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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앞둔 남편이 비트코인에 재산 숨겼다면 어떻게 찾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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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앞둔 남편이 비트코인에 재산 숨겼다면 어떻게 찾지?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로이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이 미국의 이혼 풍경마저 바꾸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부 배우자들이 이혼 합의 과정에 자신의 재산을 숨기기 위해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암호화폐가 마약 거래나 불법자금 세탁 등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1일(현지 시각) 이혼자들이 돈을 숨기기 위해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있다며 전문가가 찾아내는 방법에 대해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암호화폐 투자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며 일부 배우자는 이혼 합의 과정에서 재산 추적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 디지털 자산에 돈을 숨기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암호화폐가 주류 투자처로 주목을 받으면서 2000만 명 이상이 비트코인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급성장한 암호화폐 시장이 이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재산 은닉처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욕 롱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이혼전문 변호사 산드라 라드나는 “최근의 일이지만 이혼 과정에서 가상자산이 재산분할에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라드나 변호사는 “배우자가 암호화폐에 재산을 숨겼다면 찾기 쉽지 않다”며 “가정 먼저 할 일은 ”배우자가 암호화폐에 투자 했는지 밝혀내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런 다음 의심이 생기면 그것을 추적하라는 것이다.

그는 배우자가 갑자기 고정 수입보다 많은 돈을 벌거나, 값비싼 차를 사는 등 평소와 다르게 씀씀이가 커지면 암호화폐 투자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 거래소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은행 거래명세서 이체 내역 등을 통해서도 암호화폐 투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과거 세금 보고서에도 암호화폐 수입 기록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라드나 변호사는 그렇다고 암호화폐를 추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특히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주류 가상화폐보다 모네로, 대쉬, 지캐쉬 등 이른바 ‘다크코인’에 재산을 숨겼다면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더구나 암호화폐 거래소가 외국에 있다면 투자 기록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앞서 CNBC는 이혼할 때 비트코인 재산분할 문제로 미국 사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장치가 거의 없기 때문에 배우자가 암호화폐에 투자했다면 재산분할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