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0 라이트닝 평균 20일 만에 판매…신차 정가의 50~60% 수준에 수요 몰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포드자동차가 높은 가격과 판매 부진으로 생산을 중단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이 중고차 시장에서는 예상 밖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중고차 가격이 신차 정가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구매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포드 F-150 라이트닝의 중고차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이 수요 회복의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150 라이트닝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차량이 생산된 이후 신차 판매가 중단된 모델이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는 신차 정가의 50~60% 수준에 거래되는 차량들이 구매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고 전기차 도매업체 플러그의 지미 더글러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신차로 판매될 당시에는 가격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기 어려웠지만 중고차 가격이 신차 정가의 50~60%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매력적인 구매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중고 F-150 라이트닝이 판매되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약 20일이다. 이는 미국 전체 중고차 평균 판매기간인 44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F-150 라이트닝의 중고차 가격은 올해 초보다 약 4% 상승해 5만달러(약 6715만원) 수준에 이르렀다.
◇신차 고가 정책에 판매 부진…중고차는 가격 경쟁력 확보
F-150 라이트닝은 포드가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선보인 주력 전기 픽업트럭이었다.
그러나 높은 신차 가격은 판매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포드는 2021년 F-150 라이트닝 프로 모델을 처음 공개하면서 시작가격을 3만9974달러(약 5369만원)로 제시했다.
그러나 약 1년 뒤 기본가격이 6만달러(약 8058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F-150 라이트닝의 출시 첫해 평균 실제 판매가격은 7만9000달러(약 1억610만원)에 달했다.
당시 포드가 고가 트림 판매에 집중하면서 내연기관 F-150보다 평균 판매가격이 약 1만9000달러(약 2552만원) 높았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지난해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서 5만~8만달러에 달하는 고가 전기차들이 충분히 팔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높은 가격에도 포드의 전기차 사업은 상당한 손실을 기록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포드의 2024년 1분기 전기차 사업 손실은 생산 차량 한 대당 10만달러(약 1억3430만원)를 넘는 수준이었다.
다만 이 수치는 전기차 사업 전체 손실을 차량 생산량으로 나눈 것으로 개별 F-150 라이트닝 한 대의 직접 제조원가가 판매가격보다 10만달러 높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신차 시장에서 비싼 가격 때문에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모델이 중고차 시장에서는 낮아진 가격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중고차 딜러도 물량 확보 경쟁…4만달러 구매 사례도
F-150 라이트닝 중고차 수요가 늘면서 판매업체들의 재고 확보 경쟁도 나타나고 있다.
더글러스 CEO에 따르면 중고 F-150 라이트닝의 약 3분의 1은 통상 해당 차량을 포드 판매망에 넘겼을 다른 브랜드의 자동차 판매업체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고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들 업체가 직접 차량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체이스 노리스는 약 4만달러(약 5372만원)에 중고 F-150 라이트닝을 구매했다. 그는 이전에 사용하던 내연기관 F-150보다 성능과 사용 경험이 크게 개선됐다며 구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중고 전기차 판매업체 EV그룹의 알렉스 로런스 공동창업자 겸 CEO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되는 F-150 라이트닝 중고차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로런스 CEO는 많은 구매자가 평일 출퇴근 비용을 줄이기 위한 두 번째 트럭으로 라이트닝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F-150 라이트닝은 기존 내연기관 F-150과 외관이 거의 같지만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가속 성능과 배기가스 배출이 없다는 장점을 갖췄다.
일렉트렉은 신차 시절에는 이러한 장점이 높은 가격을 상쇄하지 못했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으로 구매 매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포드, 내년 3만달러 미만 신형 전기 픽업트럭 출시
포드는 F-150 라이트닝의 판매 부진을 경험한 뒤 저가형 전기 픽업트럭을 통해 시장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새로운 전기 픽업트럭 '패덤(Fathom)'은 포드의 차세대 범용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포드에 따르면 패덤의 기본형 모델 가격은 2만8350달러(약 3807만원)부터 시작한다.
배송비 1595달러(약 214만원)를 포함해도 시작가격은 3만달러(약 4029만원)를 밑돈다.
이는 F-150 라이트닝의 신차 판매 당시 가격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포드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기존 전기차보다 효율성과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패덤은 토요타 RAV4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하며 애플 지도가 차량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직접 통합되는 첫 모델이 될 예정이다.
또 북미충전표준(NACS) 충전단자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여름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충전 중인 시험차량들이 포착되기도 했다.
포드는 패덤 출시 첫해 약 1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팔리 CEO는 2026년 오토모티브뉴스 콘퍼런스에서 정해진 비용과 일정에 맞춰 대규모 생산을 시작하는 일이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포드 관계자는 일렉트렉에 패덤의 2027년 출시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확인했다.
다만 포드는 아직 패덤의 배터리 용량과 견인 능력, 주행거리 등 주요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렉트렉은 F-150 라이트닝의 중고차 판매 증가가 적절한 가격대에서는 전기 픽업트럭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신차 시절 6만~7만달러에 판매되던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서 약 4만달러에 거래되면서 구매 수요가 늘어난 사례는 포드의 차세대 저가 전기 픽업트럭 전략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