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국가와 러시아 간 에너지 거래 간여 러시아 은행은 예외 인정

그러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SWIFT 배제 대상을 러시아의 모든 금융기관이 아니라 일부 은행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러시아 제재에 따른 서방 국가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선별 퇴출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WSJ이 전했다. 러시아와 경제 교류가 상대적으로 많은 러시아와 이탈리아는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인 SWIFT 배제에 반대해왔다.
SWIFT는 전 세계 은행을 연결하는 금융 메시지 전달 시스템이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이 시스템에 200개 이상의 국가와 1만 1,000개 금융기관이 가입돼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국인 이란과 북한은 SWIFT에서 배제돼 있다.
러시아를 SWIFT 시스템에서 차단하면 러시아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금융 거래를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또 SWIFT를 무기화하면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추진하는 SWIFT 대안 체제에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중러 양국이 결속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반대론자의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EU가 이번에 마련한 타협안은 러시아의 은행 중에서 유럽 국가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등에 관여하고 있는 러시아계 은행은 여전히 SWIFT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지원하는 벨라루스도 SWIFT에서 퇴출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강제 병합으로 미국 등 서방 국가의 경제제재를 받기 시작한 이후 스위프트 제재에 대비해 자체 금융결제망인 러시아금융통신시스템(SPFS)을 개발했다. 러시아는 이를 중국국제결제시스템(CIPS)과 연계시켰다. 러시아는 국제 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인 ‘미르(Mir)’도 만들었다. 그러나 SPFS에 대부분 러시아 은행만 가입했고, 미르 카드의 사용 국가도 러시아 영향권 내에 있는 일부 동유럽 국가에 불과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