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주목되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의 경우 TSMC에 대한 옵션이라기 보다는 대만과의 정치적 군사적 출돌 가능성으로 거론된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점령한다면 당연히 TSMC에 대한 통제권도 가져가게 된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침략이 성공하더라도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큰 위험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대만에서 공장을 이전하도록 TSMC에 압력을 가하는 등 TSMC와의 결속을 강화하는 중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TSMC도 미국의 요청에 화답해 미국에 대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 최소한 7나노미터급 공정 이상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공장이라고 한다. 인텔 및 글로벌 파운드리와 같은 미국계 기업의 역량은 TSMC와의 비즈니스 협력을 강화하는 기초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 정부도 일본에 공장을 짓기 위해 TSMC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기술 주권과 전략적 자율성을 내세워 EU 내에 첨단 팹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가치 사슬의 연결고리들 중에서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의 경제 통합의 필요성에 정치적, 경제적 위험의 범위를 종속시키는 것을 여러 차례 선택했다. 이러한 국가들에게 TSMC와 다른 대만 기업들은 역내 경제에서 강화되고 있는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공급망과 연계되어 있다.
중국에게나 미국에게 한국의 삼성전자는 TSMC의 유일한 경쟁사로 중요하다. TSMC의 대안으로서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대만에게 어려운 현실은 비록 중국과의 분리가 계속된다 하더라도, 중국은 다른 나라들에게 더 중요한 경제 및 안보 행위자로 남으리라는 것이다. 전 세계 각국 정부는 공급처를 다양화하고 현지 제조 역량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핵심 기술의 가치사슬에서 나타나는 리스크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