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정치적 위기만 닥치면 신천지가 등장하고, 선거철이면 신천지가 호출된다. 국민은 묻는다. 대한민국 정치의 동네북이 신천지인가. 이런 물음에 정치권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는 실제 숨거나 더 공격적으로 나온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설'이 제기됐다. 이에 신천지예수교회는 지난 22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전당대회에 어떠한 관심도, 개입도 없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사실 여부는 철저한 검증으로 가려질 문제다. 검증 이전에 특정 종교를 먼저 정치적 표적으로 삼는 행태만큼은 민주주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침묵에서 겨우 나오는 작은 소리를 들어보면 대한민국 현실이 개탄스럽다.
신천지 신도 가운데 민주당 당원이 있을 수도 있고, 국민의힘 당원이 있을 수도 있다. 이는 국민으로서 행사하는 개인의 정치적 자유다. 이를 두고 교단 전체가 특정 정당을 움직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過猶不及(과유불급)이다.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일부 정치권이 이를 정략적으로 소비한다는 점이다. 선거에서 불리하면 '신천지'를 부르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순간이면 '사이비'라는 낙인을 찍는다. 이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마녀사냥'이다. “고만해라 많이 묵었다”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정치는 증거로 말해야 한다. 의혹은 사실로 입증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치에서는 '아니면 말고'식 의혹만 던진다. 상대는 유죄 올가미에 갇힌다. 이것이야말로 無罪推定(무죄추정)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정치문화다.
언론도 자유롭지 못하다. 신천지를 낙인을 찍는 풍토는 언론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일이다. 언론은 특정 종교를 대변해서도 안 되지만, 특정 종교의 반론조차 외면해서도 안 된다. 言論(언론)은 어느 누구 편이 아니라 진실의 편에 서야 한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權不十年(권불십년)이라는 말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오늘의 권력이 내일도 계속될 것이라는 오만은 역사 앞에서 언제나 무너졌다.
가장 큰 피해자는 언제나 중도를 자처하는 국민이다. 국민은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는데 정치권은 편 가르기에만 몰두한다. 거리를 지나다 마주치는 '상가 임대' 문구는 밑바닥 경제가 얼마나 추락했는지 짐작하게 한다.
민주당에 보수가 없겠는가. 국민의힘에 진보가 없겠는가. 사람은 다양해도 정치는 점점 흑백논리로 국민을 갈라놓고 있다. 非我卽敵(비아즉적),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사고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전체주의 출발점이다.
국민은 정치의 도구가 아니다. 종교 역시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다름을 인정하는 제도이지 다름을 제거하는 제도가 아니다. 오늘 신천지가 동네북이라면, 내일은 또 다른 종교가 타킷이 될 수 있다.
오늘 특정 정치세력이 표적이라면, 내일은 또 다른 국민이 희생될 수 있다는 소리다. 정치는 국민을 통합해야 한다. 분열을 먹고 사는 정치는 결국 자신도 무너진다. 민주주의는 勝者獨食(승자독식)이 아니라 共存共榮(공존공영)의 철학 위에서만 살아남는다.
이제 정치권은 답해야 한다. 언제까지 종교를 정치의 방패로 삼을 것인가. 언제까지 국민을 편 가르기의 도구로 이용할 것인가. 대한민국은 특정 진영의 나라가 아니다. 국민 모두의 나라다.
아울러 진정한 민주주의는 상대를 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그것이 헌법 정신이며,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이다. 정치권이 진영의 논리로 가면 국민이 분노하는 순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