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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카드사·금융감독원 등 역할 분담 보이스피싱 기승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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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카드사·금융감독원 등 역할 분담 보이스피싱 기승 '주의'

택배기사 사칭 가짜 카드사 번호 안내
“OO카드 사고예방팀입니다” 음성 후 상담원 연결…악성앱 설치 링크 클릭 유도
택배기사·카드사 등 조직적 보이스피싱 기승.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택배기사·카드사 등 조직적 보이스피싱 기승. 사진=챗GPT
최근 택배기사, 카드사, 금융감독원, 검찰 등의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보이스피싱 범행을 일삼는 사례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2일 제보자에 따르면, “신용카드가 발급돼 배송 중이다”라는 택배기사의 전화가 왔다. 이에 제보자는 “카드를 발급한 적이 없다”고 하자, 택배기사는 “카드사 고객센터(1661-9559)에 직접 확인해보라”고 안내했다.

이후 제보자가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자 “하나카드 긴급사고예방팀입니다. 잠시 후 상담원을 연결하겠습니다”라는 멘트가 흘러나왔고, 상담원은 명의도용 신고 절차를 안내했으나 제보자가 응하지 않아 다행히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본지 기자가 하나카드 사고예방팀(FDS)에 직접 확인한 결과, 카드사 관계자는 “사고예방팀의 공식 전화번호는 ‘02-2003-****’로 시작된다”며 “이 외의 번호는 모두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하고 즉시 차단하라”고 당부했다.
실제 카드사 사고예방팀(FDS)은 고객의 카드 이용 패턴과 맞지 않는 국내외 소비가 발생했을 시 휴대폰, 문자(SMS), 이메일로 확인 연락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겉보기에는 보이스피싱 전화와 혼동될 수 있어, 반드시 카드사 공식 연락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같은 조직적 범행의 실제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택배 기사로부터 안내 받은 가짜 카드사 사고예방팀 전화번호로 전화하면 명의도용 신고를 위한 링크를 전달해 휴대폰에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피해자가 조치를 위해 직접 금융감독원 등으로 전화하게 되면, 이미 악성 앱이 깔려 있어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된다.

전화를 받은 가짜 금융감독원은 가짜 검찰청 관계자를 연결시키고, 가짜 검사는 출석 요구와 변호사 선임을 안내해 돈을 보내도록 유도하여 금전적인 피해를 입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최근 여러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속이는 보이스피싱 수법이 늘고 있다”며 “카드를 발급한 적이 없다면 일단 의심하고, 반드시 카드사 고객센터에 직접 연락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