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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 돈 쏟아부어도 지지율 '제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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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바이든, 돈 쏟아부어도 지지율 '제자리 걸음'

전국 프로젝트에 5조달러...50%이상 7개 경합주 투입
경제 성과 상류층에 집중...저소득층·빈곤층은 소외돼
흑인 남성 실업률 증가 등 전통적 지지세력 이탈 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 컬럼비아의 플렉스 LTD를 방문해 미국 경제와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행정부의 노력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 컬럼비아의 플렉스 LTD를 방문해 미국 경제와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행정부의 노력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역대 최대의 투자를 통해 제조업과 청정 에너지 붐을 촉진하고,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며,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하고 빠른 일자리 회복을 이끌고 있다.
또한 바이든은 법령과 민간 투자를 통해 전국 프로젝트에 총 5조 달러를 쏟아 붓고 있으며, 놀랍게도 그 절반이 공화당과 경합주에 투입되고 있다.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하고 빠르게 일자리 회복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 않다. 바이든 지지율은 2022년 후반부터 2023년 하반기 고금리와 고물가가 계속되자 30%대 중후반으로 떨어졌다가 올해 다시 40%대를 회복하고 있다. 이는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했을 때 낮은 편에 속한다.

바이든 재임 기간 동안의 미국 GDP 성장률은 2021년에 5.8%, 2022년에 1.9%, 그리고 2023년에는 2.5%로 집계됐다 . 연간 평균 약 3.4% 성장률이다. 경제학자들은 이상적인 연평균 GDP 성장률을 2%에서 3% 사이로 보고 있으므로, 바이든 대통령의 성장률은 이 범위를 상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동안 실질 GDP 성장률도 평균 약 3.1%로 상당히 좋았다.

경제성과는 좋았지만, 인기가 없어 재선에 실패한 경우로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을 들 수 있다. 이는 경제성과가 유권자 투표 행동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일 뿐임을 보여준다.

역대급 투자 불구 지지율은 예상보다 낮아


바이든 정부는 공공 인프라를 포함해 총 5조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그간 미 전역에 민간부문에서 총 6880억 달러가 21세기형 산업에 신규로 투자됐다.
백악관은 초당적 인프라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대선까지 남은 기간 보조금과 대출을 계속 발표할 수 있다. 현역의 이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바이든의 경제 프로그램을 비판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 주지사와 주민들은 이를 환영하고 있다.

바이든은 반도체 및 과학법을 통해 보조금과 대출을 할당하기 시작했다. 이 법에는 390억 달러 보조금과 750억 달러 상당의 대출 및 대출 보증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경합주에서 예상보다 낮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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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일자리 증가와 비정규직 비율 증가


우선 이는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었지만, 온기가 상층부와 일부 중산층에 머물고 저소득층과 빈곤층에 도달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구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공식 빈곤율은 2022년 11.5%로 3790만 명이 빈곤에 처해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흑인과 히스패닉은 소득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전체 흑인의 26%와 히스패닉의 23%가 빈곤층 소득을 가진 가정에 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파른 물가 상승, 저축 부재, 고금리 부담, 저임금 일자리의 증가와 비정규직 비율의 증가는 저소득층의 실질적 소득 증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 인구조사국이 18세 이상 성인 2억2000만여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물가 상승으로 인한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93.2%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다. 연봉이 1억 원에 해당하는 사람들도 집세와 식음료 비용과 차량 비용을 매달 지불하면 쓸 수 있는 돈이 없을 정도라는 하소연이 계속되고 있다.

흑인 유권자 일부는 민주당이 자신들의 요구와 의제를 이제 충분히 대변하지 않는다고 본다.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흑인 대학 졸업생은 졸업할 때 백인 동료보다 7400달러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상대적 빈부의 차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바이든이 취임했을 당시 전국 실업률은 6.3%, 흑인 실업률은 9.2%였다. 전국 평균보다 높았고 다른 인종 중에서도 가장 높았다. 2023년 초 흑인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노동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실업률은 3.9%인 반면, 흑인 실업률은 5.6%로 모든 인종 중 가장 높았고, 흑인 남성의 실업률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는 재임 기간에 전국 혹은 경합주에 대한 인프라와 민간의 투자가 늘었음에도 바이든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잘 보여준다.

초박빙에 '전통적 지지층 효과적 복원'이 변수


일부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취임 직후 60~80%에 육박했던 흑인층, 히스패닉, 아시아 소수계 지지율은 2023년 연말에 40~60%까지 빠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율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서 자신이 트럼프를 이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의 경제적 성공이 여론조사에 잘 반영되지 않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고의 선거 전문가와 홍보 전문가를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바이든은 흑인 편에 서겠다는 약속을 강조하면서, 흑인이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대출과 직접 지원금, 강력한 일자리 창출 등을 내세우며 이들을 달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인지 4월 4일(현지시각) 뉴스위크는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베팅 배당률에 변화가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현재도 트럼프의 승리 확률은 47%로, 바이든에 앞서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수치가 근접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실시된 모닝컨설트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44% 대 42%로 앞섰다. 1월 여론조사와 비교해, 바이든 대통령이 7% 포인트 상승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선거가 점점 다가오면서 여론조사 결과가 초박빙으로 좁아지고 있으며, 언제든 변수에 의해 격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미국 대선의 향방은 전국적 혹은 경합주에 대한 투자 확대보다 과거 바이든과 민주당을 지지하던 전통 지지층 가운데 이탈한 지지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복원하느냐에 달려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