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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출산·양육에 231억 투자…“저출생 대응 넘어 지역경제 선순환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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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출산·양육에 231억 투자…“저출생 대응 넘어 지역경제 선순환 설계”

주거·돌봄·소비 연계한 ‘생활경제형 출산정책’ 실험 본격화
고양시 일곱째 다둥이 출산 가정 방문. 사진=고양시이미지 확대보기
고양시 일곱째 다둥이 출산 가정 방문. 사진=고양시
고양특례시가 2026년을 앞두고 출산·양육 정책에 231억 원을 투입하며, 저출생 대응을 넘어 지역 소비와 고용으로 이어지는 ‘생활경제형 출산정책’을 본격 가동한다. 단순 현금 지원을 넘어 주거·돌봄·지역소비를 묶는 구조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지방정부 출산정책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된다.

고양시는 올해 출산·양육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24억 원 증액한 231억 원으로 편성했다. 지난해 고양시 출생아 수는 5,522명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으며, 시는 정책 효과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출산지원금·첫만남이용권, 초기 소비 유발 효과 ‘직접적’


고양시는 첫만남이용권과 자체 출산지원금을 병행해 출산 가구당 최소 300만 원에서 최대 1,3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출생 직후 현금성·바우처성 지원이 집중되는 구조다.

경제적 효과는 즉각적이다. 출산 가구의 초기 소비는 유아용품, 가전, 의료, 주거 이전 비용 등으로 이어지며, 지역 내 소비 회전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특히 첫만남이용권은 사용처가 제한돼 있어 대형 온라인몰보다는 지역 상권으로 소비가 유도되는 특징이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출산 직후 1~2년은 가계 지출이 급증하는 시기”라며 “이 구간에 공공 재정이 투입되면 소비 위축을 완충하고 지역 상권에 실질적인 매출 효과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출산가구 전월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 안내문. 이미지=고양시이미지 확대보기
출산가구 전월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 안내문. 이미지=고양시

‘쌀케이크·다복꾸러미’…복지 예산이 지역 일자리로 연결


출산 특화 사업으로 운영 중인 ‘탄생축하 쌀케이크’와 ‘다복꾸러미’는 경제적 파급 구조가 명확하다. 해당 사업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과 노인 일자리 기관이 직접 생산을 담당해, 출산 지원 예산이 복지·고용으로 재순환된다.

이는 단순 물품 지원을 넘어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지역 생산 기반 유지, 공공구매 확대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두는 방식이다. 경제계에서는 “현금 지원보다 승수 효과가 높은 재정 집행 방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월세 대출이자 지원, ‘정주 안정 → 소비 지속’ 구조


고양시의 무주택 출산가구 전월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은 주거 안정과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핵심 정책으로 꼽힌다.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대출 잔액의 1.8%, 연 최대 100만 원을 최장 4년간 지원한다.

현재까지 4,431가구가 혜택을 받았으며, 올해부터는 요건 완화로 재신청이 가능해져 수혜 규모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주거비 부담 완화는 이사·전출 감소, 지역 내 장기 거주, 교육·생활 소비의 안정적 유지로 이어진다. 부동산·소비 구조를 동시에 안정시키는 간접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다자녀e카드·지역화폐 연계, 소비의 ‘역외 유출’ 차단


고양시는 다자녀 가구 혜택을 ‘고양다자녀e카드’와 경기도 ‘경기똑D’ 앱을 통해 통합 운영하고 있다. 카드 기반 할인은 외식·문화·교육·생활 서비스 소비를 지역 내로 묶는 역할을 한다.

이는 출산·양육 지원이 단발성 이전지출로 끝나지 않고, 지역 소비 생태계 안에서 반복되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방정부 출산정책의 관건은 지원금이 어디서 쓰이느냐”라며 “고양시는 소비의 지역 정착을 제도적으로 설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공동육아나눔터 장항점에서 진행한 ‘오감톡톡’ 프로그램. 사진=고양시이미지 확대보기
공동육아나눔터 장항점에서 진행한 ‘오감톡톡’ 프로그램. 사진=고양시

돌봄 서비스 확충, 여성 경제활동 유지 효과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기준을 중위소득 250%까지 확대한 점도 경제적 의미가 크다. 맞벌이·중산층 가구의 돌봄 공백 해소는 여성의 경력 단절 방지와 직결된다.

한부모·조손가정 등 취약계층의 돌봄 시간 확대 역시 장기적으로는 고용 유지, 복지 지출 감소, 세수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출산정책, 인구정책이자 지역경제 정책”


경제계에서는 고양시의 정책 방향을 ‘인구 유지형 지역경제 전략’으로 분석한다. 출산·양육 지원이 단순 복지가 아니라 소비, 주거, 고용, 지역 상권을 동시에 자극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지방정부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출산 장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고양시 사례는 재정 투입이 지역경제 안에서 몇 번 회전하는지까지 고민한 정책 설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앞으로도 출산·양육 정책을 지역경제, 주거, 돌봄 인프라와 연계해 ‘지속 가능한 인구·경제 구조’를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