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은 상하이시 최고 당위원회 서기였던 지난 2007년, 흐지부지되던 상하이 디즈니랜드 건설 사업을 다시 궤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오는 6월 16일 개장한다. 아시아에서 도쿄, 홍콩에 이은 세 번째다. 중국에서 보기 드물게 미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디즈니랜드 측에서도 중국에 양보한 부분이 꽤 많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테마파크에는 ‘신데렐라 성’ 외에도 상하이의 전통 건축 양식인 ‘석고문’(石庫門, 스쿠먼) 방식으로 지은 건물이나 중국 전통 연극, 기예 등 다른 디즈니랜드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중국’적인 요소들이 대거 가미됐다. 미중 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연출인 셈이다. 총 공사비는 약 55억 달러(약 6조7886억원)가 투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장권은 판매 개시 5분 만에 개장 당일 입장권이 매진됐고 암표 가격은 8배 이상 치솟기도 했다.
중국의 경제계는 디즈니랜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올라 있다. 하이퉁 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하이 디즈니랜드 입장객 수를 1500만 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3000만 명이 방문하는 도쿄 디즈니랜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입장객의 90%가 내국인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숙박과 주변 관광지를 포함한 상하이의 연간 소매 매출액이 약 4%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디즈니랜드 주변의 부동산 시세도 급등하고 있다. 신화망에 따르면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입지해 있는 푸동신취 촨사지구의 주택가격은 지난 5년 새 5배로 뛰어올랐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호텔이 대거 건설되고 있고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을 확장하는 제3터미널 건설도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해외 제조업 유치, 수출 확대로 구축해온 성장 경제가 신창타이(新常態, 뉴노멀)라 불리는 저성장 경제로 방향을 전환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것, 바로 ‘개인 소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중국인들의 개인 소비를 이끌어내는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노리고 있는 중산층 가족의 소비 패턴이 주변 부동산 개발과 항공, 철도, 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 건설에도 파급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시 주석도 디즈니랜드의 가치에 대해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은 지난해 ‘월트디즈니 상표권 보호’에 초점을 맞춘 감시 팀을 발족시켰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렇게까지 외국 기업에 대해 신경을 쓴 전례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조치가 남중국해와 인권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중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매우 이례적인 것라는 게 이 신문의 설명이다.
미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 교수는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장에 대해 “미국적 가치관과 서양 문화를 품고 있는 디즈니랜드를 수천만 명의 중국인들이 체험하게 된다”면서 미국 입장에서 보면 ‘소프트파워’의 승리라는 의견을 내놨다. 소프트파워는 군사력과 경제력 등 강경 모드를 가져오는 ‘하드파워’와 대치되는 개념이다.
실제 자유민주주의와는 가치관이 다른 공산주의 체제 국가에서 디즈니랜드가 개장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향방이 향후 미중 관계와 중국의 사회문화를 점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조은주 기자 ej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