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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난 놀이•춤사위로 펼쳐진 유성온천의 문화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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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난 놀이•춤사위로 펼쳐진 유성온천의 문화와 역사

[나의 신작연대기(33)] 정은혜(충남대 무용과 명예교수)의 유성온천 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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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같은 자리에서 새로움을 사유한다/ 완숙의 영혼은 맑은 공기와 만난다/ 믿음으로 깨달음을 얻은 자/ 평정심으로 더불어 사회를 일군다/ 달관은 경건한 희열을 낳는다/ 문(門)을 일군다는 것/ 세상의 한 진리를 밝히는 것이다/ 긴 시간의 수련대를 지나/ 순간적 유효타의 재주와 달리/ 길고도 두툼한 예술적 탄성을 소지한다/ 유성에 터 잡은 학의 정신을 존중한다/ 그 조소에는 날아오를 춤이 초원의 꽃처럼 피어나고/ 아픈 자들을 씻길 뜨거운 물이 열정으로 솟아난다/ 학춤과 온천놀이가 유성을 달군다

봉명리 온천수 분출 기원 설장고놀이•소고놀이•수신제…지역 평안•화평의 '대동화합'


지난 5월 10일 13시, 유성 온천로 야외 마당은 차량이 통제되고, 온천수의 영원한 용출과 주민 화합을 기원하는 유성 온천문화의 역사를 보존하는 전통 제례와 춤 잔치가 펼쳐졌다. ‘수신제 길놀이’(유성풍물연합회), ‘설장고놀이’(충남대 무용학과), ‘소고놀이’(충남대 무용학과), ‘온천여신의 춤’(정은혜무용단), ‘유성학춤’(정은혜무용단), ‘수신제’(진잠향교), ‘유성온천놀이’(‘유성봉명온천놀이’)가 펼쳐졌다. 유성온천 문화축제의 화려한 서막을 여는 전통 민속 음악적 리듬과 전통춤의 율동이 파도처럼 밀려오면서 신명과 흥신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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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온천 문화축제는 민속적 특성이 강조된 춤과 극성이 강조된 연희적 특성으로 차별화된 문화축제의 모범을 보였다. 풍물놀이는 유성풍물연합회가 담당했고, 춤 부문은 정은혜(충남대 무용과 명예교수), 이금용(충남대학교 무용학과) 두 교수의 안무·지도·출연과 더불어 충남대 무용과 주축의 무용학도들이 열연을 펼쳤다. 춤은 놀이가 되었고, 놀이는 지역의 평안과 화평을 기원하며 대동 화합을 도출했다. 5월의 따가운 햇살 아래 진행된 춤과 놀이는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린 불특정 야외 관객들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유성 봉명리 온천수 분출 기원 및 화합 ‘수신제 길놀이’가 풍물로 축제의 서막을 알리면서 공연은 시작되었다. 아스팔트의 지열, 공연팀의 열기, 관객의 열기가 합쳐져서 유성온천 문화축제는 극장 공연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연희 형식을 띠었다. 열정의 온도를 가늠할 수 없는 공연은 자유 촬영 시간과 공간을 제공했고, 자유로운 상상과 동참의 춤 기회까지 부여하고 있었다. 무대를 벗어난 ‘놀이’와 ‘춤’으로 이어진 정은혜-이금용-후학들에 걸친 사제간 동행의 공연은 바람직하고 분별력 있는 존중과 협동의 본(本)이 되었다.

전통 제례•풍물놀이•무용 놀이가 된 흥겨운 춤사위…관객도 덩달아 '덩실덩실'


‘유성학춤’과 ‘유성온천놀이’를 위한 ‘설장고놀이’와 ‘대흥동동소고놀이’가 5분 간격으로 공연되었다. ‘설장고놀이’는 이금용(충남대 교수)의 안무·지도·출연으로 박정한·조경진·류은선이 협연하여 오른손에 열채, 왼손에 궁글채를 들고 휘모리, 동살풀이, 굿거리, 자진모리, 휘모리 장단으로 흥신을 조성했다. 이어 ‘대흥동동소고놀이’는 크게 흥하고 일어난다는 의미와 ‘동동’이라는 의성어가 붙은 소고춤으로 어우동과 같은 자유분방한 여인(정은혜)이 중심에서 흥을 돋우고, 작은 소고를 가지고 경쾌한 리듬과 속도감이 더해진 산뜻한 소고놀이로 태극과 원, 갈라치기와 사방치기, 수족상응과 연풍대 등이 대무 형식으로 짝을 이루어가는 특성과 상부상조하며 상대의 소고를 치고, 몸체를 치며 절정으로 가는 춤사위가 민속춤의 극치를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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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여신의 춤’(정은혜무용단, 원작: 정은혜, 재안무·지도: 이금용)은 신비의 온천수여신(류은선)이 대전·유성의 자연 풍광과 설화에 연관된 온천을 상상하며 느긋하고 여유로웠던 대전·유성의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유성학춤’(정은혜무용단, 원작: 정은혜, 재안무·지도·출연: 이금용)은 온천 설화에 기인한다. 장엄하며 우아하고, 고고하고 정겨우며, 품격이 넘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품는다. 기존의 '학춤'은 전통춤 그대로 보존되고, 대중 소통의 유성 문화 콘텐츠로 임시정부 애국가에 맞춘 더 자유로운 자연 생태의 춤이었다.

‘유성온천놀이’는 1996년 최문휘에 의해 발굴·재현되었으나 명맥을 잇지 못하다가 정은혜 교수에 의해 재발굴되고 복원되었다. 고증에 사재동, 송백현, 송명수 자문에 류용한, 이형재, 정인삼, 총연출은 이금용이 맡았다. 참가단체는 충남대 무용학과, 진잠향교, 유성풍물연합회, 한국생활춤연구회, (사)정은혜무용단, 대전민속예술연구회였다. 대전민속예술연구회는 민속예술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 전통문화 창달과 민속예술의 저변 확대와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2007), ‘유성온천놀이’와 ‘학춤’ 등을 전승해 왔다. 다년간 연행 연구의 결과로 유성구민들과 지역 예술의 발전에 앞장서 왔다.

온천 설화 바탕 '유성학춤' 최근 복원된 '유성온천놀이'…장엄하고 품격있는 춤잔치


‘유성학춤’에 이어 진잠향교가 출연한 유성온천 수신제는 옛날 궁중 행사와 마을 단위에서 행하던 용왕제를 고증하여 재조명한 제례 의식으로 일 년 내내 맑은 온천수가 잘 나오게 해달라는 의미와 더불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다. 사세: 송영례, 사준: 서혜석, 봉로전작: 이우동, 봉향봉작: 나명용, 찬자: 공광열, 축사: 조남복, 집례: 김응수, 직일: 권송웅에 이르는 지역 유지들이 참가했다. 비교적 긴 시간이 소요된 수신제는 타지역 제례와의 차이점과 놀이에서도 격식을 갖추는 지역적 특색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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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학이 몸을 담그고 날아가는 것을 보고 그곳에 온천이 있음을 알았다. 이후 점차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온천탕 확장 작업이 '온천놀이'가 되었다. 온천놀이는 처음 땅을 팔 때, 토신(土神)이 노여워하지 않도록 토신제를 지냈다. 소리와 가래질을 하고 우물을 파서 넓어진 온천탕 물이 새지 않도록 둑을 밟고, 넓은 둑이 더욱 튼튼해지게 돌을 쌓았다. 마을 사람들은 온천물이 펑펑 솟게 해달라고 용신제(龍神祭)를 지냈다. 유성봉명 온천놀이는 힘을 합해 노천탕을 넓히는 과정을 민속놀이로 전승한 것이다. 이 놀이는 유성 봉명마을에서 전승되고 있는 제의식과 연희의식을 갖춘 민속놀이이다. 2011년(2016년, 2018년, 2020년, 2021년 제외)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꾸준히 공연되어 오면서 유성의 대표적인 핵심 전통문화 공연이 되고 있다. 유성봉명 온천놀이는 첫째 마당 ‘토신제’, 둘째 마당 ‘가래질농요’, 셋째 마당 ‘둑밟고 돌쌓기’, 넷째 마당 ‘새참맥이’, 다섯째 마당 ‘용신제’, 여섯째 마당 ‘대동화합’으로 구성된다.

‘유성온천놀이’는 ‘용신제’가 하이라이트가 된다. 대단원 ‘대동화합’은 온 마을 사람들이 온천수가 펑펑 쏟아져 병도 낫고 만사형통하게 됨을 감사하며 모두가 대동 화합한다. ‘유성봉명 온천놀이’의 근거는 백제시대 유성온천 설화와 유성온천 기록이다. 학이 울면서 하늘로 비상했다는 '봉명리', 노모가 부상병 아들을 온천물로 씻겨 낫게 했다는 설화,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서 태조와 태종이 유성의 온천에서 목욕했다는 기록은 ‘유성온천놀이’에 대한 민속적 가치에 대한 신뢰도를 상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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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무용단의 예술감독 한국무용가 정은혜는 한정된 자료에서 여러 갈래의 인접 예술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바탕으로 거대한 민속적 가치를 담보하는 민속춤을 창출해 냈다. 화려해 보이는 학들의 이면에는 엄청난 연습량이 담보되어야 하고, 미소를 연기해 내는 놀이에도 눈물이 스며들어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방대한 유성온천 문화축제의 존재를 알게 해준 ‘온천여신의 춤’, ‘유성학춤’, ‘유성온천놀이’는 축제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상징이 되었고, 해외 공연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얻을 레퍼토리가 될 것 같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