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기대수명은 83.5세인데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은 66.3년에 불과하다. 17.2년을 병마와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오래 사는 것도 좋지만 건강하게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흔히 “웰빙, 웰다잉이 중요하다”고 한다. ‘웰빙’(well-being)은 우리말로 ‘참살이’이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참살이를 추구하는 ‘웰빙족’은 ‘참살이족’이라고 한다.
여기서 ‘슬로시티’(slowcity)라는 말이 있는데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연 생태 환경과 전통문화를 지키는 지역민 중심의 공동체 또는 이를 추구하는 운동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참살이 도시’ 또는 ‘참살이 지역’이라고 한다. 앞에서 말한 참살이를 추구하는 도시도 ‘참살이 도시’이다. 슬로시티와 웰빙도시는 다소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우리말로는 참살이 도시로 같게 되는 모순이 있다.
물론 ‘참살이’라는 말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참’이란 접두사는 ‘진짜’ ‘진실하고 올바른’ ‘품질이 우수한’의 뜻을 지니고 있다. 거짓의 반대이기도 하다. 웰빙이 참살이이면 잘 먹고 잘살지 않으면 거짓된 삶인가? 참살이를 할 형편이나 상황이 되지 않아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산다면 거짓된 삶이라는 것일까. 인간의 삶은 그 자체로 존재하고 가치 있는 것이지 좋은 음식을 먹지 못하고 건강하게 살지 못한다고 ‘참’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 않을까. 참살이보다 나은 의미의 우리말이 대안으로 선택되었으면 한다.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느냐도 관심이다.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공통의 바람이다. 그래서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한다 의미의 ‘웰다잉’(well-dying)이 회자되고 있다. 우리말로는 ‘잘 죽기’이다.
황인석 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