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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증권법 규제 전면 철폐" SEC 앳킨스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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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증권법 규제 전면 철폐" SEC 앳킨스 위원장

SEC 가상화폐 분류 개편 "증권 →상품"... 크립토 프로젝트. 뉴욕증시 "비트코인 이더리음 리플 ETF 환호"
SEC 엣킨스 위원장/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SEC 엣킨스 위원장/사진=로이터
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31일(현지시간) "대부분의 가상화폐 자산은 증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가상화폐를 증권을 간주하고 증권에 요구되어온 공시 의무 위반 규제등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가상화폐의 '증권성' 여부는 시장에서 제기된 큰 논란 중 하나였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개리 겐슬러 전 위원장의 SEC는 가상화폐를 '증권'으로 보고 증권법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규제했고, 업계는 이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둘러싸고 SEC와 가상화폐 시가총액 3위인 엑스알피(리플) 간 소송이 진행 중이다.

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앳킨스 위원장은 워싱턴DC에 있는 '친(親)트럼프 싱크탱크'인 아메리카퍼스트정책연구소에서 새로운 가상화폐 정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한 '프로젝트 크립토' 출범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프로젝트 크립토'에 대해 전날 백악관 대통령 직속 실무 그룹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SEC 전 부처가 참여하는 규제 현대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앳킨스는 이를 "미국 금융시장이 온체인(on-chain)으로 나아가기 위한 증권 규정 현대화 계획"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소식에 뉴욕증시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음 리플 등이 요동치고 있다. "

앳킨스 위원장은 "SEC가 과거에 뭐라고 했든, 가상화폐 대부분은 증권이 아니다"라면서 "코인이 증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폭넓은 공시 및 면제 규정에 대한 제안서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앳킨스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대다수 가상화폐는 증권"이라며 규제를 해 온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SEC 방침을 뒤집는 것이다. 그는 SEC가 증권 여부를 판단할 때 적용하는 기준인 '하위(Howey) 테스트' 적용의 혼란으로 "많은 혁신가가 모든 가상화폐 자산을 증권으로 간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2023년 7월 뉴욕지방법원은 "엑스알피가 기관 투자자들에게 판매될 때만 증권법 적용 대상이 되고, 일반 대중에게는 증권이 아니다"라고 판결한 바 있다.그러나 SEC 항소로 소송은 상급법원으로 넘어갔고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친가상화폐 정책으로 양측이 항소를 취하하는 선에서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앳킨스 위원장은 "의회가 여전히 가상화폐 증권의 법적 정의를 마련 중이지만 (가상화폐) 자산이 증권인지, 투자계약에 해당하는지를 시장 참여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SEC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미국 내 '디지털 자산의 황금시대'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며 "이전 정부의 '집행 위주의 규제' 등으로 해외로 떠난 가상화폐 기업들을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약세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의 호실적에 강세로 출발했던 주요 주가지수는 MS의 시가총액이 장 중 4조달러를 넘어서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분을 대거 토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제약사에 의약품 가격을 낮추도록 압박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위험 회피 심리는 더 강해져 주가지수는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0.30포인트(0.74%) 떨어진 44,130.98에 거래를 마감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51포인트(0.37%) 밀린 6,339.39, 나스닥종합지수는 7.23포인트(0.03%) 내린 21,122.45에 장을 마쳤다. MS와 메타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되려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MS는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장 중 시가총액이 4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달 초 엔비디아가 전 세계 기업 중 사상 최초로 4조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두 번째로 4조달러 클럽에 진입한 것이다.MS는 장 중 오름폭을 8.22%까지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총 4조달러 선을 돌파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MS는 3.93%의 상승률로 마감했다.

메타는 11.25% 급등했다. 마찬가지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연간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향 조정한 점이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AI 관련 설비 투자를 충분히 진행하면서도 영업이익률이 예상치를 웃돈 점에 시장은 환호한 것이다. MS와 메타의 강세에도 시장은 전반적으로 내려앉았다.두 회사를 제외한 AI 및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실적 악화를 보고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 넘게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1개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반도체 설계 기업 Arm은 13.44% 급락하며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지 못한 데다 매출 전망치마저 시장 예상치와 거의 차이가 없어 실망감을 준 것이다.Arm의 급락세에 AMD와 ASML, 퀄컴 등 주요 AI 및 반도체 기업도 모두 하락했다.

게다가 트럼프가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 17곳에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라는 서한을 보내면서 투자심리는 더 위축됐다.장 마감 후 빅테크 중 애플과 아마존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애플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940억4천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2% 증가한 1.57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아마존은 2분기 매출이 1천677억달러, EPS는 1.68달러로 발표했다. 마찬가지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는 이날 상장 직후 주가가 불을 뿜었다. 공모가 33달러에 상장한 피그마는 115.50달러에 장을 마쳤다. 디자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대감이 매수 심리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는 멕시코에 대한 상호관세 25%를 90일 동안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8월 1일부터 멕시코에 부과하는 관세가 30%로 올라갈 예정이었으나 이를 90일간 유예하는 것이다.미국 가계의 소비는 6월 들어 반등한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도 강해졌다.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6월 기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지난 5월의 0.2% 상승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한 전 품목 PCE 가격지수도 6월에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5월 상승률 0.2%를 웃돌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39%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엔 46.7%였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1.24포인트(8.01%) 오른 16.72를 기록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