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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슈미르 건드렸다가…인도서 '현대차 보이콧'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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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슈미르 건드렸다가…인도서 '현대차 보이콧' 확산

현대차 파키스탄법인이 카슈미르 문제를 SNS에 언급해 논란

현대차가 인도에서 카슈미르 이슈로 인터넷상에서 보이콧에 직면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가 인도에서 카슈미르 이슈로 인터넷상에서 보이콧에 직면했다.

현대자동차 파키스탄 법인이 이웃한 인도와 민감한 이슈인 ‘카슈미르’ 문제를 소셜미디어에 언급하면서 인도에서 ‘현대차#보이콧’ 캠페인이 등장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인도 매체들은 6일(현지시간) 현대차 파키스탄 법인이 트위터에 올린 글로 인해 인도에서 인터넷 상으로 현대차에 대한 보이콧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인도는 현대 브랜드의 제2의 본고장이고 무신경한 의사소통에 대한 무관용 정책도 그런 것 중 하나다’라면서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5일 현대차 파키스탄이 트위터로 "카슈미르 형제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자유를 위한 투쟁을 계속하는 동안 지지하자"는 글을 올리면서다. 이날은 파키스탄이 인도의 카슈미르 분리주의자들을 위한 연대로 기억하는 날(#KashmirSolidarityDay)이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지만, 인도 트위터 이용자들은 해당 게시물의 스크린샷을 트위터에 올리며 현대차 인디아(HMIL)에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 제품에 대한 보이콧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100% 소유한 자회사다. 파키스탄에서 제품 라인의 제조, 마케팅 및 유통을 위해 현대 파키스탄(현대 니삿)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3057㎞의 국경을 마주한 두 나라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카슈미르 이슈로 세 차례 전쟁을 치렀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19년에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파키스탄 반군의 자살폭탄 테러로 인해 양국이 전투기로 교전을 벌이고 지상군이 박격포 공격을 주고받았을 정도다.

인도(힌두교)와 파키스탄(이슬람교)이 종교에 따라 쪼개지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첫 격돌은 1947년 영국이 철수하고 두 나라로 분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카슈미르를 놓고 벌어졌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 중국의 경계에 있는 산악지대로 22만㎢로 한반도와 비슷한 면적이다. 1949년 유엔의 중재로 1차 전은 휴전했지만, 카슈미르는 파키스탄령과 인도령으로 분단됐다.

1949년 정한 휴전선은 1972년 인도와 파키스탄 간 ‘심라협정’에 따라 정전 통제선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카슈미르의 오랜 갈등은 두 나라의 핵무기 개발 경쟁으로 이어졌다. 인도가 1974년 핵실험을 단행하며 핵보유국이 되자 파키스탄도 1998년 핵보유국 선언을 했다.

인도, 파키스탄 어느 쪽도 전략적 요충지인 카슈미르를 포기할 수는 없다. 인도로선 카슈미르 전체를 지배하면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과의 접경 지대로 향하는 문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파키스탄이 카슈미르를 차지하면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가 가능해진다. 히말라야 티베트에서 발원한 인더스강은 인도령 카슈미르를 거쳐 파키스탄으로 흐른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에 법인을 둔 현대차가 민감한 이슈를 잘못 건드려 양국에서 곤란한 상황을 빚고 있다.


남호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h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