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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쓰레기 '새벽 4시 수거' 전면 재검토...오전 6시로 늦추면 안전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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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쓰레기 '새벽 4시 수거' 전면 재검토...오전 6시로 늦추면 안전해질까

시의회 연구용역 착수…환경미화원 안전관리·수거시간·운행 동선 점검
스웨덴 연구서 오전 4시 교통사고 위험 오전 10~11시보다 5.7배
영천시의회가 지난 7일 생활폐기물 수거체계 개선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영천시의회이미지 확대보기
영천시의회가 지난 7일 생활폐기물 수거체계 개선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영천시의회
경북 영천시의회가 환경미화원의 새벽 쓰레기 수거체계를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 7일 생활폐기물 수거체계 개선 연구용역에 착수해 민간 위탁업체의 운영실태와 작업자 안전관리, 수거 동선 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환경미화원 3명이 숨진 청소차 충돌 사고가 계기가 됐다.
당시 사고는 오전 4시 3분 점멸신호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새벽 근무가 사고 위험을 얼마나 높이는지, 수거시간을 오전 6시 이후로 늦추면 실제로 위험이 줄어드는지가 이번 제도 개선에서 따져볼 문제다.

오전 4시 교통사고 위험 5.7배…해외 연구가 확인한 새벽 운행


새벽 운전의 위험은 해외 교통사고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2001년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Sleep》에 발표한 연구는 고속도로 교통사고 1만344건을 분석했다.

음주 관련 사고를 제외하고 시간대별 교통량을 보정한 결과, 오전 4시 교통사고 위험은 오전 10~11시보다 약 5.7배 높았다. 사망사고의 상대적 위험은 11.4배였다.

스웨덴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오전 4시 사고 상대위험이 오전 10~11시보다 5.7배, 사망사고는 11.4배 높게 나타났다. 사진=국제학술지 《Sleep》(2001)이미지 확대보기
스웨덴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오전 4시 사고 상대위험이 오전 10~11시보다 5.7배, 사망사고는 11.4배 높게 나타났다. 사진=국제학술지 《Sleep》(2001)

오전 4시는 하루 중 교통량이 적은 시간대지만 차량 한 대가 사고에 노출되는 위험은 오히려 높았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새벽 시간대 사고위험 증가가 어둠 자체보다 졸음과 관련이 큰 것으로 해석했다.

인체의 생체리듬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NIOSH)는 오전 2~6시를 하루 중 각성 수준이 가장 크게 떨어지는 시간대로 분류한다.

이 시간에는 생체시계가 수면을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돌발 상황에 대응하는 반응속도도 느려진다.

실제 차량 운전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2015년 미국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PNAS》에 발표한 실험에서는 야간근무자 16명이 밤샘 근무 후 차량을 운전했을 때 6명의 주행에서 모두 11건의 사고 직전 위험 상황이 발생했다.

같은 참가자들이 충분히 잠을 잔 뒤 운전한 실험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연구는 야간근무로 쌓인 피로가 실제 운전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야간근무 후 실제 차량 운전실험 결과. 왼쪽 Near-crash Events(사고 직전 위험 상황)는 운전 시작 45분 이후 위험 상황이 총 11건 발생한 추이를, 오른쪽 Drive survival(운행 지속률)은 운전시간이 길어지면서 지속률이 약 56%까지 떨어진 모습을 보여준다. 빨간선은 야간근무 후, 검은선은 충분한 수면 후 운전 결과다. 사진=국제학술지 《PNAS》(2015)이미지 확대보기
야간근무 후 실제 차량 운전실험 결과. 왼쪽 Near-crash Events(사고 직전 위험 상황)는 운전 시작 45분 이후 위험 상황이 총 11건 발생한 추이를, 오른쪽 Drive survival(운행 지속률)은 운전시간이 길어지면서 지속률이 약 56%까지 떨어진 모습을 보여준다. 빨간선은 야간근무 후, 검은선은 충분한 수면 후 운전 결과다. 사진=국제학술지 《PNAS》(2015)


야간근무의 위험은 여러 직업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2025년 노르웨이 국립직업보건연구소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BMJ Open》에서 야간·교대근무와 안전사고의 관계를 다룬 기존 연구 24편을 종합 분석했다.

야간근무 중 발생한 사고를 주간근무와 비교한 9개 분석 가운데 5개에서 사고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진은 야간근무와 불규칙한 근무시간이 수면과 생체리듬을 교란해 안전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야간·저녁근무와 주간근무의 안전사고 위험을 비교한 연구 결과. 야간근무 관련 9개 분석 중 5개에서 사고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사진=국제학술지 《BMJ Open》(2025)이미지 확대보기
야간·저녁근무와 주간근무의 안전사고 위험을 비교한 연구 결과. 야간근무 관련 9개 분석 중 5개에서 사고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사진=국제학술지 《BMJ Open》(2025)


오전 6시로 늦추면 안전해지나…근무시간과 충돌 원인 구분해야


영천 사고 역시 새벽 시간대 발생했다.

지난 8월 19일 오전 4시 3분 영천시 도동네거리에서 좌회전하던 6t 청소차와 맞은편에서 직진하던 25t 덤프트럭이 충돌해 환경미화원 3명이 숨졌다.

지난 8월 19일 경북 영천시 도동네거리에서 6t 청소차와 25t 덤프트럭이 충돌해 환경미화원 3명이 숨진 사고 현장. 사진=영천시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8월 19일 경북 영천시 도동네거리에서 6t 청소차와 25t 덤프트럭이 충돌해 환경미화원 3명이 숨진 사고 현장. 사진=영천시


사고 당시 교차로는 점멸신호로 운영되고 있었다.

경찰은 초기 조사에서 두 차량 모두 과속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가 발생한 오전 4시는 인체의 생체리듬상 각성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시간대다.
집중력과 반응속도가 저하되는 시기에 운전자가 직접 통행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 점멸신호 교차로를 통과한 것이다.

수거시간을 오전 6시 이후로 늦추면 졸음과 피로에 취약한 새벽 운행을 줄일 수 있다.
도동네거리도 오전 5시부터 정상신호 운영시간에 들어가 차량의 통행이 신호에 따라 조절된다.

오전 6시 이후에는 출근 차량과 보행자가 늘어난다.
수거차량이 교차로를 통과하거나 도로에 정차해 작업하는 과정에서 일반 차량과 이동 경로가 겹칠 수 있다.

수거시간 조정은 야간근무에 따른 피로를 줄이고 운전자의 각성 수준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교차로 신호체계와 차량 운행 경로, 작업 중 정차 위치까지 함께 개선해야 교통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영천시 야간작업 예외 허용…12월 개선안에 무엇 담기나


정부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제16조의3에서 생활폐기물 주간작업과 운전자를 포함한 3인 1조 운영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영천시는 2023년 12월 폐기물 관리 조례 제11조의2에 주간작업 예외 규정을 신설했다.
도시미관 저해와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 주민 보행 및 차량 통행 방해 등이 우려되면 야간작업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영천에서는 새벽 시간대 수거작업이 이뤄져 왔다.

영천시의회가 이번에 시작한 연구용역에는 1380만원이 투입된다.

권기한 대표의원과 하기태·김명희 의원이 참여하는 연구회는 재단법인 한국재정경제연구원과 함께 대행업체 운영실태를 조사하고 현장 실무자 설문·면담을 진행한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수거체계도 비교해 작업자 안전 확보와 수거 동선 최적화, 관리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오는 12월 나올 예정이다. 영천시의회는 이를 내년도 예산 편성과 관련 조례 검토에 활용한다.

새벽 4시 운행이 주간 운행보다 위험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축적돼 있다. 영천에서 발생한 사고를 줄이려면 그 위험을 실제 수거시간과 운행 경로, 교차로 안전대책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중요하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