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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언급 잦은 'LBO' 세 글자... 자극보다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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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언급 잦은 'LBO' 세 글자... 자극보다 신뢰

언론중재위원회. 사진=이지은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언론중재위원회. 사진=이지은 기자


기업 인수·합병(M&A)을 다루는 경제기사에서 'LBO(차입매수)'라는 단어는 독자들에게 상당한 파급력을 갖는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LBO를 언급하는 기사일수록 사실관계와 법률관계에 대한 검증은 더욱 엄격해야 한다.

나인앤컴퍼니가 최근 한 인터넷 경제매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조정을 신청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회사는 보도가 최대주주의 인수금융과 회사의 담보부 대여거래를 하나의 위험 구조로 연결해 회사가 인수금융 위험을 부담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반박은 비교적 명확하다. 최대주주의 인수금융과 회사의 재무구조는 법률적으로 별개의 거래이며, 회사는 해당 차입의 채무자나 보증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여 역시 충분한 담보를 확보한 일반적인 금융거래라는 설명이다. 법무법인의 법률의견서까지 제출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곧 사실로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현재 사안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앞두고 있으며, 보도 내용의 적정성은 양측의 자료와 주장에 대한 검토를 거쳐 판단될 문제다.

다만 이번 사례는 자본시장 보도의 또 다른 과제를 보여준다. 기업 인수 과정에서 인수금융 자체는 국내외 M&A 시장에서 흔히 활용되는 구조다. 그러나 차입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기업이 동일한 위험을 부담하는 것처럼 해석하거나, 반대로 기업의 설명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실제로는 채무의 귀속 주체, 담보 제공 여부, 회사 자금의 사용 구조 등 법률관계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특히 자본시장에서는 기사 제목 한 줄이 투자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극적인 표현은 클릭 수를 높일 수 있지만,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경우 그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반대로 기업 역시 언론 보도에 문제를 제기할 때는 객관적인 자료와 법률적 근거를 통해 시장의 의문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은 단순히 한 기업과 한 언론사 사이의 분쟁을 넘어, 자본시장 보도에서 사실관계와 법률관계를 어디까지 확인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자극적인 해석이 아니라,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