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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보고 게임 즐기는 'K-콘텐츠 기지', 고양 일산에 닻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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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보고 게임 즐기는 'K-콘텐츠 기지', 고양 일산에 닻 올렸다

286억 투입 'IP융복합 클러스터' 착공…방송영상밸리·킨텍스 잇는 '황금 삼각지' 완성할까
IP융합콘텐츠클러스터 건립공사 착공식에 참석한 이동환 시장. 사진=고양시이미지 확대보기
IP융합콘텐츠클러스터 건립공사 착공식에 참석한 이동환 시장. 사진=고양시
지난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705번지 벌판. 킨텍스와 일산테크노밸리 예정지에 둘러싸인 이곳에서 고양시 콘텐츠 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IP(지식재산) 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가 첫 삽을 떴다.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사를 넘어, 드라마·웹툰·게임 등 흩어져 있던 K-콘텐츠의 '원천 IP'를 한데 모아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거대 플랫폼의 시작을 알린 현장이다.

총사업비 286억 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5,198㎡ 규모로 건립된다. 핵심은 '수직적 통합'이다. 1~2층은 시민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전시·판매장으로, 3~4층은 창작자와 기업이 머물며 R&D(연구개발)에 몰두하는 사무 공간으로 설계됐다. 하나의 IP가 탄생해 상품화되고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전 과정을 한 건물 안에서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IP융합콘텐츠클러스터 건립공사 착공식. 사진=고양시이미지 확대보기
IP융합콘텐츠클러스터 건립공사 착공식. 사진=고양시

"단순 제작 지원으론 한계"…'돈 되는 IP' 집적화가 관건


업계는 이번 클러스터 조성을 고양시가 '베드타운' 이미지를 벗고 '자족 도시'로 가기 위한 승부수로 보고 있다. 그간 고양시는 MBC, SBS, JTBC 등 주요 방송사와 CJ ENM의 대규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줄 구심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드라마 한 편 찍고 끝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웹툰 IP 하나로 게임을 만들고 메타버스 굿즈를 파는 시대"라며 "클러스터가 킨텍스의 전시 기능과 방송영상밸리의 제작 능력을 잇는 '브릿지' 역할을 해준다면 기업 유인책은 충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양시는 건물이 완공되기 전부터 '사전 사업'을 통해 소프트웨어 채우기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13개 기업에 9억 3,000만 원을 지원해 27건의 저작권을 확보하는 등 '입주 대기표'를 미리 끊어놓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미디어아트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선점해 준공 직후 가동률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입지도. 사진=고양시이미지 확대보기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입지도. 사진=고양시

이동환 시장 "미래 먹거리 사활"…실효성 확보가 숙제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이날 착공식에서 "클러스터 착공은 고양시가 콘텐츠 산업을 미래 핵심 먹거리로 삼고 본격 도약하는 출발점"이라며 "문체부, 경기도와의 협력을 통해 기업 성장의 확실한 토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서울 상암 DMC나 판교 테크노밸리와의 차별화된 인센티브가 관건이다. 단순히 공간을 임대해 주는 수준을 넘어, 이곳에 들어온 기업이 실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금융·마케팅 지원책이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풀이된다.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조감도. 이미지=고양시이미지 확대보기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조감도. 이미지=고양시

콘텐츠는 넘치는데 '돈'은 서울로?…고양의 'IP 홀더' 전략 통할까


고양시의 이번 클러스터 착공은 지자체가 흔히 빠지는 '하드웨어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려는 고민이 엿보인다. 건물만 지어놓고 입주 기업이 없어 골머리를 앓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사전 사업'으로 IP를 축적해온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냉정한 시장의 논리로 볼 때, 기업들이 일산으로 향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곳에 가면 돈이 되고, 사람이 모이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이미 방송영상(EBS·JTBC 등)과 전시 컨벤션(킨텍스)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고 있다. 이번 클러스터가 이 거점들을 유기적으로 묶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면, 고양시는 단순한 촬영 세트장을 넘어 K-콘텐츠의 '판권(IP)이 거래되는 마켓'으로 거듭날 수 있다.

내년 하반기 준공 시점에 맞춰 고양시가 기업들에 어떤 파격적인 '비즈니스 메리트'를 던질 수 있을지가 일산 콘텐츠 전성시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