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제 금융 결제망 배제되면 수출 대금 받기 어려워져

안나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가 SWIFT에서 배제할 때 발생할 부수적 피해를 어떻게 줄일지 긴급하게 작업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필요한 것은 SWIFT 제한의 목적과 기능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이 그동안 러시아를 국제 결제 수단에서 배제하는 데 주저했으나 이제 합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지난 25일까지도 러시아를 SWIFT에서 배제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었다.
SWIFT는 1만 1,000개가 넘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안전하게 메시지와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전산망이다. 러시아가 여기서 배제되면 러시아는 수출대금을 받지 못하게 돼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꼽힌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를 SWIFT에서 배제하면 세계 금융시장에 혼란이 오고, 그 피해가 유럽 국가들에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유럽연합(EU) 소속 27개 회원국은 EU 차원에서 러시아를 SWIFT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독일과 함께 이탈리아, 사이프러스, 헝가리를 비롯한 EU 국가들이 속속 찬성 대열에 가담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에 노출된 대출은 프랑스 은행들이 242억 달러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이어 오스트리아 은행들이 172억 달러이다. 미국은 160억 달러, 일본 96억 달러, 독일 88억 달러 순으로 러시아 대출에 노출돼 있다.
모든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차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동영상 연설을 통해 “우리 외교관들은 모든 유럽 국가가 러시아를 SWIFT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애써왔으며 이제 승리를 거뒀다”면서 “이는 러시아에 엄청난 손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