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그 신비로움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영화에 이어 사랑과 감동을 선사하는 음악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한다.
특히 20년 이상 'MBC 가을맞이 가곡의 밤'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클래식을 포함한 다양한 소재를 제공해주실 계획이다.
그 역시 영화 감독으로서 두 시간에 가까운 긴 스토리와 영상을 통해 서서히 감동으로 이끌어가는 영화 장르와는 달리, 순식간에 감정을 몰입시키는 작곡가를 비롯한 음악가들의 천재성에 불가사의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작곡의 원리'를 공부하기 위해 책을 구입하여 읽고, 많은 작곡가들에게 작곡 과정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거의 모든 경우 영감이나 악상이 갑자기 떠오르면 잊지 않도록 어딘가에 적어두었다가 구체화시킨다는 모호한 답변만 들었다고 한다.
자신의 창작이 아닌 어디선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신비롭다고 느낀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열정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고, 자문을 구하기를 잘한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추천하는 첫 번째 음악은 가수 페이지(보면 이가은)의 'Love is Blue(러브 이즈 블루)'였다.
그녀는 갑자기 일어나 정색을 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의 앞부분은 감미로운 가요로 시작했으나 가사에 몰입할 무렵 그녀는 자신의 주특기인 성악 발성으로 강렬하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깊고 애절한 목소리에 그는 노래를 듣는 중 가사 속 내용과 맞물려 눈물이 흐르는 경험을 했다. 노래가 끝나자 눈물의 흔적을 감추려고 급히 화장실에 간다고 하고 나선 순간 그는 더욱 놀랐다.
방문 앞에 죽 늘어선 10여 명은 족히 되는 다른 방 손님들 그리고 다음 음식들을 들고 숨죽이고 있던 서빙 아줌마들은 그제서야 숨을 놓고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한참이나 이어진 앵콜 소리와 함께 말이다.
김흥도 감독은 이 일을 계기로 코리안 팝을 성악적 발성으로 부르는 음악 장르를 개척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필자 또한 성악의 풍요로운 날것의 창법으로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기 가요를 결합하면 멋진 음악 장르가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어떤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울기도 웃기도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음악은 신기하게도 감동만을 공유한다. 창조주가 주신 공통의 감정은 질투, 원한, 분노가 아니라 감동이 아닌가 싶다.
사랑하다 헤어지는 연인의 슬픔을 노래한 'Love is Blue'의 가사를 소개한다.
그대 나에게 더 할 말이 없나요
인연이 아니라는 그 말에
난 아니라고 애써 우겼는데
행복하란 말 대신 사랑했기에 미안하다는 말에
Love is Blue Love is Blue 가세요
그 언젠가 속삭이듯 날 위해 흘린 그대 눈물도
날 원하던 눈빛도 이젠 끝인가요
사랑한 만큼 내가 용서하게 말을 해줘요
미안하다뇨 할 말을 잃었죠
Cry 이제는 울지 않아요
You are the only one for me I believe
so please don't be afraid
그대가 아니고선 채울 수 없는 나의 사랑이에요
Love is Blue Love is Blue 가지마
그 언젠가 속삭이듯 날 위해 흘린 그대 눈물도
날 원하던 눈빛도 이젠 끝인가요
사랑한 만큼 내가 용서하게 말을 해줘요
미안하다뇨 그말 뿐인가요
Love is Blue 이제 다 끝인가요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