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농특산물 판매장 벨트로 묶어 지역 소비 높여야
빈집 빈 점포는 외지 청년에 창업공간 장기 임대 검토를
빈집 빈 점포는 외지 청년에 창업공간 장기 임대 검토를
이미지 확대보기65세 이상은 1만9,014명으로 전체의 47.5%를 차지한다. 주민 두 명 가운데 한 명가량이 노인이다.
정주인구만 보면 소멸 위험이 짙다. 그러나 청도를 오가는 사람까지 범위를 넓히면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행정안전부 생활인구 산정에서 청도군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의 7.8배를 넘는 약 34만명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주소를 두지는 않았지만 관광과 업무, 친지 방문 등을 위해 청도에 머무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청도를 찾은 사람이 하루를 보내고 돌아가는 데서 그치지 않고 숙박과 지역 소비, 창업과 일자리로 관계를 이어가도록 만드는 일이다.
9개 읍·면에서 시작한 현장행정
박 군수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청도읍과 화양읍을 비롯한 9개 읍·면을 찾아 취임 후 첫 월중 업무보고를 받았다.
기존에는 읍·면장이 군청을 찾아 업무를 보고했지만 민선 9기에는 군수가 읍·면사무소를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21일에는 청도군청에서 열린 이장연합회 임시회의에 참석해 9개 읍·면 협의회장과 총무 등 임원 19명의 의견을 들었다. 읍·면 업무보고에서 행정 현안을 점검한 데 이어 마을 단위의 요구와 주민 불편까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미지 확대보기유천문화마을 활성화와 출장소 무인민원발급기 설치, 남산계곡 쓰레기 관리, 도로변 풀베기, 재활용창고 건립, 장마철 재해 예방 등이 현안으로 올라왔다. 관광지와 생활권에서 반복되는 교통·환경 문제도 함께 다뤄졌다.
현장 방문은 주민 불편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성과는 보고 횟수보다 처리 결과에서 드러난다.
풀베기와 쓰레기 수거처럼 곧바로 처리할 사안, 별도 예산이 필요한 시설사업, 군 전체 계획에 반영할 중장기 과제를 구분해야 한다.
담당 부서와 처리 일정, 결과까지 공개하면 읍·면 순회와 이장단 간담회도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새 군수가 넘겨받은 7,563억원 예산
청도군의 2026년도 본예산은 7,563억원이다. 일반회계 6,828억원과 특별회계 735억원으로 구성됐다. 전년도보다 21.8%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러나 올해 예산은 박 군수가 취임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확정됐다. 자연드림파크 개발 152억원, 청도읍·화양읍 도시재생 123억원, 지역활력타운 70억원 등 기존 사업도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새 군수에게 7,563억원은 자유롭게 새로 짤 수 있는 장부보다 이미 목적지가 정해진 예산에 가깝다. 기존 사업의 집행 상황을 점검하면서 신규 공약은 추가경정예산과 2027년도 본예산에 순차적으로 담아야 한다.
재정의 방향도 청도의 생활인구와 연결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설을 더 짓는 데 머물지 않고 청도역과 관광지 사이의 교통, 숙박, 빈집과 빈 점포, 청년 창업, 농산물 소비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야 한다. 자연드림파크와 도시재생도 공사 진척률보다 실제 일자리와 입주율, 지역 업체 매출, 전입 인구로 성과를 확인해야 한다.
7,563억원이 ‘찾아오는 청도’를 ‘머물고 다시 찾는 청도’로 바꾸는 데 얼마나 쓰이느냐가 새 군정의 첫 재정 성적표가 된다.
이미지 확대보기관광 관심과 실제 이용 사이의 간격
청도에 대한 외지인의 관심은 디지털 관광주민증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청도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9만8,860건 발급됐다.
청도 정주인구의 두 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할인 혜택 이용은 1,223건, 참여업체는 숙박·식음료·체험 분야 26곳이었다.
발급 건수와 이용 건수는 집계 기준이 달라 단순 이용률로 환산하기 어렵다. 다만 높은 관심이 실제 방문과 소비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흐름은 드러난다.
청도군은 관광택시 이용료의 절반을 지원하고 코스형·자율형 운행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관광주민증과 관광택시, 전통시장, 식당, 숙박시설, 농특산물 판매장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어 이용 편의와 지역 소비를 함께 높여야 한다.
‘핫로컬’을 창업과 지역소득으로
박 군수는 영남권 농산물 유통허브와 대구권 광역철도 청도 연장, 청년창업 지원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농업과 교통, 청년정책을 통해 지역경제의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들 사업은 서로 연결할 때 효과가 커진다.
농산물 유통허브는 대규모 물류시설 건설에 그치지 않고 지역 카페와 식당, 숙박업소가 청도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구매하는 유통망으로 이어져야 한다. 관광객 소비가 농가 소득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빈 점포와 빈집은 외지 청년과 소상공인이 일정 기간 가게와 상품을 시험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가능성이 확인된 창업자는 장기 임대와 사업자금, 지역 생산자와의 협업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광역교통망도 청도까지 빨리 오는 기능만으로는 부족하다. 청도역에서 전통시장과 읍성, 숙박시설, 운문권 관광지까지 이동할 수 있어야 방문 수요가 지역 곳곳으로 퍼진다.
청도의 강점은 이미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는 데 있다. 이제는 방문객 수를 늘리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한 번 오고 그치는 곳을 넘어 다시 찾고, 오래 관계를 이어가는 청도를 만들어야 한다.
첫 성적표는 방문객보다 재방문과 정착
박권현 군정의 첫 3주는 읍·면을 돌며 주민 의견을 듣는 데 집중됐다.
다음 단계에서는 접수한 생활민원의 처리 결과와 기존 사업의 조정 방향, 신규 공약의 재원계획을 보여줘야 한다. 생활인구 정책도 행사 참가자와 관광객 숫자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
숙박일수와 재방문율, 지역 내 소비액, 농특산물 구매액, 빈 점포 입점, 청년 창업자의 생존율, 실제 전입 인구를 함께 살펴야 한다.
주민등록인구 4만명과 생활인구 34만명 사이에는 청도가 확보한 기회와 아직 풀지 못한 과제가 함께 놓여 있다.
찾아오는 사람을 주민과 상인, 농가의 소득으로 연결하고 일부가 창업과 취업, 주거를 통해 청도에 뿌리내리도록 만드는 일이다.
박권현 군정의 첫 평가는 7,563억원의 예산과 새 공약이 이 연결고리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만드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심현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mhb744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