되는 글로벌 빌트인(Built-In:붙박이) 시장에서 맞붙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KBIS(The Kitchen & Bath Industry Show) 2019’에 나란히 참가했다. KBIS는 주방 디자이너, 건축가, 인테리어 전문가 등 전 세계 빌트인 가전 고객들이 찾는 미국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미국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선호도를 바탕으로 자연 감성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투스칸 스테인리스(Tuscan Stainless)' 주방 가전 패키지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또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드레스룸과 세탁실 등으로 구성된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존(Lifestyle Innovation Zone)'에서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세탁기·건조기 신모델 등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도 대거 소개했다.

LG전자도 전시회에 참가해 648m2(약 196평) 규모의 2개 부스를 열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빌트인 시장이 연간 450억달러(약 50조6475억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유럽과 미국이 전 세계 빌트인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빌트인 가전의 본고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유럽은 시장점유율이 가장 큰 40%에 달해 국내 업체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의 땅'이다.

그 다음으로는 미국(20%)으로 유럽을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다. 이에 비해 국내 빌트인 시장규모는 5% 내외로 이들 국가들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는 글로벌 빌트인 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주요 빌트인 가전 브랜드와 손잡고 시장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미국의 명품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했다. 기존 빌트인 시장이 유럽과 미국 명품 가전업체의 텃밭인 점을 고려해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데이코를 발판 삼아 글로벌 빌트인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도 지난해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글로벌 가전 박람회 'IFA 2018'에서 유럽 명품 가구업체 이탈리아 발쿠치네, 아클리니아 등과 협력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전시장을 별도로 차린 바 있다.

특히 삼성‧LG전자는 소득이 높고 여가생활을 중시하는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초프리미엄 빌트인’ 라인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KBIS 2019'에서 미국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을 겨냥해 세탁시간을 30분대로 줄여주면서도 탁월한 세탁력을 보여주는 전자동 세탁기를 내놓았다. 삼성과 함께 참가한 데이코는 ▲가족들과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꾸민 '팜투테이블 존' ▲격식있는 디너 파티를 표현한 '구르망(미식가) 존'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바 콘셉트의 '스피크이지&시크릿 룸' 등 3가지 형태로 전시 공간을 꾸몄다.

LG전자도 같은 전시회에서 ‘테크니큐리언(Technicurean)’을 타깃으로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선보였다. 테크니큐리언은 ‘기술(technology)’과 ‘미식가(epicure)’를 결합한 합성어로 신기술과 트렌드에 민감한 30~50대 미국 고소득층을 지칭한다. LG는 전시회에서 전체 가격이 1억원에 육박하는 냉장고·오븐·식기세척기·와인냉장고 등으로 이뤄진 빌트인 주방가전 세트를 내놓았다.

제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인공지능(AI), 로봇 등 두 기업이 벌이는 혁신 기술 싸움도 볼거리다. 삼성전자는 이번 ‘KBIS 2019’에서 프리미엄 냉장고 '패밀리허브'와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중심으로 주방, 거실, 자녀방 등을 꾸민 '커넥티드 리빙존'을 마련해 '홈 사물인터넷(IoT)'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LG전자는 칼럼형 와인셀러 신제품에 ‘와인 동굴’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이상적인 와인 보관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와인의 맛, 향, 풍미 등 품질에 영향을 주는 진동과 온도변화를 최소화하고 빛과 습기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와인셀러에 저장된 와인 정보와 고객 선호도를 토대로 어떤 와인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려주고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도 추천하는 와인관리 어플리케이션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삼성과 LG는 수년 내 글로벌 빌트인 시장 강자로 등극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폴란드 시장에서 지난 2017년 3월 처음으로 빌트인 냉장고를 내놓은 이후 1년여 만인 2018년 8월에 3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미국 내 빌트인 시장 매출을 전년 대비 약 57% 늘린 LG전자도 오는 2022년 글로벌 빌트인 시장점유율 5위권 진입을 목표로 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만학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