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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가 키운 공랭식 열교환기…SBI 투자사 디티에스, 코스닥 문턱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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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가 키운 공랭식 열교환기…SBI 투자사 디티에스, 코스닥 문턱 넘다

데이터센터 전력 확대가 LNG·복합화력발전 기자재 발주로 확산
물 사용 줄이지만 폭염에는 성능 저하…국내외 기업 기술경쟁
SBI인베스트먼트, 제품보다 수주 구조에 투자…상장 이후 시장 평가
미국 골든패스 LNG 수출 프로젝트에 공급된 디티에스의 공랭식 열교환기. 대형 팬으로 외부 공기를 통과시켜 LNG 공정에서 발생한 열을 식힌다. 사진=디티에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골든패스 LNG 수출 프로젝트에 공급된 디티에스의 공랭식 열교환기. 대형 팬으로 외부 공기를 통과시켜 LNG 공정에서 발생한 열을 식힌다. 사진=디티에스
AI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전력산업의 관심이 반도체와 서버를 넘어 발전소와 LNG 인프라로 번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공급하려면 발전소와 송전망, 변전설비가 함께 늘어나야 한다.

발전소에서는 터빈을 돌리고 나온 증기를 식혀 다시 물로 바꿔야 한다. LNG·정유·석유화학 플랜트에서는 공정 과정에서 달궈진 가스와 액체의 열을 빼내야 한다.

냉각이 늦어지면 생산효율이 떨어지고 설비 내부의 온도와 압력이 올라간다. 열교환기와 복수기가 발전소와 산업 플랜트의 핵심 기자재로 분류되는 이유다.
최근에는 물 부족과 취수 규제, 내륙·사막 지역의 에너지 프로젝트 확대가 맞물리면서 외부 공기로 열을 내보내는 공랭식 설비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물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지만 외부 기온이 오르면 냉각 성능이 떨어진다. 전열면적과 팬 효율, 소음, 소비전력을 함께 낮추는 기술이 수주 경쟁을 가른다.

전북 군산에 생산 기반을 둔 디티에스는 이 시장에서 공랭식 열교환기와 발전소용 공랭식 복수기를 설계·제작한다. AI 서버 내부를 직접 식히는 장비보다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LNG·복합화력발전 인프라와 산업 플랜트 공정에 들어가는 설비다.

디티에스는 7월 2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예비심사는 비상장기업이 증시에 주식을 공개하는 기업공개, 즉 IPO를 위해 거치는 주요 관문이다. 거래소는 이 과정에서 사업의 지속성과 재무 상태, 경영 투명성 등을 살핀다.
디티에스는 앞으로 증권신고서 제출과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공모가격 확정, 일반청약을 거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공모가격과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정해지면 2025년 8월 투자에 참여한 SBI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성과도 구체화된다.

공장에서 발생한 열을 밖으로 밀어내다


디티에스의 주력 제품은 공랭식 열교환기인 AFC와 공랭식 복수기인 ACC다. 두 장비 모두 외부 공기로 열을 내보내지만 적용되는 공정과 처리 대상이 다르다.

AFC는 LNG·정유·석유화학 플랜트에서 달궈진 가스와 기름, 화학물질을 식힌다. 공정유체를 금속관 안으로 흘려보낸 뒤 대형 팬으로 외부 공기를 통과시켜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다. 관 바깥에는 얇은 금속판인 핀을 촘촘히 붙여 공기와 맞닿는 면적을 넓힌다.

기본 원리는 자동차 라디에이터와 비슷하지만 설비 규모와 운전조건은 크게 다르다.

플랜트에서는 고압가스와 가연성 물질, 부식성 유체를 다룬다. 유체의 온도와 압력, 처리량, 부식성, 소음 기준에 따라 설계를 달리해야 한다. 소재 선택과 용접 품질은 설비의 수명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준다.

발전소에서는 열을 식히는 목적이 한 단계 더 이어진다. 터빈을 돌리고 나온 증기를 다시 물로 바꿔 발전 사이클 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이 역할을 맡는 장비가 ACC다.

발전소용 공랭식 복수기(ACC) 모듈. 양쪽으로 기울어진 핀튜브에 외부 공기를 통과시켜 증기터빈을 나온 증기를 다시 물로 응축한다. 사진=디티에스이미지 확대보기
발전소용 공랭식 복수기(ACC) 모듈. 양쪽으로 기울어진 핀튜브에 외부 공기를 통과시켜 증기터빈을 나온 증기를 다시 물로 응축한다. 사진=디티에스

LNG 복합화력발전소에서는 가스터빈이 먼저 전기를 생산한다. 가스터빈에서 나온 뜨거운 배기가스는 물을 끓여 증기터빈을 한 번 더 돌린다. 터빈을 빠져나온 증기는 ACC의 핀튜브를 지나며 열을 잃고, 물로 응축돼 보일러로 돌아간다.

증기가 충분히 식지 않으면 터빈 내부의 압력이 올라간다. 터빈 배압이 높아지면 발전효율과 출력도 떨어질 수 있다. ACC의 냉각 성능이 발전량과 직접 연결되는 이유다.

이런 대형 플랜트 기자재는 정해진 규격의 완제품을 쌓아두고 판매하는 방식과 다르다.

발전소와 플랜트를 건설하는 EPC 기업이 처리 용량과 온도·압력, 소음, 현지 규격, 납기를 제시하면 기자재 업체가 프로젝트별로 설계해 공급한다. EPC는 설계와 기자재 조달, 시공을 묶어 시설을 완성하는 사업 방식이다.

디티에스가 미국 골든패스 LNG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 등에 참여한 것도 이 수주 구조를 통해서다. AFC와 ACC를 함께 다루는 역량은 플랜트의 공정유체 냉각과 발전소의 증기 응축이라는 서로 다른 조건에 대응하는 기반이 된다.

경쟁력은 해외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린 횟수보다 까다로운 운전조건을 충족하고 정해진 납기와 품질을 반복해서 지킬 수 있는지에서 갈린다.

강과 바다의 물에서 대기의 공기로


발전소의 냉각기술은 한 방식이 이전 방식을 모두 대체한 세대교체보다 입지와 물 사정에 따라 선택지가 늘어난 과정에 가깝다.

전통적인 일회통과식은 강이나 바다에서 물을 끌어와 복수기를 식힌 뒤 데워진 물을 다시 내보낸다.

미국 캘리포니아 디아블로캐니언 원자력발전소. 바닷물을 끌어와 복수기를 식힌 뒤 온도가 높아진 냉각수를 다시 해양으로 내보내는 일회통과식 냉각방식을 사용한다. 사진=Doc Searls·Wikimedia Commons(CC BY-SA 2.0)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 디아블로캐니언 원자력발전소. 바닷물을 끌어와 복수기를 식힌 뒤 온도가 높아진 냉각수를 다시 해양으로 내보내는 일회통과식 냉각방식을 사용한다. 사진=Doc Searls·Wikimedia Commons(CC BY-SA 2.0)


냉각 성능이 높고 구조도 비교적 단순하다. 대신 취수량이 많고, 물고기와 수생생물이 취수시설에 빨려 들어갈 수 있다. 높아진 온도의 물이 주변 수계로 배출되는 문제도 따른다.

습식 순환식은 냉각수를 반복해 사용한다.

발전소를 통과하며 뜨거워진 물을 냉각탑에서 공기와 접촉시키고, 일부를 증발시켜 나머지 물의 온도를 낮춘다. 일회통과식보다 취수량은 줄지만 증발한 만큼 물을 계속 보충해야 한다. 수처리 약품과 배출수 관리도 필요하다.

공랭식은 냉각수 대신 외부 공기로 열을 내보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건식 냉각설비가 습식 설비보다 물 사용량을 약 95%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이 부족한 사막과 내륙, 취수시설을 놓기 어려운 산업단지에서 공랭식 설비를 선택하는 배경이다.

물 사용을 줄인 대가는 설비 크기와 전력 소비로 돌아온다.

공기는 물보다 열을 옮기는 능력이 낮다. 같은 양의 열을 처리하려면 넓은 전열면적과 많은 핀, 대형 팬이 필요하다. 초기 설치비가 커지고 팬을 돌리는 전력도 늘어난다.

외부 기온도 성능에 영향을 준다. 기온이 오르면 증기와 공기의 온도 차이가 줄어 냉각 속도가 느려진다. 한낮 폭염과 최대 전력수요가 겹치면 발전소가 가장 많은 전기를 생산해야 할 때 냉각 성능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공랭식 설비가 물 부족에 대응하는 대신 폭염에서 효율을 지켜야 하는 구조다.

업계는 공랭식과 습식의 장점을 섞은 하이브리드·단열 냉각 방식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 평소에는 공기로 열을 식히고 기온과 발전 부하가 크게 오르는 시간에만 제한적으로 물을 사용해 흡입공기의 온도를 낮춘다.

냉각방식은 물값과 기온, 부지, 환경규제, 발전효율을 함께 계산해 결정된다. 공랭식 설비의 경쟁력도 물을 적게 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폭염 속 냉각 성능을 유지하면서 설비 면적과 팬 전력, 소음, 제작비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실제 수주를 좌우한다.

AI 전력 수요가 커져도 실적은 LNG 발주가 가른다


세계 열교환기 시장은 산업설비의 에너지 효율 개선과 폐열 회수, 발전·냉난방 수요 확대를 타고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더인사이트파트너스는 쉘앤튜브형과 판형, 공랭식 등을 포함한 세계 열교환기 시장이 2025년 219억2천만 달러에서 2034년 323억1천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4.97%다.

세계 열교환기 시장은 2025년 219억2천만 달러에서 2034년 323억1천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자료=더인사이트파트너스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열교환기 시장은 2025년 219억2천만 달러에서 2034년 323억1천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자료=더인사이트파트너스


AI 데이터센터의 확산은 발전과 냉각설비 투자를 통해 이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더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25년 485TWh에서 2030년 950TWh로 약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중심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같은 기간 세 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5년 약 485TWh에서 2030년 950TWh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회색 영역은 수요 변동에 따른 전망 범위, 청록색 선은 기준 전망이다. 자료=국제에너지기구(IEA), CC BY 4.0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5년 약 485TWh에서 2030년 950TWh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회색 영역은 수요 변동에 따른 전망 범위, 청록색 선은 기준 전망이다. 자료=국제에너지기구(IEA), CC BY 4.0

추가 전력 수요는 재생에너지가 가장 많이 담당하고 천연가스발전이 뒤를 이을 것으로 분석됐다.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을 보완하고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24시간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해 복합화력발전과 가스 인프라 투자가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증가가 곧바로 공랭식 열교환기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LNG 터미널과 복합화력발전소의 최종투자 결정, 인허가와 착공, EPC 기업의 기자재 발주를 차례로 거쳐야 한다.

전력 수요가 늘어도 송전망 부족과 건설비 상승으로 발전소 착공이 늦어지면 냉각설비 발주와 납품도 함께 밀린다. 열교환기 시장의 성장 전망과 개별 기업의 실적 사이에 시간차가 생기는 이유다.

디티에스가 현재 확보한 사업 기반은 매출과 수주잔고에서 드러난다.

2025년 별도 기준 매출은 1,427억 원, 영업이익은 251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약 17.6%다. 같은 해 말 수주잔고는 1,443억 원으로 연간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주잔고는 계약을 확보했지만 납품과 매출 반영이 끝나지 않은 일감이다. 향후 매출 흐름을 가늠할 수 있지만 발주처의 착공과 공사 일정이 미뤄지면 납품과 매출 인식도 늦어진다.

AI 전력 수요와 LNG·복합화력발전 투자가 장기적인 시장을 넓힌다면, 디티에스의 실제 실적은 확보한 일감을 정해진 납기에 공급하고 프로젝트별 원가와 수익성을 지켜내는 능력에서 결정된다.

같은 열을 식혀도 경쟁력은 효율에서 갈린다


열교환기 시장에서는 업체마다 제품 범위와 공략하는 산업, 냉각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 다르다.

국내 SNT에너지는 공랭식 열교환기와 공랭식 복수기를 발전소와 LNG·석유화학 플랜트에 공급한다.

프로판 냉매 응축과 동절기 저온 운전처럼 프로젝트마다 달라지는 온도와 압력, 기후조건에 맞춰 대형 설비를 설계한다. 극한의 운전조건에서도 요구 성능을 유지하는 프로젝트 대응력이 강점이다.

독일 켈비온은 공랭식 설비뿐 아니라 판형과 원통다관형 등 다양한 열교환기를 LNG·정유·가스처리·철강·펄프 산업에 공급한다.

인도네시아 LNG 개발사업에서는 탄소포집 시스템에 들어갈 맞춤형 공랭식 열교환기를 2,160만 유로에 수주하며 저탄소 설비 분야의 공급 실적을 확대했다.

미국 SPX는 공랭식 설비와 냉각탑, 증발식 응축기, 하이브리드 냉각설비를 함께 다룬다.

평상시에는 공기로 열을 내보내 물 사용을 줄이고, 외부 기온과 냉각 부하가 높아지면 제한적으로 물을 사용해 성능 저하를 보완한다. 물과 전력, 기온을 함께 계산하는 냉각시스템으로 경쟁 범위를 넓힌 것이다.

디티에스는 AFC와 ACC에 사업 역량을 모은다. LNG·정유·석유화학 플랜트의 공정유체 냉각과 발전소의 증기 응축에 필요한 대형 공랭식 설비를 반복 설계·제작하며 프로젝트별 운전조건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수주는 처리해야 할 열의 양과 팬 전력, 고온에서의 냉각 성능, 압력 손실, 소음·진동을 종합해 결정된다.

염분과 부식성 물질을 견디는 내구성과 제한된 부지에 설비를 배치하는 설계 능력도 중요하다. 디티에스가 제품군을 넓히기보다 AFC와 ACC의 설계·제작 경험을 축적하는 이유다.

사업 영역이 집중된 만큼 실적은 LNG 터미널과 복합화력발전소의 발주 일정에 민감하다.

최종투자 결정이나 착공이 늦어지면 EPC 기업의 기자재 발주부터 납품, 매출 인식까지 차례로 미뤄진다.

기술보다 먼저 움직이는 자금


열교환기 시장의 변화는 제조기업뿐 아니라 성장산업에 자금을 넣는 투자회사에도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었다.

AI 전력 수요와 LNG·복합화력발전 설비 확대 가능성은 2025년 8월 SBI인베스트먼트의 디티에스 투자로 이어졌다.

은행이 담보와 상환능력을 토대로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면 벤처투자사는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고 성장 과정의 위험과 수익을 함께 부담한다.

시장이 예상만큼 커지지 않거나 상장이 늦어지면 투자금 회수도 미뤄진다. 반대로 수주와 매출이 늘고 기업가치가 오르면 기업공개나 지분 매각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이 때문에 투자 대상의 기술만 따로 떼어 보기는 어렵다. 시장이 실제로 열리는지, 수요가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확보한 일감을 정해진 기간 안에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지, 경쟁사가 단기간에 넘기 어려운 설계와 납품 장벽이 있는지를 함께 따진다.

SBI인베스트먼트가 주목한 지점도 열교환기 한 제품보다 실제 수주로 이어지는 발주 구조였다.

해외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생산능력, 수주잔고가 향후 LNG·복합화력발전 설비 투자와 맞물려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판단의 핵심이었다. AFC와 ACC를 함께 설계·제작하는 역량도 서로 다른 발주 조건에 대응할 수 있는 근거로 평가됐다.

디티에스는 AI 자율비행 드론 기업 니어스랩에 이어 올해 SBI인베스트먼트 투자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두 기업의 상장 절차가 구체화되면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높아졌지만 실제 성과는 공모가격과 상장 이후 기업가치, 보유 지분의 매각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중복상장 예외 통과…남은 쟁점은 주주가치


자회사 상장은 성장자금을 따로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회사 주주에게는 핵심 사업의 가치가 밖으로 분리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남긴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심사를 강화한 배경이다.

디티에스도 이 문턱을 거쳤다. 코스닥 상장사 다산네트웍스의 자회사인 만큼 상장이 완료되면 모회사와 자회사가 증시에 함께 거래된다.

한국거래소는 7월 20일 디티에스와 덕산넵코어스의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예외 요건을 강화한 뒤 나온 첫 승인 사례다.

앞서 다산네트웍스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디티에스 상장 안건을 특별결의로 통과시켰다. 찬성률은 의결권 있는 전체 발행주식 기준 46.5%, 실제 의결권 행사 주식 기준 90.3%였다.

상장이 성사되면 디티에스는 설비투자와 해외 수주 대응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다. 반면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자회사의 성장 가치가 다산네트웍스 주가에 얼마나 남을지가 중요해진다.

공모자금의 사용처와 모회사 주주환원, 두 회사 사이의 사업·재무상의 독립성이 상장 이후에도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존 열교환기의 다음 시장은 어디인가


열교환기 업체들의 경쟁은 LNG·정유 플랜트에서 폐열회수발전과 탄소포집, 수소 설비로 넓어지고 있다.

폐열회수발전은 공장과 발전소에서 버려지는 열로 전기를 생산한다.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끓는 유기물질에 폐열을 전달해 증기를 만들고 터빈을 돌린 뒤, 증기를 다시 액체로 식혀 순환시키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폐열을 작동유체로 옮기는 과정과 사용한 증기를 다시 응축하는 과정에 열교환기가 들어간다.

탄소포집 설비에서도 배기가스와 흡수액의 온도를 조절하고, 이산화탄소 압축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내보내야 한다. 수소 플랜트는 생산과 압축, 운송, 저장 단계마다 서로 다른 온도와 압력을 처리해야 한다.

발전소와 산업시설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배관으로 운송해 고갈 유전이나 지하 염수층에 저장하는 구조. 포집액의 가열·냉각과 이산화탄소 압축 과정에서 열교환설비가 사용된다. 자료=미국 의회예산처(CBO)이미지 확대보기
발전소와 산업시설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배관으로 운송해 고갈 유전이나 지하 염수층에 저장하는 구조. 포집액의 가열·냉각과 이산화탄소 압축 과정에서 열교환설비가 사용된다. 자료=미국 의회예산처(CBO)


기존 플랜트에서 열을 옮기고 식혀 온 업체들이 저탄소 에너지 설비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배경이다. 디티에스도 폐열회수발전과 탄소포집, 수소 플랜트를 다음 시장으로 두고 있다.

기존 설계 경험이 출발점은 될 수 있다. 그러나 탄소포집용 흡수액의 부식성과 수소의 누설 위험, 고압·극저온 운전조건은 기존 LNG·정유 설비와 다르다. 소재와 용접기술, 장기 실증, 상업 운전 이력을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

해외 업체들은 이미 탄소포집과 저탄소 LNG 프로젝트에서 상업 수주를 늘리고 있다. 디티에스의 사업 확장도 계획의 크기보다 첫 수주와 실제 운전 성능에서 평가받게 된다.

디티에스의 상장예심 통과는 투자 성과의 마침표보다 시장 검증의 출발점에 가깝다.

1,443억 원의 수주잔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와 현재 수익성의 유지 여부, 폭염 속 공랭식 냉각 성능, 폐열·탄소포집·수소 분야의 상업 수주가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가를 전망이다.

물 부족을 피해 공기를 선택한 열교환기 산업은 이제 더 뜨거워진 공기 속에서 효율을 지켜야 하는 경쟁으로 들어섰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