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코로나19 감염자 있으면 모두가 '세균' 취급하며 따돌려

지금까지 일본인들을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로 알고 있던 외국인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적지 않게 놀라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13일 도쿄신문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여대 부속고교의 학생들은 요즘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등교하고 있다. 이 대학 70대 교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속고교 학생들이 거리나 상점 등에서 ‘코로나19 세균’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한 또 다른 사례는 일본이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이지메(자기보다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을 육체적·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 현상이 얼마나 심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에히메현 니하마시의 한 초등학교는 아버지가 장거리 트럭기사인 두 가정 학생 3명에 대해 지난 8일 열린 입학식·개학식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했다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NHK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발표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8일 일본에서 58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712명)를 포함한 누적 확진자는 1만1145명으로 이미 한국을 추월한 상황이다.
이처럼 일본의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빠른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뒷북 대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일본인 특유의 이지매 현상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은 현재 의료체계마저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다 감염자들이 주위 사람들의 괴롭힘과 따돌림이 두려워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숨기기 때문에 방역 당국의 추적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일본에 ‘숨은 전파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 '숨은 전파자'들이 또 다른 '숨은 전파자'를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은 한층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