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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독무 '광(光)', 순환의 구조를 빛으로 치환한 창작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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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독무 '광(光)', 순환의 구조를 빛으로 치환한 창작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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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재안무의 '광(光)'
3월 16일(월) 7시 30분, 포스트 극장에서 손미정 재안무(원안무 김매자)의 '광(光)'이 손미정 독무로 공연되었다. 백제 예인 미마지에 대한 존중의 예(禮)로 올린 '광(光)'은 광명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해를 맞이하는 춤이다. '광(光)'은 새롭게 열린 신명의 세계에서 희망을 품고 그 기쁨을 만끽하며, 희열을 모두와 나누고자 만든 작품이다. '광(光)'의 원전 김매자의 '광'(光, Shining Light, 2010)은 일본 천도 1300년 축전 기념행사를 위해 창작된 작품이다.

'광'(Light: 光)은 612년 일본 나라(奈良)에 가면무용극과 기악을 전달한 백제 음악의 거장 미마지(味摩之)를 추모하는 공연(2010)에 초연되었다. 미마지의 빛나는 한 시절을 기린 작품은 초연 당시, 김매자와 일본 타악 연주자 쓰치토리 도시와 공동 작업했고, 김선미·최지연·김지영·윤수미·김미선·백주희·임지애·고경혜·김여진 등이 군무로 출연했다. 2011년 남산국악당, 2019년 2월 4일·5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도 선보인 작품이다.

미마지는 국제 교류가 활발했던 백제의 대표 예술가였다. 그는 중국 남조(오나라 계통)에서 음악과 춤을 배운 뒤, 백제와 일본에 전파했다. 일본에 건너가 가면극 형태의 공연예술을 전수했는데, 가면을 쓰고 춤과 음악으로 표현하는 동아시아 공연예술의 뿌리인 ‘기악(伎樂, 廣)'이다. '광(廣)'은 원래 가면을 쓰고 공연한 무용극이며 불교·궁중 행사에서 공연되었다. '광(廣)'은 등장인물(외국인, 승려, 귀족 등), 과장된 가면, 음악과 행렬이 결합된 종합 공연예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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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재안무의 '광(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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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재안무의 '광(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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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재안무의 '광(光)'

'광(廣)'은 이후 일본의 노가쿠, 가부키 같은 전통극 발전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광(廣)'의 연희에는 귀족·왕, 승려, 광대, 외국인, 괴물·동물 캐릭터, 여성 등 다양한 등장인물이 가면과 몸짓으로 등장하여 사회, 종교, 국제 교류를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천년 침묵의 '광(廣)'은 김매자에 의해 '광(光)'으로 다듬어지고, 손미정에 의해 여성 독무의 '광(光)'으로 재탄생되었다. '광(光)'은 '광(廣)'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복원한 작품이다.

'광(光)'은 '광(廣)'과 달리 가면도 없고 다수의 등장인물도 없이 상상을 극대화한 현대적인 움직임으로 여성적 에너지와 생명성과 연관된 우주적·근원적 존재로 여성성을 부각한다. 작품은 과거, 현재, 문화 이동을 하나의 흐름으로 표현하여 시간을 연결한다. 불교적 요소를 현대적 움직임으로 변형하여 반복적인 동작과 리듬을 보여 마치 의식(ritual)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금빛에 담긴 여성은 깨달음과 빛을 상징하는 고결한 존재로 나타난다.

'광(光)'은 '광(廣)'의 정신을 되살려 16년의 세월을 이음한다. 손미정은 2022년 8월 창무국제예술제에서 '광(光)'으로 군무로 참여한 뒤, 2023년 4월에 김매자(창무예술원 이사장) 원안무를 독무로 사사 받았다. 2026년 '광(光)'은 ‘내일을 여는 춤’에 초청되었다. 우주의 근원과 탄생을 밝히면서 성장과 환희에 걸친 여성(손미정)의 솔로는 찬란한 빛의 소(巢)로 기능했다. 민천홍의 의상은 우아한 골든을 주조하며 품격을 보여주었고, '광(光)'의 일부분이 되었다.

손미정의 '광(光)'에서 여성 무용수는 생명 생성과 순환을 상징하는 근원적 존재이다. 여성의 웅크린 자세와 바닥 중심의 동작은 탄생 이전의 상태이며, 동작의 확장은 생성과 성장 과정을 드러낸다. 이후 점차 관계 형성, 의례적 행위, 초월적 상태로 변화된다. 반복되는 의례적인 움직임은 주술적·제의적 의미를 형성한다. 후반부에서 개인적 존재를 넘어 자연과 우주로 확장되는 초월적 존재가 된다. 무용수는 작품 전체의 에너지 흐름과 생명 생성과 순환을 구현한다.

손미정의 '광(光)'에서 움직임의 스타일은 첫 번째, 흐름 중심의 움직임으로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동작이 물결처럼 이어진다(생명력, 순환 표현). 두 번째, 낮은 자세에서 바로 서며 상승한다(탄생과 성장의 상징). 세 번째, 반복과 리듬을 중심으로 한 움직임은 강도와 에너지의 변화를 더해 점층적인 긴장과 몰입을 형성한다(의식의 느낌 강화). 네 번째, 대비(부드러움-강렬함, 느림-빠름)-여성성을 단순히 부드러움으로만 보지 않고 생명의 근원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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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재안무의 '광(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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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재안무의 '광(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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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재안무의 '광(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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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재안무의 '광(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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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정 재안무의 '광(光)'
손미정(한국무용가, 예원학교 전임교사)이미지 확대보기
손미정(한국무용가, 예원학교 전임교사)
도입부에서 여성은 후면 조명을 받아 강렬하게 떠오르는 해를 닮아있다. 다양한 팔동작과 더불어 걸음은 바쁘게 사방을 오간다. 몸은 분주하게 펑면 분할에 흡수되며 천삼백 년을 흘러내리면서 현대 문명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현란한 춤을 의상과 조명이 외피를 두르고 음악이 감정을 파고든다. 감동의 기운을 만들어내는 몸짓은 고개, 두 팔, 온몸으로 번진다. 품격의 기운이 환한 미소와 더불어 사방에 빛이 뿌려진다. 그룹 나무의 음악이 '광(光)'과 어울린다.

손미정의 '광(光)'은 미마지의 예작(藝作) 정신을 바탕으로 여성성을 재창조한다. ‘광’은 의식처럼 흐르는 구조를 취한다. 그 구성은 1) 생성(깨어남)-탄생 이전의 존재, 2) 탄생(형태를 얻다)-몸이 펴지고 리듬이 생기고 움직임이 커짐, 3) 갈등-내안의 춤, 4) 의례(정화와 전환)-반복적인 강한 리듬의 원을 그림. 관객의 동참, 5) 초월(확장)-개인을 넘어 여성은 우주적 생명성 소지, 6) 소멸과 회귀–‘다시 무로’ 순환하는 뜻의 느려지고 단순해지며 춤은 마무리된다.

손미정의 '광(光)'은 타악의 현대감에 실려 심장박동 느낌의 생명성을 강조하였고,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확대하여 정적에서 동적으로, 인간에서 초월적 존재로 상태를 변화시키며 존재와 기(氣)의 흐름을 연출했다. 내 안에 이는 갈등을 관계의 발생 지점으로 삼고, 반복 동작, 원형 이동, 리듬 강조로 제례를 주관하듯 여성을 ‘의식을 여는 존재’로 인식하며 상징적·우주적 의미의 초월적 존재로 확장하였다. 손미정의 '광(光)'은 진전의 한국창작무용이 되었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제공 포스트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