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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첨단 배터리 기술 고스란히 넘어간다...허술한 지재권에 'LG화학-SK이노 끝없는 진흙탕 싸움'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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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첨단 배터리 기술 고스란히 넘어간다...허술한 지재권에 'LG화학-SK이노 끝없는 진흙탕 싸움' 겹쳐

ITC, 내달 중 LG.SK 배터리 공장 실사 예정…민감 자료도 넘겨받는다
주변국 대비 허술한 지식재산권 보호도 소모전 부추겨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LG화학과 국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압수수색을 마친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차량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떠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LG화학과 국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압수수색을 마친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차량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떠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핵심 먹거리 산업을 두고 벌어지는 국내 대기업간 '진흙탕 싸움'에 국내 핵심 기술이 경쟁국에 고스란히 넘어갈 위기에 놓였다.

◇배터리 분쟁, 미국 특허기관 ITC에 요청…업계 "첨단기술 유출 우려"


24일 재계 등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노)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기술 탈취 논란을 둘러싸고 치열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미국 특허기관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상대 업체를 상대로 소송전(戰)을 벌여오고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LG화학 측 고발로 경찰이 SK이노 본사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특히 ITC 관계자들이 이번 소송과 관련해 다음달 말 LG화학 충북 오창공장과 SK이노 충남 서산공장을 방문해 배터리 생산과정을 실사하기로 정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배터리 핵심 기술이 경쟁국으로 유출될 위기에 놓였다.

ITC는 이번 실사에서 상대방이 요구하면 배터리 관련 기술 일체에 관한 정보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적용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기밀 자료라 할지라도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특히 ITC는 LG와 SK 측에 '배터리 소재배합비율'과 같은 민감한 수준의 자료 제출도 별도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초긴장하는 모습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도 때문에 우리나라 배터리 기술이 경쟁국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C의 보안 수준이 다른 어느 국가보다 엄격하고 철저하게 지켜지는 건 맞지만 기술 유출 위험성이 전혀 없다고는 단정할 수 없어 업계로서는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은 ITC의 디스커버리제도가 엄격한 공정성을 갖고 있고 미국 사법부 역시 '비밀보호명령'을 통해 기밀정보의 제3자로의 유출을 엄격히 차단해 걱정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G-SK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기술침해 관련 소송을 진행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소송으로 기술 유출 위험이 있다'라고 말하는 건 결국 미국 사법제도를 못 믿겠다는 얘기"라며 " 미국 사법제도가 세계에서 가장 철저한 건 사실이며 ITC가 기밀보장을 철저히 해 줄 것으로 믿고 있고, LG화학은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직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8K TV 제품들의 해상도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 직원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8K TV 제품들의 해상도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삼성 vs LG “진정한 8K 원조는 나야 나!”


최근 경쟁기업 기술 헐뜯기로 한판 붙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의 다툼 역시 핵심은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 원조가 누구냐’의 논쟁이다.

LG전자는 지난 1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 표시광고법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서에는 삼성전자의 ‘삼성 QLED TV’ 가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임에도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Quantum dot Light Emitting Diode)’라는 자발광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과장 표시광고’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삼성전자의 과장 표시광고에 반드시 제재가 따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국내외 경제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모적 논쟁을 지속하는 것은 소비자와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며 "LG전자의 근거 없는 주장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정부의 허술한 지식재산권 보호…기업들 집안싸움 부추긴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의 허술한 국내 지식재산권 보호 제도가 우리 기업들의 내부 집안싸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호현 지식재산포럼 회장은 지난 6월 국회에서 ‘지식재산권 전략 포럼’을 열고 국내외 지재권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남 회장은 “표면적으로는 한국의 특허 출원 건수가 미국, 중국, 일본 등 선진국을 능가하고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특허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 국내외 여러 경쟁사들이 우회적인 방법으로 기업들의 기술을 탈취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1억원당 내국인 특허 출원 건수는 86.1건으로 중국(58.7건)이나 일본(52.7건), 미국(16.6건)보다 많았다.

그러나 특허의 질적 성장 면에서 원천·표준 특허 부족으로 한국의 지재권 무역수지는 여전히 적자 상태이고, 창업 기업의 5년 후 생존율도 27.3%로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 회장은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이 자국의 지식재산을 보호하고 이를 무기로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한국도 지식사회에 걸맞게 지재권 보호를 위한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