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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병목현상 부작용…과다 주문으로 인한 공급초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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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병목현상 부작용…과다 주문으로 인한 공급초과 우려

롱비치 항구에 적체된 컨테이너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롱비치 항구에 적체된 컨테이너들.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부터의 경제 회복과 소비의 급증은 공급망 병목 현상을 심화시켰다. 공급망은 세계 경제 전반에 걸쳐 대혼란을 야기했다. 여전히 로스엔젤레스와 롱비치 항구에서는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수십 척의 선박이 하역을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에게 공급망 해결에 공동 대처하자고 호소까지 했다.

그런데 이 같은 공급망 혼란의 와중에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병목이 해소된 다음을 예상한 우려다.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ARK인베스트의 캐시 우드가 돌맹이를 던졌다.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이 실제 필요한 이상으로 이중 및 삼중 주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

항구에서 하역을 기다리는 산더미 같은 컨테이너가 경고의 신호라는 지적이다.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되고 수요가 살아나면서 기업들은 재고 부족, 생산 부족으로 발목을 잡혔다. 공급망 병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기업들이 부족한 원자재 조달을 위해 필요한 양의 몇 배로 주문했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의 경영진들에게 이중 주문에 대한 질문을 퍼붓고 있다고 전문 매체 쿼츠가 보도했다. 반도체 제조업체 실트로닉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토프 폰 플로토는 “반도체 칩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함에 따라 기업들이 실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주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동차 부품업체 알트라인더스트리얼모션은 "주문량이 두 배, 세 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용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NXP반도체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졌다고 한다.

일부 주요 부품의 부족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무역회사인 서스퀘한나파이낸셜의 조사를 인용, 지난 10월 반도체 리드 타임이 약 9개월 만에 가장 적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리드 타임은 물품의 발주로부터 납입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기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 만큼 생산 공급에 여유가 생긴다는 의미다. 적게 증가했다는 것 역시 주문 증가세가 주춤해졌다는 뜻이다.

물론 공급망 혼란은 여전하다. 병목 현상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됐고, 많은 기업들이 공급망 완화 조짐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과잉 공급 우려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공급망 병목이 해소될 조짐이 여러 곳에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정점을 지났다는 얘기다. 기업들도 이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많은 기업 경영자들이 최근 실적 발표에서 과잉 주문을 피해야 한고 주장했다.

언제 공급 부족 사태가 역전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물류 관리회사인 플랫폼사이언스의 존 케네디 설립자는 “재고 급증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류회사 프롤로지스가 주최한 컨퍼런스 콜에서 "과잉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혼란 후에 항상 과잉 고급이 뒤따랐다는 것이다.

캐시 우드는 “연휴 기간이 지나면 시자은 과잉 공급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가격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디플레이션으로 반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