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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스마트폰처럼 업데이트”… 울산, 조선업 ‘AI 대전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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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스마트폰처럼 업데이트”… 울산, 조선업 ‘AI 대전환’ 시동

과기정통부 공모 선정… 2029년까지 401억 투입
‘하드웨어 조선’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선박(SDS)’으로 구조 전환
울산태화호 실증·글로벌 협업 통해 표준 선점 노린다
울산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AI 선박 개발·실증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207억 원을 확보했다. 사진=울산시 · 과기정통부이미지 확대보기
울산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AI 선박 개발·실증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207억 원을 확보했다. 사진=울산시 · 과기정통부
울산 조선산업이 ‘쇳덩어리 산업’에서 ‘지능형 플랫폼 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선박을 한 번 건조하면 수십 년간 동일한 성능으로 운항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울산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인공지능(AI) 선박 특화 기반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실증’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207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는 오는 2029년까지 총 401억 원을 투입해 차세대 조선산업 전환에 나선다.

'배도 업데이트한다'… 조선업 패러다임 전환


이번 사업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정의 선박(SDS)’이다.

기존 선박은 건조 이후 시스템 변경이 어려워, 신기술을 적용하려면 대규모 개조나 신규 건조가 불가피했다. 반면 SDS 체계에서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처럼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운항 중에도 인공지능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개선할 수 있다.

자율운항 알고리즘, 연료 효율 최적화, 안전 항해 시스템 등을 소프트웨어 설치만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선박의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성능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조선업의 제조 중심 모델이 서비스·데이터 중심으로 이동하는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료·안전·비용까지… ‘돈 되는 기술’로 직결


AI 선박의 실질적 경쟁력은 경제성과 직결된다.

인공지능이 실시간 해상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항로를 도출하면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이는 곧 운영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사고 위험을 사전에 예측해 회피함으로써 보험·정비 비용까지 낮출 수 있다.

탄소 배출 저감 효과도 기대된다. 연료 효율이 개선될수록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어, 국제 해운 규제 대응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검증·표준'… 글로벌 협업으로 완성도 높인다

이번 사업은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표준 선점’을 겨냥한 구조로 설계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율운항, 통합제어, 원격관제 등 디지털 선박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 개발과 기술 표준화를 주도한다.

㈜하이어스는 실제 선박과 가상환경을 연결하는 디지털트윈 기반 검증 체계를 구축해,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여기에 독일 아헨공과대학교가 참여해 자동차 산업에서 검증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기술을 조선 분야에 접목한다. 유럽 모빌리티 기술을 선도하는 연구기관이 합류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 실증을 넘어 글로벌 표준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울산태화호’ 실증… 가상에서 현실로

울산시는 실제 운항 중인 ‘울산태화호’를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가상환경(디지털트윈)에서 사전 검증한 기술을 실제 해상에 즉시 적용하는 ‘전주기 실증 체계’를 구축해, 사고 위험은 낮추고 기술 완성도는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시 관계자는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검증 체계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스스로 판단하고 운항하는 지능형 AI 선박 플랫폼을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연구개발을 넘어 조선업의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울산이 ‘건조 중심 도시’에서 ‘디지털 조선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그리고 AI 선박 기술이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선박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울산태화호’. 울산시는 해당 선박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선박(SDS) 기술을 실제 해상 환경에 적용·검증하는 전주기 실증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울산시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선박 실증 플랫폼으로 활용되는 ‘울산태화호’. 울산시는 해당 선박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선박(SDS) 기술을 실제 해상 환경에 적용·검증하는 전주기 실증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진=울산시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