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위기 대응서 지역사회 릴레이까지…9월 진주시 행정 메시지에 선명해진 도시 전략
공공기관 성장축 지키면서 원도심에 행정기능 재배치…도시 균형 회복 시도
10월 축제·해외교류·민선9기 공약 연결…이제는 ‘무엇을 말했나’보다 ‘무엇이 달라지나’
공공기관 성장축 지키면서 원도심에 행정기능 재배치…도시 균형 회복 시도
10월 축제·해외교류·민선9기 공약 연결…이제는 ‘무엇을 말했나’보다 ‘무엇이 달라지나’
이미지 확대보기2026년 9월 진주시의 주요 행정 움직임을 따라가면 서로 다른 현안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모이는 모습이 나타난다.
혁신도시의 기존 기능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붙이고, 원도심에는 행정 기능을 다시 배치하며, 우주항공과 관광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과 연결하려는 흐름이다.
지난 8월 본지가 진주시청 보도자료를 통해 부서별 언론소통의 편차를 짚었다면, 9월에는 한 단계 더 들어갈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보도자료가 몇 건 나왔느냐가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도시의 모습이 반복적으로 제시됐느냐다.
기존의 성장 거점인 혁신도시는 지키고, 상대적으로 기능이 약화된 원도심은 행정과 경제 기능을 통해 다시 연결하며, 우주항공과 관광을 통해 도시의 활동 반경은 외부로 넓히는 방식이다.
■ 혁신도시, ‘지키기’에서 ‘성장축 확대’로
9월 가장 강하게 나타난 메시지는 혁신도시였다.
정부의 공공기관 개편 움직임에 대응해 진주시는 기존 혁신도시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와 공공기관 2차 이전의 기존 혁신도시 집적 등을 요구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특히 9월 21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열린 ‘경남진주혁신도시 완성 세종 결의대회’에는 조규일 시장과 시·도의원, 공공기관 유치위원회 관계자, 시민 등 4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진주 유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기능 분리 재검토, 공공기관 2차 이전의 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 등 3대 현안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촉구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혁신도시를 지켜달라’는 요구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이다.
진주시는 혁신도시를 공공기관 이전의 결과물이 아니라 향후 지역경제를 끌어갈 성장 거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9월 말에는 진주 강소연구개발특구를 ‘우주항공 첨단테크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강소특구에는 현재까지 연구소기업 48개사 설립, 신규 창업 78개, 기술이전 139건, 매출 950억6000만원, 일자리 690명 등의 누적 성과가 집계됐다. 진주시는 이를 바탕으로 기술 발굴부터 창업·기업 성장·투자·글로벌 진출까지 연결하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혁신도시를 둘러싼 9월의 움직임은 기존 기반을 방어하는 것과 새로운 산업을 얹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공공기관을 지키는 것과 우주항공 산업을 키우는 것이 별개의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성장축으로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 새로운 성장축을 키우면서 원도심은 다시 도시 안으로 끌어들였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달 진주시가 도시의 반대편인 원도심에도 행정 기능을 다시 배치했다는 점이다.
진주시는 9월 21일부터 도시재생과와 문화유산과, 일자리경제과 전통시장팀 등 2개 과와 1개 팀을 본성동 청소년수련관 1층으로 이전해 업무를 시작했다. 현장 업무와 주민·상인과의 접점이 많은 부서를 원도심에 배치해 유동인구와 생활인구를 늘리고 상권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 조치는 단순한 사무실 이전으로만 볼 경우 규모가 크지 않다.
그러나 도시 전체의 공간구조라는 관점에서는 의미가 달라진다.
혁신도시를 비롯한 신성장 거점에 행정과 산업 기능이 집중되는 동안 상대적으로 기능이 약화된 원도심에 다시 행정이 들어가는 것은 도시의 성장 방향을 한쪽으로만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진주시 역시 이번 이전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로 설명하고 있으며, 2027년 추가 부서 이전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여기서부터는 실제 성과를 따져봐야 한다.
부서가 이전했다고 해서 원도심에 사람이 돌아오고 상권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향후 유동인구와 생활인구, 빈 점포, 상권 매출, 주변 상인 체감도 등이 실제로 어떻게 변하는지가 행정 이전의 효과를 판단할 기준이 된다.
■ 도시 안의 균형에서 도시 밖의 확장으로…‘글로벌 진주’ 시험대
9월 진주시의 또 다른 특징은 도시의 활동 반경을 바깥으로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산업에서는 우주항공을 중심으로 기술사업화와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까지 지원하는 방향을 제시했고, 관광에서는 10월 축제를 계기로 ‘글로벌 관광 원년’을 내세웠다.
진주시는 9월 23일 10월 3대 가을축제 추진상황을 점검하면서 진주남강유등축제를 글로벌 축제로 키우고 외국인 관광객 1만 명 유치를 목표로 제시했다. 다국어 통합 플랫폼과 외국인 안내소, 통역 인력 등을 마련해 관광객 수용 환경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주항공과 관광은 성격이 전혀 다른 분야처럼 보인다. 그러나 도시 전략이라는 관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진주 안에서 소비하고 끝나는 산업과 관광이 아니라 외부의 자본·기업·관광객·기술을 진주로 끌어들이겠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진주’라는 표현도 단순한 국제교류 확대만으로 볼 필요는 없다. 우주항공 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외국인 관광객 유치, 지역 콘텐츠의 해외 확산을 하나의 외연 확장 전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 113개 공약에 담긴 것은 ‘사업 목록’보다 도시의 방향
9월 14일 확정된 민선9기 공약사업은 이러한 흐름을 장기적인 정책 체계로 묶는 역할을 한다.
진주시는 5대 추진목표와 20개 시민과의 약속, 113개 사업을 확정했다. 전체 사업비는 2조6720억원이며 이 가운데 시비는 1조4686억원이다. 113개 사업 중 100건은 임기 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13건은 임기 이후까지 이어진다.
공약 내용을 보면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응, 원도심 활성화 등 9월에 집중적으로 등장한 현안들이 장기 정책 안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9월의 행정 메시지를 단순히 ‘한 달간 여러 사업이 발표됐다’고 보는 것은 핵심을 놓칠 수 있다.
혁신도시를 성장의 거점으로 지키고, 원도심을 도시 내부의 균형축으로 되살리며, 우주항공과 관광을 통해 도시의 외연을 확장하는 구상이 같은 시기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다만 113개 공약과 2조6720억원이라는 숫자 자체가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는 재원 확보와 사업별 집행률, 일정 준수 여부, 실제 이용자와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까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앞으로 부담해야 할 시비 규모와 연차별 투자계획은 재정 여건과 함께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국 9월의 진주는 성장축을 하나 더 만드는 도시가 아니라, 기존 성장축을 지키면서 도시 내부의 균형을 다시 맞추고 외부로 활동 반경을 넓히려는 도시에 가깝다.
지난 8월의 언론소통 분석이 진주시가 무엇을 얼마나 알리고 있는지를 보여줬다면, 9월의 행정 흐름은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에 답한다.
‘진주는 앞으로 어떤 도시가 되려 하는가.’
현재까지 드러난 답은 비교적 선명하다.
혁신도시는 지키고 키운다.
원도심은 다시 도시의 중심축으로 연결한다.
우주항공과 관광은 세계를 향해 확장한다.
이제부터 확인해야 할 것은 이 세 가지 방향이 얼마나 많은 보도자료를 만들어내느냐가 아니다.
혁신도시에 실제 기업과 일자리가 더해지는지, 원도심에 실제 사람과 소비가 돌아오는지, ‘글로벌 진주’가 실제 관광객과 산업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숫자와 현장에서 확인하는 일이다.
9월 진주시가 보여준 것은 정책의 목록이 아니라 도시의 재편 방향이었다. 이제 그 방향이 실제 도시의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차례다.
이상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ngeco@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