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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슨 모빌 주가 반토막 수준인데...골드만삭스 등 '매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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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슨 모빌 주가 반토막 수준인데...골드만삭스 등 '매수' 추천

글로벌 석유업체 엑슨모빌은 2020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석유업체 엑슨모빌은 2020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로이터
골드만삭스 등 미국 투자기관들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사상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미국 최대 석유기업 엑슨모빌에 매수의견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일(현지시간) CNBC는 세계 석유 수요가 급감하고 원유 재고 평가액이 급감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엑슨 모빌의 전망은 더 악화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일 발표된 실적발표에서 엑슨 모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65억달러로 시장 전망치와 비슷했지만 200억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4분기 연속 적자다. 4분기에만 193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상각 처리했다. 다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 순이익은 0.03달러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0.01달러 웃돌았다. 그 영향으로 엑슨모빌은 이달 들어 3거래일 만에 5.75% 올랐다.

대런 우즈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작년은 엑슨모빌이 경험했던 시장 상황 중 가장 힘들었던 해였다"고 말했다.

엑슨모빌은 미국 제조업의 대표 주자였고 한때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IT·바이오 등에 밀려 고전해왔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2014년 중반에는 시총이 4460억달러에 달했지만 2일 기준 시총은 1929억달러다. 지난해에는 92년 만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최근 몇 주 동안 JP모건,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모두 엑슨 모빌에 대해 잇따라 매수 의견을 냈다.

에너지 투자에 대한 긍정 전망이 나오는 건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되고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수요도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석유 수급이 점차 타이트해지면서 유가가 반등하고 있고,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전망도 개선되면서 엑슨 모빌이 높은 배당금을 유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런 상황은 엑슨모빌의 모든 사업부가 과거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미 주요 투자회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와 펀드매니저, 전문 기고자 등 100여명 중 35명이 테슬라와 아마존, 애플, 엑슨모빌, 비트코인 중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을 유망한 투자처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날 엑슨모빌 주가는 뉴욕 정규 주식시장에서 3.37% 상승한 49.95달러로 마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영리단체 국제환경법센터의 캐롤 머핏 최고책임자는 CNBC 인터뷰에서 "엑슨 모빌의 전망이 좋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생각한다"면서 "배당금을 계속 지급하겠다는 약속이 투자자들을 장기간 유치하기에 충분한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머핏 책임자는 "많은 분석가들은 엑슨 모빌이 배당이 전부이기 때문에 배당에만 주목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배당이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은 시기가 언제 올지에 대한 것"라고 설명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레이먼드 제임스의 분석가들은 엑슨 모빌이 조만간 다소 많은 배당금을 삭감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현재 주주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은 7.3%로 S&P 500 기업 중에서 6번째로 크다.

엑슨 모빌은 악화된 경영 실적에도 불구하고 4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37억달러 규모의 배당을 예정대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고전한 엑슨 모빌은 1만4천개 일자리를 감축하는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엑슨모빌이 현재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해선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49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브렌트유는 이날 50센트(0.85%) 상승해 배럴당 59.34달러로 체결됐다. 주간으로 6% 상승해 배럴당 60달러를 목전에 뒀다.

비영리단체 에너지경제금융분석연구소의 에너지금융 분석가인 클라크 윌리엄스 데리는 CNBC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엑슨의 저조한 실적은 앞으로 중간 단계로 다시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앞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석유와 가스 산업의 장기 위험요소는 새로운 기술, 사회, 정치 분야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리 분석가는 "기후 정책, 재생 에너지, 효율성 및 플라스틱 재활용은 화석 연료를 조금씩 흡수할 가능성이 높은 과제 중 하나"라면서 "에너지 회사들이 전통 사업 모델을 고집해 재정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