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획취재 ①] 봉화 'K-베트남 밸리' 예산 3476억…군비 1701억 부담 논란

글로벌이코노믹

[기획취재 ①] 봉화 'K-베트남 밸리' 예산 3476억…군비 1701억 부담 논란

기존 투자액 1127억원 포함…신규·연계사업 재원 구분 필요
군비가 국비+도비 보다 많아…지방교부세 의존 재정에 부담
사업 폐지 국민동의청원 3만2000명 참여…투자 우선순위 쟁점
경북 봉화군이 총사업비 3476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K-베트남 밸리특구' 조감도. 전체 사업비의 48.9%인 1701억원을 군비로 부담하는 계획을 두고 재정 투입의 적절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봉화군이미지 확대보기
경북 봉화군이 총사업비 3476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K-베트남 밸리특구' 조감도. 전체 사업비의 48.9%인 1701억원을 군비로 부담하는 계획을 두고 재정 투입의 적절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봉화군
경북 봉화군이 추진하는 3476억원 규모의 'K-베트남 밸리특구' 사업에서 군비 부담액이 1701억원에 달하면서 재정 투입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업 폐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도 지난 29일 기준 약 3만2000명이 참여했다.

전체 사업비에는 이미 투자된 1127억원이 포함돼 있다.
신규 개발사업과 기존 연계사업을 하나의 특구로 묶은 구조여서 향후 추가 투자액과 봉화군이 실제 부담해야 할 예산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봉화군은 베트남과의 역사적 인연을 활용해 국제교류형 관광거점을 조성하고 관광객과 체류인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규모 재정 투자가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놓고 사업의 경제성과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한 검증 요구가 커지고 있다.

3476억원 투입…기존 사업 포함 8개 특화사업 추진


K-베트남 밸리특구는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 일원 87만7372㎡를 대상으로 추진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8월 6일 제60차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를 열고 해당 지역을 신규 특구로 지정했다.

사업의 출발점은 고려시대 베트남 리 왕조의 왕자 이용상이 한반도로 건너온 역사적 인연이다.
봉화에 정착한 후손들의 화산 이씨 집성촌과 충효당 등 관련 문화유산을 관광과 국제교류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구 지정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다.
핵심 사업인 K-베트남 밸리에는 베트남문화원과 한·베 역사문화체험관, 문화거리, 숙박·체험시설, 이주단지 등이 계획돼 있다.

여기에 창평저수지 주변 관광개발과 다덕약수관광지, 정자문화생활관, 임대형 스마트팜, 백두대간 힐링 펫빌리지, 목재문화체험장, 문수골 가재마을 등 7개 사업이 연계된다.
관광과 체류시설에 농업·휴양 기능을 결합해 방문객의 지역 내 소비를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사업비 3476억원 가운데 1127억원은 이미 투자된 금액이다.
봉화군은 신규 사업을 중심으로 기존 조성사업과 연계사업을 특구에 포함해 전체 투자계획을 구성했다.

이에 따라 전체 사업비를 앞으로 새로 투입해야 할 금액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기존 집행액을 제외한 잔여 투자규모와 사업별 재원 확보 상황을 구분해야 향후 재정 부담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군비 1701억원…지방교부세 의존 재정에 부담


전체 재원은 국비 1051억원, 경북도비 277억원, 봉화군비 1701억원, 민간투자 447억원으로 구성된다.

군비가 전체 사업비의 48.9%를 차지하며 국비와 도비를 합친 1328억원보다 373억원 많다.
봉화군의 재정 여건을 살펴보면 대규모 군비 투자가 갖는 부담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봉화군의 2026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은 총 6340억원이다.
세입 가운데 지방세는 약 235억원, 세외수입은 약 177억원인 반면 지방교부세는 3058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48.2%를 차지한다.

자체적으로 거둬들이는 세입보다 중앙정부에서 이전받는 재원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다.
이러한 여건에서 장기간 추진되는 대형 투자사업의 군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따라 다른 사업의 예산 편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직접 인터뷰에 응한 한 지방재정 전문가는 "기초지자체가 자체 재원 확충 대책 없이 단일 특구 사업에 수천억 원대 예산을 분할 투입할 경우, 지자체의 필수 사업이나 다른 긴급 예산 집행에 심각한 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재정 부담을 판단하려면 군비 1701억원 가운데 이미 집행된 금액과 앞으로 확보해야 할 금액을 구분해야 한다.
연도별 투자계획에 따른 군비 지출이 다른 필수사업과 어느 정도 중복되는지도 검토할 부분이다.

민간투자 447억원의 확보 여부도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투자계획에 반영된 금액이 실제 계약과 집행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사업별 재원 조달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특구 지정으로 출입국관리와 토지이용, 국·공유재산, 주택공급 등에 관한 10건의 규제특례가 적용된다.
관련 인허가와 사업 추진의 제도적 제약을 완화하는 조치지만, 규제특례만으로 사업비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 폐지 청원 확산…재정 투입 우선순위 논란


대규모 투자계획을 둘러싼 반대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 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공개된 '봉화 K-베트남 밸리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 및 관련 사업 폐지에 관한 청원'은 오는 31일 동의 기간이 종료된다.

청원인은 막대한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경제성과 재정 부담을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 일자리와 주거, 의료·교통 등 주민 생활에 필요한 분야와 비교해 예산 투입의 우선순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봉화군이 직면한 인구 감소와 정주 여건 개선 문제와도 연결된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설 투자와 기존 주민의 생활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재정 지출 사이에서 어떤 사업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가 쟁점이다.

봉화군은 한·베트남 교류의 역사적 자산을 관광산업과 연결해 새로운 방문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관광객과 국내 거주 베트남인의 방문을 확대하고 숙박업소와 음식점, 농특산물 판매 등으로 소비를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광객 유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판단하려면 방문객 규모뿐 아니라 체류 기간과 소비액, 지역업체 참여율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관광시설 조성에 투입되는 재정과 실제 지역에 남는 경제적 이익을 비교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현재 사업계획에서 우선 확인해야 할 부분은 기존 투자액 1127억원의 세부 집행 내역과 향후 군비 확보계획이다.
8개 특화사업별 투자 일정과 국비·도비 확보 상황, 민간투자 진행 정도가 함께 제시돼야 전체 사업의 재정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봉화군이 부담하기로 한 1701억원 가운데 앞으로 추가로 확보해야 할 금액은 얼마인지, 재정 투입에 따라 다른 사업의 예산 조정이 필요한지가 사업 경제성 검증의 출발점이다.

지방소멸 대응이라는 정책 목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사업 추진 단계부터 재정 집행과 투자 효과를 구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심현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mhb744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