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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백신 외교전에 중국·인도 영향력 확대…혈투 펼치는 유럽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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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백신 외교전에 중국·인도 영향력 확대…혈투 펼치는 유럽과 대비

중국 제약사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진=china daily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제약사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진=china daily
세계 최대 백신 제조회사인 인도 세룸 인스티튜트(SII) 사진 = 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백신 제조회사인 인도 세룸 인스티튜트(SII) 사진 = 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의 백신 노력 속에 중국과 인도의 영향력이 증대하고 있다.

두 나라는 백신을 개발해 생산하거나 위탁생산하며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해 유럽연합(EU)이 회원국에서 생산되는 물량 수출을 막는 조처까지 내놓으며 대응하는 것과 비교된다.

미국 CNBC방송은 28일(현지시간) 부자나라들이 백신물량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세계적 차원에서 코로나19 사태 대응이 어려운 가운데 중국과 인도가 오히려 일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인도는 백신을 개발하거나 생산하는 나라들로, 자국에서 생산된 백신을 이웃나라와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공급하면서 외교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인도는 이미 네팔에 100만회분, 방글라데시에 200만회분, 부탄에 15만회분, 몰디브에 10만회분, 미얀마에 150만회분, 브라질에 2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했다.

인도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의 사용을 승인해 세계 최대의 백신생산회사인 세룸 인스터튜트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 자체 생산한 코백신(Covaxin)의 사용도 승인해 생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등이 영향력을 키우고, 개도국과 관계를 증진시키면서 미국이나 유럽의 입지가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라시아그룹의 남아시아 분석가인 아크힐 베리는 “인도는 우방국의 지지를 얻는 ‘소프트 파워’로 백신 외교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국 내의 코로나19 사태에 적극 대응하면서 경제 회복세에 올라탄 중국은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을 동남아와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공급분을 늘리면서 그동안 소원해진 이 지역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중국 전문가인 앨리슨 셜록은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의 정치 및 경제적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며 “하지만 이제 중국은 백신 외교로 남중국해 문제로 꼬인 관계였던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베트남 등과 관계 회복을 노려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인도 정부는 백신 외교전이라는 개념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코로나19를 극복해야 한다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백신을 공급하거나 수출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글로벌 영향력을 제고시키려는 게 양국 정부의 솔직한 속내라고 CNBC는 분석했다.

중국과 인도의 백신 공급 역할에 대해서는 미국 등을 제외하면 국제사회에서도 반길 수 있는 대목이다.

백신 확보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이로 인한 불행한 사태에 대해서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지적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개막한 제148회 WHO 이사회에서 부자 나라의 백신 사재기가 코로나19 사태 연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최소 49개 고소득 국가에서 3900만회분 이상의 백신이 투여됐는데, 저소득 국가 한 곳은 25회분만 확보했다”고 비판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